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과 현생을 잇는 아스라한 연결 고리
장국영의 목소리로 시작되는 《천녀유혼》의 OST는
단순한 영화 주제가를 넘어 인생의 덧없음과 해탈의 경지를
아름다운 선율로 들려주는 하나의 철학적 고백과도 같습니다.
가사 한 구절 한 구절이 전하는 깨달음은 허탈함조차 느껴지지 않을 만큼 숭고하며,
그 아련한 멜로디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덧 낭만이 가득했던 그 시절 홍콩의 푸른 새벽녘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지금의 시각으로 본다면 작품의 기술적 퀄리티는 당연히 떨어져 보일 수 있겠지만,
당시의 독보적인 연출력과 표현 기법, 그리고 화면을 가득 채웠던 특유의 정서는
오늘날의 세련된 작품들이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신비로운 영역에 맞닿아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추억보정이라 치부하기엔 80년대 홍콩 영화가 품고 있던 그 정서는 너무나 깊고 묵직합니다.
서구적인 판타지와는 결이 다른, 오직 동양인만이 본능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서정적 깊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진하게 가슴 속으로 스며듭니다.
어쩌면 우리가 느꼈던 그 시절의 문화는 조금 유치해 보일지언정,
그 투박함 속에 진심 어린 낭만이 살아 숨 쉬고 있었기에
이토록 오래도록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마치 전생과 현생이
가느다란 실타래로 촘촘히 엮여 있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나도 모르는 인생의 어느 지점에서 시작된 그 실끝이
저 멀리 보이지 않는 인연의 끝단과 연결되어 있는 것만 같은 아련한 느낌은
비단 한 사람만의 감상은 아닐 것입니다.
이제는 돌아갈 수 없기에 더욱 가엾고 아름다운 그 시절의 낭만은
장국영의 목소리를 빌려 오늘도 우리에게 잊고 지냈던 삶의 아스라한 연결 고리를 다시금 확인시켜 줍니다.
Comments
안첸그루
04.16 18:29
후랄라
04.16 22:01
aufrhd
04.17 12:37
darkman
04.17 19:09
울트라샷
04.19 06:01
둘리
05.16 02:20
아카시아
05.17 02:18
얼한
05.17 02:31
다물
05.18 16:03
동암
05.19 22:31
enffl
05.20 18:21
기아김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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