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정에서 대위 향해 “지휘관이 엉망” 말한 상사… 대법 “상관모욕 아냐”
대법원 종전 판례 27년 만에 변경
해군 함정 내에서 상사가 대위인 상관이 자신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자 “지휘관이 엉망이다”라고 말하며 헤드셋을 벗어던진 것은 군형법상 상관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에 따라 1999년 성립된 대법원 판례가 27년 만에 변경됐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22일 군형법상 상관모욕죄로 기소된 해군 상사 A씨 사건 상고심에서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원심을 무죄 취지로 파기했다.
대법원은 사건을 원심 법원(고등군사법원)과 동등한 관할 법원인 서울고등법원으로 이송했다. 개정 군사법원법이 2022년 7월 시행되면서 고등군사법원이 폐지됐기 때문이다.
해군 상사 A씨는 함정에서 전탐장으로 근무했다. 전탐장은 전파탐지(레이더) 및 전투체계 장비를 총괄하는 부서의 선임 부사관이다.
A씨가 탑승한 함정은 2019년 10월 18일 기지로 입항하고 있었다. A씨는 함정 조타실에서 입항에 관해 상관인 대위 B씨에게 여러 차례 의견(기관 권고)을 제시했는데, 상관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A씨는 화가 나 하사 등 3명이 듣고 있는 가운데 “여기 지휘관 엉망이다. 권고도 듣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 쓰고 있던 헤드셋을 벗어 책상에 집어던졌다.
A씨는 이 일로 군형법상 상관모욕죄로 기소됐다. 군형법 제64조 2항은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 또는 그 밖의 공연(公然)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고, 2심은 A씨와 군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A씨는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쟁점은 A씨의 행동이 ‘그 밖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것에 해당하는지였다. 대법원은 1999년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상관을 모욕한 정도”이면 ‘그 밖의 공연한 방법’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 사건에 대해 대법원은 “당시 현장에 있던 군인 3명은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다가 우연히 A씨의 발언을 듣거나 행동을 목격했을 뿐”이라면서 “A씨의 상관에 대한 모욕은 군인 3명 앞에 나서서 일방적, 공개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의 언행은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이라고 볼 수 없어 상관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군형법상 상관모욕죄는 형법상 모욕죄와 다르다고 판단했다. 형법은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형법상 모욕죄의 ‘공연히’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했다. 반면 군형법상 상관모욕죄의 ‘공연한 방법’은 모욕의 수단이나 방식이 그 자체로 공연성을 갖춰야 한다는 뜻이라고 판단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은 종전 판례에 대해 “’공연한 방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한 것으로,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확장해석금지 원칙에 어긋난다”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문언을 엄격하게 해석해 처벌 범위를 합리적으로 제한하는 취지의 판결”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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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상 대위가 폐급이되는상황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