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 열렸던 최경태 없는 최경태전
작가 없는 ‘최경태전’이 인사동 ‘나무아트’에서 열리고 있다.
술독에 빠진 작가를 위해 주변 분들이 마련한 전시다.
전시가 열리는 지난 2일 정영신씨와 함께 전시장에 들렸다.
김진하관장과 박 건화백을 만났는데,
술에 중독되어 집 밖으로 나오지 않은지가 꽤 오래되었단다.
오로지 막걸리로 연명한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최경태씨를 마지막 본 것은 문영태 화백 유작 촬영하러 간 강화에서다.
그 때 술집에서 본 후 만나지 못했으니, 4년은 족히 된 것 같다.
그 이후로 붓 대신 술과 놀았으니, 그림이나 그릴 수 있었겠나?
최경태의 여고생 시리즈는 아이들이 처한 성문화를 현실 비판적 시각에서 그린 그림이다.
성기노출이 사람에 따라 불편할지 모르지만, 음란물로 매도해서는 곤란하다.
(과거 최경태의 전시회 '여고생전'은 음란물로 찍혀서 모두 압수된 후 국회에서 불태워진 적 있다.)
아직까지 작품을 예술이냐? 음란물이냐?로 따지는 세태가 더 슬픈 것이다.
까발리는 최경태의 작품에서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맛본다.
여고생들이 담배를 꼬나 문 반항적인 포즈도 그렇지만,
스스럼없이 까발리고 앉은 자세가 기존의 도덕적 잣대를 분질러버린 것이다.
작가는 자신의 그림을 발가벗겨 세상에 내 놓아 비난과 멸시를 받았지만,
성에 관한 집단적 위선과 기만을 들추어냈다.
고발에 따른 법정투쟁, 작품소각과 벌금, 반항과 부활에 이르기까지 고행의 연속이었다.
송용민 작가가 강화에서 작품을 실어오고
김진하 관장이 1시간도 안되어 뚝딱 작품을 배치하고 조명을 비추자 준비는 끝났다
모두 19점을 걸었다
유화는 2000년 전후 남아 있는 작품들이다
목판화 3점은 1990년 초 30년 전 작품으로 유리액자 속으로 곰팡이가 슬었다
고분고분한 작품들이 피난 나온 느낌
전날 송작가가 최경태 작업실에 갔다
보일러 설정 온도를 보니 어이상실 8도
혈액순환이 안 되어 다리가 퉁퉁부었단다
급히 연탄난로를 정비하고 불을 지폈다
그제서야 몸이 녹기 시작하더란다
돌아버릴 일은 또 있다
집 안 화장실이 지척인 데 물내리기 아까워
소파 근처 깡통에다 오줌을 잘잘잘 싸더란다
그리고 창문을 열고 붓더란다.
창 밖에는 버린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있고..
예전에 기초생활수급신청으로 하려고
작가가 스스로 마을 민원실로 찾아가 접수를 시키려 했단다
어르신 한 가지가 걸려서 안돼요..
경차는 되는 데 300만원도 안 되는 코란도 중고차량 탓에 딱지를 맞았단다
여러 가지로 딱하다..
최경태
경태가 사라지고 있다
모두 떠나간다
배도 끊긴 섬이 되었다
청소도 안하고 먼지도 쌓였다
쌓이고 쌓이고 무덤처럼 찌들었다
씻지도 벗지도 빨지도 않는다 안한다 할수없다
술을 마셔야 잠들고 자야 술을 마실 수 있다
꿈 아니면 술이다
3년 반도 넘었다
아니 그 보다 훨씬 더 되었다
자존감은 살아있다
부끄러워 홀로 마신다
잔소리가 싫고 짜증나고 신경질이다
폰 전원도 꺼버렸다
죽어 백골이 되고 있는 지 알 길이 없다
경찰이 문을 두드리면 부시시 문을 연다
다행인지 겁은 살아있다
소주는 안먹고 강화도생막걸리만 마신다
죽을 용기도 없고 죽는게 무섭고 두렵다
밖에 안나간다
사람 안만난다
모두 틀렸고 술만 옳다
보지를 그리기 때문일까
정치보지 경제보지 원조보지 예술문화보지
보지를 그리면 행복하다 기쁘다 가엾다 밉다
보지가 화엄이다
돈도 명예도 권력도 전쟁과 평화도 그 속에 있다
구멍 속으로 기어 들어가고 싶다
따스한 양수에 잠기고 싶다
보지를 그리고 싶은 데 보지로는 안된다
보지가 팔리다가 더 이상 안 팔린다
자지도 그려 보니 조금 팔렸다
일어서지 못하는 자지다
더는 못그렸다
이제 안그린다
못 그린다
다른 그림은 그려지지 않는다
술만 마시고 잠들고 사라져간다
사라지는 경태가 최경태다
최경태는 최경태를 그린다
최경태의 '최경태'전
2020. 12. 2 - 12. 8 / 나무아트
기획, 후원 : 송용민, 나무아트
이 전시회를 끝으로 이듬해 2021년, 술만 퍼 마시던 최경태는
간경화로 세상을 등졌다.
Ay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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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란물에 가까워 보이기는 함...
뭐랄까?
고전 예술도 나신상도 있고 하지만...
이건 너무 직접적이고...
주위에 있을법한 주제라....
아무래도 어렵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