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의 첫 월급과 패밀리 레스토랑
어릴 때 우리 집은 진짜 가난했다.
남들 초등학교 때 한 번씩은 다 가본다는 패밀리 레스토랑을 우리 삼 남매는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중고등학교 때 애들이 아웃백이나 빕스 얘기할 때마다 나랑 막내는 무슨 말인지 몰라 그냥 조용히 입을 닫곤 했다.
그러다 연년생인 큰누나가 대학 졸업하고 드디어 번듯한 직장에 취업을 했다.
그리고 대망의 첫 월급날, 누나가 퇴근길에 우리를 부르더니 대뜸 옷을 제일 깔끔한 걸로 갈아입으라고 했다.
그러고는 나와 막내 손을 잡고 동네에서 가장 큰 아웃백으로 데려갔다.
문 앞에서 직원이 "몇 분이세요?" 하고 물어보는데, 나와 막내는 지레 겁먹고 누나 뒤로 숨었다.
누나는 당당하게 "세 명이요" 하더니 자리를 안내받았다.
메뉴판을 보는데 가격이 진짜 상상을 초월하게 비싸서 나랑 막내는 안절부절못하며 제일 싼 볶음밥 같은 거나 고르려고 했다.
근데 누나가 메뉴판을 슥 보더니 종업원을 불러서 스테이크랑 투움바 파스타, 오지 치즈 후라이에 에이드까지 아주 거하게 주문을 하더라.
솔직히 누나 첫 월급 많지도 않았을 텐데 이렇게 돈을 써도 되나 싶어서 눈치가 보였다.
음식이 나오고 나랑 막내는 허겁지겁 정신없이 먹었다.
진짜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맛이라 감탄하면서 먹고 있는데, 누나는 정작 음식을 별로 먹지도 않고
우리 먹는 모습만 가만히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다 내가 누나 눈치를 보며 "누나, 너무 무리한 거 아냐? 돈 많이 나왔을 텐데..." 하고 웅얼거렸다.
그때 누나가 포크를 내려놓고 담담하게, 하지만 아주 다정하게 말했다.
"많이 먹어. 그리고 너희들 잘 들어. 나중에 너희가 사회 나가서 친구들이나 다른 사람들,
혹은 좋아하는 사람이랑 이런 곳에 오게 되더라도 절대 기죽거나 주문할 때 당황하지 마.
"누나가 이어서 말하길, 자기는 대학교 때 동기들이랑 처음 패밀리 레스토랑에 왔을 때 주문하는 법도 모르고
빵(부시맨 브레드)이 리필되는 줄도 몰라서 엄청 허둥댔다고 했다.
그때 친구들 사이에서 느꼈던 묘한 소외감과 '아, 난 참 가난하게 자랐구나' 싶었던 서글픔이 오랫동안 마음에 상처로 남았단다.
그래서 자기 동생들은 나중에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을 때,
이런 사소한 문화 차이 때문에 기죽거나 쪽팔린 감정을 절대 느끼지 않게 해주고 싶었다고 했다.
미리 예방접종 맞춰주려고 첫 월급 다 털어서 데려온 거라고 웃으며 말하는데...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목이 콱 막히면서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
누나가 자기가 받은 상처를 발판 삼아 우리를 지켜주려는 게 온몸으로 느껴져서
고마우면서도 가슴이 너무 미어터지게 아팠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밤하늘 보면서 속으로 다짐했다.
나도 얼른 성공해서 우리 누나 맛있는 거 매일 사주고, 절대 기 안 죽게 만들어 주겠다고.
요즘은 패밀리 레스토랑이 많이 줄어든거 같아용
아웃백은 그나마 남아있는데
가격 대비 별로라고 생각해용
하지만 누가 사주면 가서 얻어먹고 싶은데 사주는 사람이 없네용 ㅠ
내돈 내고 가기는 너무 아까워용
독버섯
james2
daiki
주성치개새
멀던
랙왕
Skywalker21
afiguwl
코카콜라
술의눈


이건 다시 사회적 결핍이 되어 계층간 보이지 않는 장벽이 돼용.
사람은 보통 결핍의 상황에 처하면,
거기 좌절해 안주하거나
장벽 너머를 보고 극복하려 노력하거나
두 가지 선택을 하게 돼용
저 누나는 동생들이 결핍의 상황에서 그 너머를 보라고
사소하지만 정말 중요한 사회적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했던거라 생각해용.
짱구과자님의 큰누나도 같은 마음이었을거에용.
가족이라는 연대가 결핍을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 사랑으로 작용을 한거에용.
쿠우쿠우 나 에슐리 같은 뷔페가 인기 있는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