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창작무협소설-백두의날개 중원을 지키다 제6장 -7장
제6장 ― 백두설파
청운이 나타나자 천극전의 모든 시선이 일제히 지붕 위로 향했다.
내상을 입은 장천을 비롯한 네 장문인뿐만 아니라 복면인과 제갈수천도 청운을 경계하며 바라보았다.
한철 장문인이 검을 겨눈 채 외쳤다.
“네놈은 누구냐?”
도현이 뒤이어 소리쳤다.
“감히 천극전에 몰래 들어오고도 살아서 나갈 수 있을 것 같으냐!”
청운은 무너진 지붕 위에 태연하게 서 있었다.
“살아서 나갈 수 있느냐고?”
그가 주변을 둘러보며 능청스럽게 웃었다.
“나는 들어오는 것보다 나가는 일에 더 자신이 있소.”
말이 끝나기도 전에 청운의 신형이 흔들렸다.
한철이 검기를 날렸지만 그 자리에 남아 있던 것은 청운의 잔상뿐이었다. 청운은 어느새 천극전 반대편 처마 위에 올라서 있었다.
“잡아라!”
현도문의 제자들이 사방에서 몰려들었다.
그러나 청운은 지붕과 난간을 밟으며 바람처럼 움직였다. 여러 자루의 검이 그의 옷깃을 노렸지만 단 한 번도 제대로 닿지 못했다.
그 혼란을 틈타 제갈수천과 복면인도 움직였다.
복면인이 구양공의 장력을 바닥으로 내리쳤다.
콰앙!
바닥이 터지며 돌조각과 먼지가 사방으로 솟구쳤다. 시야가 가려진 사이 제갈수천과 복면인은 천극전 뒤편의 어둠 속으로 몸을 날렸다.
“제갈수천을 놓치지 마라!”
장천이 외쳤지만 네 장문인은 이미 암기에 당해 내상을 입은 상태였다. 그들을 쫓을 만한 사람은 남아 있지 않았다.
그 시각 문지해는 현도문 내부에서 벌어진 정확한 상황을 알지 못했다.
폭발음을 듣고 청운을 찾아 담장을 넘었지만, 곳곳에 불길과 연기가 가득했다. 문도들은 침입자를 찾기 위해 정신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문지해가 천극전으로 향하려던 순간, 현도문의 일대제자들이 앞을 가로막았다.
“멈춰라!”
가장 앞에 선 일대제자가 문지해의 낯선 복장과 설백검을 살펴보았다.
“어느 문파의 제자냐?”
문지해는 곧바로 답하지 못했다.
백두무문의 이름을 밝힌다면 현도문의 공격을 피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괴한들이 동쪽 무인으로 위장했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지금 자신의 정체를 밝히면 백두무문까지 의심받을 수 있었다.
“저는 이곳에서 싸우려고 온 것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당장 검을 내려놓아라.”
“그럴 수는 없습니다.”
현도문의 일대제자가 차갑게 말했다.
“천극전이 습격당한 밤에 정체불명의 외지 무인이 검을 들고 나타났다. 네 말을 믿을 것 같으냐?”
그가 검을 뽑자 주변의 제자들도 일제히 문지해를 포위했다.
“순순히 검을 버리지 않으면 베겠다.”
문지해는 설백검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검을 버리느니 차라리 싸우겠습니다.”
“건방진 놈!”
현도문의 일대제자가 먼저 달려들었다.
그의 검은 빠르고 정확했다. 검 끝이 순식간에 세 갈래로 나뉘어 문지해의 어깨와 가슴, 허리를 동시에 노렸다.
문지해는 몸을 뒤로 젖혀 검을 피한 뒤 설백검을 비스듬히 세웠다.
“백두신검 제3장.”
차가운 검기가 설백검의 날을 따라 피어올랐다.
“백두설파(白頭雪破)!”
문지해의 검이 폭발하듯 움직였다.
하나였던 검광이 수십 갈래의 백색 잔영으로 변했다. 마치 백두산의 눈보라가 한순간에 몰아치는 듯한 광경이었다.
채채채챙!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의 검이 수차례 충돌했다.
현도문의 일대제자는 다급히 보법을 펼치며 뒤로 물러났다. 그의 소매가 찢어지고, 손에 들고 있던 검이 거세게 떨렸다.
