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AI무협소설] 백두 날개 중원을 지키다. -2장 어둠속의 길
제2장 ― 어둠 속의 길
청운이 문지해를 데리고 들어간 곳은 건업의 화려한 대로에서 한참 떨어진 뒷골목의 작은 주루였다.
낡은 나무 간판에는 취운루(醉雲樓)라는 세 글자가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겉보기에는 허름했지만 안에는 제법 많은 손님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주루 안쪽의 구석진 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청운이 손을 들자 점소이가 재빨리 다가왔다.
“소면 두 그릇하고 오방만두 한 접시. 그리고 따뜻한 차도 한 주전자 가져다주시오.”
“예, 손님!”
점소이가 물러가자 문지해가 물었다.
“저를 보호하겠다더니 식사까지 대접하려는 겁니까?”
청운은 태연하게 고개를 저었다.
“음식값은 당신이 내야 할 거유.”
“당신이 먹자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내가 주문해 주었잖소.”
문지해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청운은 그녀의 반응을 모르는 척 말을 이었다.
“이것도 건업에서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오. 이곳에서는 아무리 좋은 정보라도 공짜로 얻을 수 없지. 오늘 내가 당신에게 정보를 주고, 당신은 내게 밥을 사는 거요. 아주 공평한 거래 아니겠소?”
“그 정보가 음식값만큼 가치가 있어야 할 겁니다.”
“듣고 나면 오방만두를 한 접시 더 주문하고 싶어질 거유.”
청운은 찻잔을 들어 올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건업을 이해하려면 먼저 이곳의 영주와 오대문파를 알아야 하오.”
건업은 오대문파의 비호 아래 움직이는 도시였다. 황제의 명령이 미치는 땅이었지만, 실제로 이곳을 지배하는 사람은 건업의 영주 소천(蘇天)이었다.
소천의 권세는 건업 안에서만큼은 황제에 버금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그의 가문은 여러 대에 걸쳐 건업의 영주 자리를 계승해 왔다.
하지만 소씨 가문에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비밀이 있었다.
어린 시절의 소천은 아버지와 함께 건업성이 내려다보이는 누각에 서 있었다.
아버지는 장강을 오가는 수많은 선박을 바라보며 어린 아들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천아, 잘 기억해 두어라. 이 땅은 본래 우리 소씨의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누구의 것입니까?”
“손씨 가문의 것이다.”
과거 동오를 세우고 이곳을 다스렸던 손씨 가문. 왕조는 사라지고 시대도 변했지만, 소천의 아버지는 여전히 손씨의 이름을 입에 올리고 있었다.
“우리 소씨는 손씨 가문을 떠받치는 그림자와 같은 존재다. 사람들은 우리가 건업의 주인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진정한 주인이 돌아올 때까지 이곳을 지키기 위한 것일 뿐이다.”
“진정한 주인이 다시 돌아옵니까?”
아버지는 대답하지 않은 채 멀리 장강 너머를 바라보았다.
“언젠가 이어질 대업을 위해 건업을 전초기지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힘이 필요하다.”
그가 어린 소천을 내려다보며 엄숙하게 말했다.
“오대문파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여라. 그들이 훗날 너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날의 가르침을 소천은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었다.
장면은 다시 취운루로 돌아왔다.
문지해가 물었다.
“소천이라는 영주가 오대문파를 지배하고 있다는 뜻입니까?”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소.”
청운은 찻잔을 내려놓았다.
“영주는 오대문파에 권력과 재물을 주고, 오대문파는 영주에게 무력과 민심을 제공하지. 서로를 이용하면서도 서로가 없으면 건업을 지탱할 수 없는 관계요.”
“결국 하나의 거대한 연맹이군요.”
“그렇소. 그래서 오대문파를 중소문파라고 가볍게 보면 안 되오. 각 문파의 힘만 놓고 보면 중원의 대문파보다 약할지 모르지만, 다섯이 하나로 움직이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청운은 손가락으로 탁자를 두드렸다.
“그들은 강호의 대문파들과 협상할 능력이 있고, 건업 영주의 비호 아래 주변 상권과 수로까지 장악하고 있소. 이곳에서 오대문파의 눈을 피하기란 쉽지 않을 거요.”
음식이 나오자 청운은 기다렸다는 듯 만두 하나를 집었다.
문지해는 그런 그를 바라보다가 문득 물었다.
“그런데 당신은 누구입니까? 아직 이름조차 듣지 못했습니다.”
청운은 만두를 삼킨 뒤에야 대답했다.
“내 이름은 청운(靑雲)이오.”
“청운…….”
“예전에 당신의 장문인을 만난 적이 있소. 그리고 며칠 전 그분에게서 서한 한 통을 받았지.”
청운은 품속에서 작은 서찰을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봉인에는 분명 백두무문의 문장이 찍혀 있었다.
