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후기] 중경삼림 California Dreamin
노랫말은 대놓고 미국인데 너무도 당연하게 홍콩이 떠오르는 노래
어디서든 이 노래를 들으면 가본 적 없는 90년대 홍콩에 가 있는 거 같은 느낌
지금 같은 날씨에 밤 산책하면서 들으면 최고!
양조위로 영업 당해서 왕페이한테 반하고 나온다는 영화
금성무랑 왕페이랑 부딪히면서 뜬금없이 2부가 시작되는 거
처음엔 어리둥절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진짜 세련됨
금성무를 아무렇지도 않게 퇴장시키고 양조위가 모자 벗을 때 이 영화는 인생 영화가 됨
명배우와 명곡이 만나 날줄과 씨줄처럼 얽힌~성인들을 위한 명작 동화의 탄생
양조위 경찰모자 벗는 모습은 진짜 너무 멋있는 듯 그냥 그 시절의 갬성인듯
양조위 이름처럼 진한 양주 같은 남자,
존멋..눈빛이 블랙홀같이 사람 빨아들이는 눈빛 눈매, 눈동자, 옆모습도 카리스마 오짐
침대 정리하다 나온 긴 머리카락에 좌절하는 키 큰 말라깽이 왕페이의 사랑스러움
이제 지금쯤 할머니가 되어 있겠쥬ㅠㅠ
왕가위 영화. 처음 볼 땐 '엄청 지루한데 대체 이게 왜 명작이야?' 의아했는데
지루한 나레이션을 계속 읊조리게 해놓죠
그래서 관객들이 저 주인공이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지
영화 진짜 지루하네 그런 느낌을 받게 만드는데
여러 번 보다 보면 그 대사 읊조림이 다 연결 연결되어서
결국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이 저거구나! 느끼게 됨
몇 년이 지나도 계속 생각남
중경삼림은 금요일 밤에 방구석에서 혼자 즐기고 주말 동안 여운을 느껴야 함
왕가위 감독의 붉은색과 청색감 영상미가 노래와 어울려 쏟아내는
동서양 감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가위'는 명함도 못내 밈~ 쿨럭
환상인데 몽롱하지 않고 자유롭고 선명하게 느껴지고
무엇보다 너무 다듬어지지 않은 게 좋음
명작은 진짜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촌스러워지지 않음
이 영화 보고 홍콩행 비행기 티켓 끊는 사람들이 정말 수도 없이 많았을 것임
혼란스러운 세기말 감성의 홍콩이 중국에 이양을 앞두고, 앞날을 알 수 없는 불확실하고
미묘한 감정들을 유통기한이 없이 달콤하게 그린 영화
영국과 중국, 서양과 동양이 오묘하게 공존하는 묘한 매력을
중국풍의 배경에 팝송을 잔뜩 곁들여 표현
이젠 이 아름다운 도시를 가볼 수조차 없을 것 같아 슬픈
동양과 서양, 과거와 미래, 음과 양이 모두 존재했던 90년대의 홍콩.
타임머신이 있다면 다시 돌아가 살아보고 싶은 곳.
어떻게 미국에서 만들어진 캘리포니아 드림이란 노래가
이렇게 지구 반대편의 나라에 찰떡인 것인가?
그 어디서도 흉내 낼 수 없는 동서양 짬뽕 된 느낌
전 세계에서 가장 힙했던 홍콩만의 분위기 너무나도 그립다
이젠 저 미묘한 감성은 사라졌겠죠, 홍콩!
두 번 다시 이 시절이 돌아오지 않겠지!
마치 물속에 잠겨버린 고대도시 아틀란티스같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껍데기만 유적처럼 남았네요.
홍콩 특유의 사이버펑크스러운, 홍콩만이 가지는 느낌이 있었는데
파란 저 화면 언제나 나를 그 시절의 홍콩으로 데려다준다
낮은 채도에 붉고 풀잎 같은 느낌의 느와르한 분위기 너무 좋음
이 영화는 도대체 뭘까?
왜 몇십 년이 흘러도 또 보게 되고 생각나는 걸까?
음악도 양조위도 홍콩도
저 시절 홍콩을 담은 영화를 보면
가본 적 없는 곳에 대한 엄청난 그리움이 파도처럼 밀려옴
홍콩 땅에 발도 붙인 적 없는데 그립고 아련함
저곳에 끝내지 못한 내 사랑이 남아 있는 거 같아
들을 때마다 가슴설레게 하는 노래
숨을 들이켜면 습하면서도 따뜻한,
서늘하면서도 건조한 그 두 가지의 공기를 동시에 마시는 느낌이랄까
이제는 영원히 볼 수 없는 세기말 홍콩 감성
때때로 한 번씩 중경삼림을 꺼내보는 이유는,
저 때의 양조위, 금성무가 그리워서인가?
저 때의 내가 그리워서인가?
지나간 추억이 어제 일 같네
다시 오지 않을 나의 푸른 시절
90년대 그 특유의 가슴 시린 문화가 그립다
누구나 사랑이란 걸 하기 쉬웠던 시절
양조위처럼 뽀마드 머리 넘기고
와이프한테 샌드위치 얼마예요? 따라 하니까
와이프가~ 뭐해? 두부 사와! 라고 해서 마트 댕겨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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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ceKil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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