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는 '안중근' 어디 숨겼나...116년의 미스터리, 단서는
더스쿠프 투데이 이슈
일제가 철저히 숨긴 안 의사 묘소
유해 발굴 조사도 성과 없어
당시 日기자 르포서 결정적 단서 발견
민관 협력단 출범 후 첫 대규모 토론회
이 대통령 관심 속 성과 낼지 주목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1909년 10월 16일)한 지 5개월 뒤인 1910년 3월 26일, 안 의사는 순국했다. 형제들에게는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두었다가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返葬)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 116년 간 미이행된 유언 = 그러나 영웅의 유언은 116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이행되지 못하고 있다. 유해가 묻힌 위치가 철저히 비밀에 부쳐졌기 때문이다. 일제는 안 의사를 사형한 후 봉분 없이 평장을 하고 나무 묘표마저도 세우지 않았다. 혹여 묘소가 '반일의 성지'가 될 것을 우려한 조치였다. '죽은 안중근'마저 일제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지난 2005년 남북이 공동으로 유해발굴에 합의한 이후, 2008년 한중 합동으로 뤼순(여순)감옥 서쪽 원보산 지역에서 합동 발굴이 이뤄졌다. 이어 중국 단독으로도 같은 해에 인근 소포대산 지역 등에서 발굴 조사가 진행됐지만 성과를 얻지 못했다.
안중근 의사 추모식에서 참석한 내빈들이 영정에 헌화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이 대통령이 되살린 불씨 = 다행히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APEC 정상회의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에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고, 지난 1월 중국 국빈 방문 때도 이를 재차 요청하면서 재조사의 기반이 마련됐다. 지난달 18일에는 국가보훈부를 중심으로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 민관 협력단'이 발족하면서 본격적인 발굴 준비 작업도 시작됐다.
여기에 사료 전문가 이규수 강덕상사료연구원 원장이 최근 1910년 9월 10일 자 '오사카 마이니치신문' 기사에서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냈다. 당시 안 의사의 재판을 지켜봤던 고마츠 모토고(小松元吾) 기자가 순국 6개월 뒤 뤼순감옥 현장을 답사하며 생생한 르포르타주를 남긴 것이다.
이 원장이 공개한 기사에 따르면 일제는 안 의사를 일반 죄수 매장 깊이(약 1.2m)보다 훨씬 깊은 지하 약 2.1미터(7척) 아래에 묻었다. 묘표도 비석도 없었다. 혹시 모를 발굴 시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기자는 '잡초 아래 (안 의사를 안치한) 침관 크기라고 인정할 만한 형태를 희미하게나마 지상에 드러내고 있다'고 썼다. 그리고는 지워진 안 의사의 이름 대신, 그 주변에 함께 묻힌 이들의 이름을 기록해 두었다.
■ 기적같은 '인간 좌표'의 기록 = 안 의사의 무덤 바로 옆과 앞 열에는 다롄에서 환전상을 살해한 일본인 강도범 모토야마 겐이치(本山謙市)와 야마무라 세이이치(山村精一), 그리고 중국인 사형수들의 무덤이 인접해 있었다. 안 의사의 기록은 의도적으로 지워졌을지 몰라도, 일반 형사범인 이들의 재판 기록과 매장 보고서는 일본이 자료로 보존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들의 묘지 위치를 확인한다면 안 의사의 유해 위치를 수 미터 내로 좁히는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도 있다.
또한 고마츠 기자는 당시 교도소장이 붙여준 안내자와 함께 안 의사 묘소를 찾아가면서 '감옥으로부터 약 10정(약 1km) 떨어진 묘지', '정면에는 기병영(騎兵營) 터가 거의 흙담이 완전한 형태로 있고, 고개를 숙이면 오른편으로 마잉푸(馬營浦)라 불리는 작은 부락 거리의 한쪽 끝'이라며 생생한 좌표를 그려두었다.
서울 용산구 효창원 내 안중근 의사 빈 무덤에 안중근 의사 손도장 대형 걸개그림이 설치돼 있다. [사진 | 뉴시스]■ 모두를 설득해야 하는 작업 = 하지만 묻혀진 기록들, 특히 안 의사 묘소 주변에 매장된 사형수들의 공식 기록을 확보하려면 일본 정부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또 매장지 일대를 지표조사하려면 중국 정부의 양해도 필요하다.
여기에 무엇보다 북한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안 의사의 고향은 황해도여서, 유해가 발굴되어도 어디에 모실지를 놓고 합의가 쉽지 않다. 효창공원에 세운 안 의사의 가묘(假墓)는 주인을 수 십 년째 기다리고 있지만, 북한이 동의할지는 미지수다.
그야말로 모두를 설득해야 하는 작업이다. 유해 발굴의 물꼬를 다시 튼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 관계기관들이 외교력과 협상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지난달 18일 민관 협력단을 발족한 국가보훈부는 27일에는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을 위한 국회·범정부 추진과제 마련 국회토론회'를 열고 국회와 범정부 협력체계를 본격 가동한다. 국가보훈부와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봉환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 외교부, 통일부가 공동 주최하는 토론회다.
권오을(오른쪽) 국가보훈부 장관이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 민관협력단 발족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뉴시스]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을 비롯해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봉환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 공동대표인 김성원 국회의원과 정태호 국회의원, 운영위원인 박덕흠·송기헌·허영·김용만 국회의원, '안중근의사숭모회' 회원 등 60여 명이 참석하는 이 자리는, 민관 협력단 발족 직후 열리는 첫 대규모 토론회다.
권 장관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유해발굴 추진을 위한 실질적 동력을 확보하고, 앞으로 국회‧정부 간 긴밀한 소통과 협력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116년 전 뤼순의 차가운 흙 속에 묻힌 영웅의 유언을 받들어, 그가 그토록 바라던 대한독립의 완성을 보고할 그 날은 올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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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민특위를 재설립하여
반민족 행위자들과 그 후손들을 모두 처벌하고 추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