“당신이 건업에 도착하면 잘 보호해 달라는 부탁이었소.”
문지해는 서찰을 바라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장문인은 아직도 나를 어린아이로 생각하시는구나.’
그러나 그 생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청운이 설명하는 건업의 규모와 중원 무림의 복잡한 세력 관계는 문지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거대했다. 백두산에서는 오직 무공의 높고 낮음이 중요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문파와 관청, 상단과 영주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얽혀 있었다.
그때 주루의 문이 거칠게 열렸다.
화려한 도를 허리에 찬 무사 세 명이 안으로 들어왔다. 푸른 무복의 가슴에는 파도 모양의 은빛 문양이 수놓아져 있었다.
청운이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현파문의 삼대제자들이오.”
세 무사는 문지해와 청운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은 채 옆자리 탁자에 앉았다.
그중 덩치가 큰 무사가 점소이를 불렀다.
“오늘은 오방만두가 먹고 싶은데, 남아 있느냐?”
“물론입니다. 몇 접시 준비할까요?”
“두 접시하고 술 한 병 가져오너라.”
잠시 후 술잔이 오가기 시작하자 그들의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오늘 이야기 들었나?”
한 무사가 주변을 살핀 뒤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진원문에서 기이한 일이 있었다고 하더군.”
“아랫마을에서 습격당한 사건 말인가?”
“그래. 사흘 전, 진원문의 오대제자 다섯 명이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습격당했어.”
다른 무사가 술잔을 내려놓았다.
“다행히 크게 다친 사람은 없다더군. 그런데 감히 이 지역에서 오대문파의 제자들을 공격하다니, 보통 놈들은 아닐 거야.”
“그 일 때문에 우리가 쉬지도 못하고 순찰을 도는 것 아닌가.”
세 번째 무사가 불평하듯 말했다.
“괴한들의 인상착의가 중원인과 달랐다는 소문도 있어. 동쪽이나 북방에서 온 자들 같다더군.”
문지해는 만두를 내려놓았다.
사흘 전이라면 자신이 건업에 도착하기 전이었다.
‘중원인이 아니라고?’
눈에 띄는 이방인이 오대문파의 제자들을 습격했다면, 살아남은 제자들이 그들의 출신이나 특징을 기억했을 것이다.
‘정체를 감추려는 자가 굳이 이방인처럼 보이게 행동할 이유가 있을까?’
문지해의 눈빛이 가늘어졌다.
‘누군가 일부러 외지인의 소행으로 보이게 만든 것일지도 모른다.’
현파문의 제자들은 계속 대화를 나누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더 있다더군.”
“무엇인데?”
“괴한들이 진원문의 제자들을 죽이지 않고, 하나같이 같은 질문을 했다는 거야.”
주변의 소음 때문에 다음 말이 잘 들리지 않았다. 문지해와 청운은 대화를 멈추고 그들의 목소리에 집중했다.
현파문의 제자가 나직이 말했다.
“어둠 속에 길이 있으면, 그 길은 하늘로 간다는 말이 무엇이냐?”
다른 무사가 뒤이어 말했다.
“도의 길은 어디를 향하고 있느냐?”
첫 번째 무사가 고개를 저었다.
“진원문의 오대제자들이 그런 말을 어떻게 알겠나. 놈들도 질문의 뜻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더군.”
문지해는 청운을 바라보았다.
늘 능청스럽게 웃던 청운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만두를 집고 있던 그의 손도 허공에서 멈춰 있었다.
“저 말의 뜻을 아십니까?”
문지해가 조용히 물었지만 청운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때 옆자리에서 다시 목소리가 들려왔다.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하신 모양이야. 진원문의 장문인이 긴급히 오방맹주회의를 소집했다고 하더군.”
“오대 장문인이 모두 모이는 건가?”
“그래. 오늘 밤 자정, 현도문의 천극전에서.”
세 무사의 대화를 듣던 청운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갑시다.”
“어디로 말입니까?”
“현도문으로.”
문지해가 그를 바라보았다.
“오대문파는 외지인을 싫어한다면서요?”
“그래서 정문으로 들어가지는 않을 거유.”
청운은 탁자 위에 놓인 마지막 만두를 재빨리 집어 입에 넣었다.
“그리고 음식값은 잊지 말고 내시오.”
문지해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청운의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저 질문이 무엇을 뜻하는 겁니까?”
잠시 침묵하던 청운이 아주 작은 목소리로 답했다.
“죽은 줄 알았던 자들이 돌아왔다는 뜻이오.”
“누가 돌아왔다는 말입니까?”
청운은 주루의 어두운 창밖을 바라보았다.
“하늘을 베고 황제를 끌어내리려 했던 자들.”
그 순간, 취운루 건너편 지붕 위에서 검은 그림자 하나가 소리 없이 사라졌다
맹이천재
헤이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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