‘나와 비슷한 경지다.’
그는 놀란 눈으로 문지해를 바라보았다.
‘아니, 검의 정교함만 본다면 나보다 위일지도 모른다.’
중원에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검법이었다.
백두설파는 단순히 빠르기만 한 초식이 아니었다. 수많은 검로가 서로 얽히면서 상대의 퇴로를 차단하고, 마지막 한 검이 약점을 꿰뚫도록 설계된 정교한 쾌검이었다.
“그 검법은 무엇이냐?”
문지해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도문의 일대제자 한 명을 물리친다고 끝날 상황이 아니었다. 주변에는 수십 명의 제자가 겹겹이 포위하고 있었다.
“한꺼번에 공격해라!”
현도문의 제자들이 사방에서 달려들었다.
문지해가 다시 설백검을 움직이려던 순간이었다.
“그러게 기다리라고 했잖소!”
어디선가 청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지해가 고개를 들었을 때 청운은 이미 그녀의 바로 옆에 도착해 있었다.
“잠깐, 무엇을…….”
청운은 문지해의 허리띠를 붙잡아 그대로 들어 올렸다.
“실례 좀 하겠소!”
“내려놓으십시오!”
청운은 그녀의 항의를 무시한 채 땅을 박찼다. 두 사람의 신형이 현도문 제자들의 머리 위를 넘어갔다.
제자들이 암기를 던지고 검기를 날렸지만 청운은 공중에서 방향을 바꾸며 모든 공격을 피했다. 지붕과 나무 끝을 몇 번 밟자 현도문의 전각들이 순식간에 멀어졌다.
한참 후 청운은 건업이 내려다보이는 산 중턱에 착지했다.
그가 손을 놓자 문지해는 곧바로 옷을 정리하고 설백검을 겨누었다.
“다시는 사람을 짐짝처럼 들지 마십시오.”
“그럼 다음에는 그냥 두고 가리다.”
“그리고 왜 저만 혼자 두고 들어간 겁니까?”
청운은 어이가 없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내가 분명히 기다리라고 하지 않았소?”
“안에서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가만히 기다릴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현도문의 한복판으로 뛰어들어 일대제자들과 싸웠소?”
“그들이 먼저 공격했습니다.”
“남의 문파에 밤중에 몰래 들어가 검까지 들고 있었으니 당연히 공격하지!”
청운의 잔소리가 쉴 틈 없이 이어졌다.
“내가 잡혔으면 그대가 구해줄 수 있었소? 그대가 잡혔으면 누가 구해야 하지? 결국 내가 돌아가서 그대를 데리고 나왔잖소!”
문지해는 입을 다물었다.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다.
“제 검법은 현도문의 일대제자에게 밀리지 않았습니다.”
청운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오늘은 한 사람과 싸웠으니 그렇겠지.”
그가 문지해의 설백검을 가리켰다.
“그러나 현도문에는 일대제자가 한 명만 있는 것이 아니오. 장로와 장문인도 있지. 게다가 오늘 본 복면인은 오대 장문인 넷을 한꺼번에 쓰러뜨렸소.”
“…….”
“냉정하게 말하겠소.”
청운이 문지해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지금의 그 검으로는 중원에서 자신의 목숨 하나 지키기도 어려울 수 있소.”
문지해의 손이 설백검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그 말은 자존심을 건드렸다. 하지만 청운의 경공과 천극전에서 느껴진 고수들의 기운을 떠올리자 반박할 수 없었다.
청운은 건업의 야경을 바라보았다.
“오늘 밤 제갈수천이 오방연맹을 배신했소. 복면인은 소림의 구양공을 사용했고, 십 년 전 오대 장문인들이 숨긴 비밀까지 알고 있었지.”
“그렇다면 이제 무슨 일이 벌어집니까?”
“오방연맹은 신원문을 공격하려 할 것이오. 제갈수천은 자신이 배신자가 아니라며 맞설 것이고. 영주 소천도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하겠지.”
청운의 눈빛이 깊어졌다.
“이제 건업에는 거대한 피바람이 불 것이오. 우리도 대비해야 하오.”
“우리가 말입니까?”
“이미 그대는 현도문의 제자들에게 얼굴과 검법을 보였소.”
