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 <월드워 Z>: 좀비 재난의 탈을 쓴 'UN 판타지'
영화를 다 보고 나니 묘한 이질감이 들었다.
보통 이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끝은 '미국의 승리'나 '고립된 영웅의 사투'로 점철되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리소스가 단 한 곳, UN(국제연합)을 향해 흐른다.
마치 UN이 제작비의 100%를 댄 '고퀄리티 홍보 영상'을 본 듯한 이 기분은 결코 나만의 착각이 아니었다.
1. 국경을 초월한 지휘권: "미국 대통령은 어디에?"
보통의 재난 영화라면 백악관 지하 벙커에서 고뇌하는 미국 대통령이 나오겠지만,
<월드워 Z>의 컨트롤 타워는 바다 위 UN 사령부 함선이다.
주인공 제리 레인(브래드 피트)은 전직 UN 조사관이며,
그에게 명령을 내리고 전 세계를 누비게 만드는 주체도 UN 사무차장이다.
전 지구적 재난 앞에 국가 간 경계가 무너진 자리를 UN이라는 시스템이 완벽하게 대체하고 있다.
2. 영웅주의가 아닌 '네트워크'의 승리
이 영화 속 주인공은 총을 든 전사가 아니라 '정보를 수집하는 조사관'이다.
한국의 평택 미군 기지, 이스라엘의 장벽, 그리고 마지막 WHO 연구소까지.
제리 레인의 발자취는 각국의 정보를 연결해 하나의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혼자서는 살 수 없고, 오직 국제적 공조만이 인류를 구원한다"는 메시지는 UN이 추구하는 이상향 그 자체다.
3. '팍스 아메리카나'의 빈자리를 채운 국제기구
흥미로운 점은 미군의 역할이 철저히 '조력자'에 머문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미국 영웅주의 대신, 전 세계가 협력해야 생존할 수 있다는 '범지구적 연대'를 강조한다.
이 지점이 바로 이 영화를 단순한 좀비물을 넘어 'UN 홍보 영화'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결정적 이유다.
전 세계가 좀비 떼에 점령당하는 아비규환 속에서도 UN의 깃발만큼은 끝까지 펄럭이는 느낌이랄까.
마무리하며
비록 원작 소설의 방대한 서사를 다 담지는 못했어도,
영화 <월드워 Z>는 재난 상황에서 '국제 기구의 역할'에 대한 기분 좋은 판타지를 심어준다.
현실의 UN도 영화 속처럼 기동력 있고 카리스마 있게 인류를 진두지휘했다면 어땠을까?
좀비보다 더 무서운 건 분열이며, 인류의 유일한 백신은 결국 '함께하는 힘'이라는 것을,
이 거대한 UN 홍보물(?)은 아주 박진감 넘치게 설파하고 있다.
tomm
호이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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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앙마
treamap
tomm
이강에는달이흐른다1234567890
고봉선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