봄이라서 그런가, 대입 시절이 떠오르네요
수능이 끝나면 근처 고등학교끼리 삼삼오오 모여서 대학 투어를 떠납니다
많게는 4~5 곳의 고3들이 대학 대강당에 쪼르르 앉아 입시 설명회를 들었더랬죠
그렇게 천 명 가까운 학생들이 모였던 날, 대학 측 사회자가 분위기를 푼답시고 각 고등학교 대표 1명씩 나와 노래를 부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 그걸 누가 좋아라 나가겠습니까? 그런 끼가 있는 학생이었다면 애초에 그 자리에 있질 않았겠지요
그쯤에서 포기하면 될 것을, 사회자도 오기가 생겼는지 방법을 바꾸어 학교별 추천을 받았습니다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에서는 ... 그래요 소위 말하는 셔틀을 크게 연호하더군요
억지로, 강제로 쭈뼛쭈뼛 차출되어 나간 결과는 당연히 처참하였습니다
그 많은 학생들 앞에 서서, 잘 부르지도 못하는 노래를 부르고, 부끄러워까지 하니 조롱거리 웃음거리가 다 되었지요
이게 곧 성인될 거라는 인간들의 수준인가 싶어서 현타가 참 많이 왔습니다
물론 저 자신도 부끄러웠습니다
그 꼴을 실시간으로 바라보면서도, 나만 아니면 괜찮아 라고 생각하던, 그 이기주의적 모습이 말입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변명을 해보자면, 아직까지는 미성년자니까 그래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할 수는 있습니다
정말 슬펐던 건, 나름대로 학생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고자 다짐하고 맹세하여 교직에 몸을 던진 선생이란 새끼들마저 방관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사정을 몰랐을 리가 없을 터인데, 하나의 유흥거리로 보고 함께 소비하고 즐기고 있었다는 게 너무나도 충격적이었습니다
아아... 어떻게 보면 제가 너무 도덕 속에 매몰되어 있었던 거겠죠
'어른이란, 선생님이란 이러이러한 모습을 지녀야 한다~' 라는 굳건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그들도 결국은 자본주의 시대 아래 돈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일 뿐이고, 그 수단으로 교직을 선택했을 뿐인데 너무 과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 제가 문제였습니다
나이를 먹고, 저 역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에 이르러서는 오히려 그 선생들이 더 이해가 가게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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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는 지금쯤 무엇을 하고 살까요?
부디 저보다는 나은 인생이길 바라봅니다...
러트
james2
주성치개새
하리하리
멀던
랙왕
Skywalker21
afiguwl
코카콜라
술의눈


선생이니까 적어도 학생들에 관해선 과한 기대를 하는 게 맞습니다.
웃고 방관한 선생놈들이 잘못한 거에요.
제가 저 상황이었으면 진지하게 졸업때까지 학교 안나갔을 것 같네요
이게 그래도 선생이 내향적이면 자기도 그런거 안좋아해서 그런지 어느정도 커버해주는데
그게 아니면 생각이 없는건지 지들만 재밌으면 된다 생각하는건지 부추기거나 방관하거나 하죠
제일 골때리는게 하기 싫은 사람 억지로 시켜놓고 못하면 못한다고 뭐라하는거
예전에 그런식으로 바람잡아서 나 나오게 해놓고 마지못해 했더니 분위기 버리게 그럴거면 하지 말라고 말한 놈 진짜 열받아서 개팬적 있었네요
원래 싸움 못하는데 사람이 머리에 열이 오르고 눈이 돌아가니까 맞아도 아픈지도 모르겠고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