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도가 철퇴?] “배우자 대신 왔어요” 계좌 3개 열어준 농협은행…과태료 2600만원 철퇴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고객확인의무를 위반한 농협은행에 과태료 2590만원을 부과했다. 고객 본인이 영업점을 찾지 않은 상황에서 배우자의 대리권한을 확인하지 않고 투자계좌를 개설한 데 따른 조치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FIU는 지난 2일 농협은행에 과태료 2590만원을 부과했다.
농협은행은 2021년 9월 27일과 11월 18일, 11월 25일 세 차례에 걸쳐 한 고객 명의의 상장지수펀드(ETF) 특정금전신탁 계좌 3건을 신규 개설했다. 당시 명의인은 영업점을 직접 방문하지 않았다. 대신 배우자가 대리인으로 계좌 개설을 요청했다.
문제는 대리권한 확인 절차였다. 농협은행은 위임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서류 등을 통해 배우자가 실제 계좌 개설 권한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금융정보법은 고객을 대신해 금융거래를 하는 대리인에 대해 금융회사가 대리권한을 확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배우자나 가족이라고 해도 해당 절차를 생략할 수 없다.
다만 공개된 제재 내용에는 배우자가 명의인의 동의 없이 계좌를 개설했다거나 고객에게 금전적 피해가 발생했다는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이번 제재는 실제 대리권한이 있었는지 여부보다 농협은행이 이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FIU는 특정금융정보법 제5조의2와 관련 시행령, 자금세탁방지 및 공중협박자금조달 금지에 관한 업무규정 등을 적용해 제재를 결정했다.
금융정보분석원 제재 공개안 캡처. 금융정보분석원 제공농협은행의 고객확인과 내부통제 문제가 금융당국의 지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금융감독원은 2022년 농협은행이 일부 영업점에서 사모펀드 계좌를 개설하면서 명의인의 실명확인증표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실명확인의무와 고객확인의무를 위반한 사실을 적발해 제재했다.
해외 영업점의 자금세탁방지 체계도 과거 검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다. 자금세탁방지 시스템과 내부감사 관리·감독이 미흡하고, 본점 차원의 개선 조치도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최근에는 성격이 다른 금융사고도 잇따랐다. 지난해 부동산 감정가격을 부풀려 적정 한도를 넘는 대출을 실행한 53억원과 11억원 규모의 업무상 배임 사고가 적발됐다. 지인 명의를 이용해 117억원 규모의 대출을 일으킨 횡령 사고도 발생했다.
NH농협은행 전경. 연합뉴스올해 5월에는 직원의 사적 금전거래와 관련한 내부 규정 위반 사고도 알려졌다. 고객확인부터 여신 심사와 임직원 관리까지 내부통제 관련 문제가 이어지면서 관리 체계의 실효성을 둘러싼 우려도 커지고 있다.
농협 조직 차원의 잡음도 이어졌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올해 1월 임직원의 성비위와 업무상 배임 등에 대한 부적절한 대응이 드러난 뒤 대국민 사과에 나선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객확인은 금융회사의 가장 기본적인 내부통제 절차 중 하나”라며 “비슷한 문제가 반복된다면 단순한 현장 실수로 보기 어렵다. 은행 차원의 관리·감독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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