청운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니 이제 그대도 이 일에서 빠져나가기 어렵게 되었지.”
청운의 정체는 문지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대단했다.
그는 무당파의 일대제자로, 젊은 시절부터 중원의 수많은 악인을 제압한 고수였다. 약자를 돕고 불의를 보면 지나치지 않는다 하여 강호에서는 그를 무당협객이라 불렀다.
그러나 그것은 세상에 알려진 이름에 불과했다.
청운에게는 무당파의 장문인과 소수의 원로들만 아는 또 하나의 이명이 있었다.
아직 강호에 드러나지 않은 그 이름은 십 년 전 건업에서 사라진 자들과 깊이 연결되어 있었다.
청운은 품속에서 천극전의 탁자 위에 놓여 있던 것과 똑같은 검은 목패를 꺼냈다.
목패에는 하늘을 향해 이어지는 하나의 길이 새겨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본 문지해가 물었다.
“그 물건은 무엇입니까?”
청운은 목패를 다시 품속에 넣었다.
“아직 그대가 알아서는 안 될 물건이오.”
“또 어린아이 취급하는 겁니까?”
청운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내일 아침까지 살아남는다면 이야기해 드리리다.”
두 사람의 뒤편에서 나뭇가지가 희미하게 흔들렸다.
누군가 현도문에서부터 그들을 뒤쫓아 오고 있었다.
제7장 ― 중원에 피어난 설화
청운과 문지해는 추격자들을 피해 어두운 산길을 달렸다.
그러나 현도문의 추격대는 무작정 뒤쫓아 오는 것이 아니었다. 현도문 주변의 지형을 잘 아는 제자들이 여러 갈래로 흩어져 두 사람의 퇴로를 차단하는 양동작전을 펼치고 있었다.
청운이 방향을 바꿀 때마다 멀리서 횃불이 나타났다.
“왼쪽 계곡도 막혔소.”
“그렇다면 오른쪽 능선으로 가면 되지 않습니까?”
“그쪽에는 이미 선발대가 기다리고 있소.”
문지해가 뒤를 돌아보았다. 여러 방향에서 다가오는 기척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추격대를 이끄는 사람은 현도문의 삼대장로인 현도패자 수양이었다.
수양은 천극전의 폭발과 제갈수천의 배신으로 오방연맹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현도문에 무단으로 침입한 청운과 문지해의 정체도 궁금했다.
특히 문지해가 사용한 낯선 검법은 결코 평범한 무공이 아니었다.
수양은 현도문의 일대제자 세 명을 이끌고 두 사람의 예상 이동경로를 앞질렀다. 현도문에서 수십 년을 살아온 그들에게 이 산은 손바닥처럼 익숙한 곳이었다.
청운과 문지해가 좁은 협곡을 빠져나오는 순간, 네 개의 그림자가 앞을 막았다.
“그만 멈추어라!”
현도패자 수양이 장도를 뽑았다.
그의 뒤에는 현도문의 일대제자 세 명이 삼각형을 이루며 서 있었다. 뒤쪽에서도 추격대의 횃불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완전히 포위된 상황이었다.
수양이 청운을 향해 말했다.
“천극전에 숨어들어 장문인들의 회의를 엿듣고 본문의 제자까지 다치게 했다. 순순히 정체를 밝히고 투항한다면 목숨만은 보전해 주겠다.”
청운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대 문파의 제자들에게 상처를 입힌 사람은 내가 아니라 이쪽의 젊은 검객이오.”
문지해가 청운을 노려보았다.
“지금 저를 팔아넘기려는 겁니까?”
“사실을 정확하게 말했을 뿐이오.”
수양의 장도에서 날카로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농담은 여기까지다. 두 사람 모두 병기를 버려라.”
청운은 주변을 빠르게 살폈다.
현도패자 수양의 무공은 장문인 바로 아래에 이를 정도였다. 거기에 일대제자 세 명까지 협공한다면 문지해를 보호하면서 싸우기가 쉽지 않았다.
무당의 태극검이나 태극권을 사용한다면 이들을 제압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순간 자신의 정체와 무당파와의 관계가 드러날 터였다.
무당파가 오방연맹의 내분에 개입했다는 소문이 퍼지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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