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전촌용굴
경주 전촌용굴
용의 전설이 깃든 해안 비경
파도가 오랜 세월 깎아낸 절벽 앞에 서면 바람 냄새가 달라진다. 짠기를 머금은 공기가 뺨을 스치는 순간, 경주 동해안은 천년 고도의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표정을 내보인다. 육지와 바다가 맞닿은 경계에서 자연이 빚어낸 비밀 공간이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 해식동굴은 오랫동안 군사작전구역으로 묶여 일반인의 발길이 닿지 않던 곳이었다.
해파랑길 11구간이 조성되면서 비로소 개방되었으며, 동서남북 방위를 수호하는 용 네 마리의 전설이 깃든 사룡굴과 마을을 지켰다는 단룡굴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어 동굴 하나하나에 이야기가 담겨 있는 편이다.
입장료도, 주차비도 없이 동해안의 날것 그대로를 마주할 수 있는 곳. 전촌용굴은 시간과 파도가 쌓아올린 풍경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경험을 선사한다.
전촌용굴의 입지와 해안 개방 배경
전촌용굴(경주시 감포읍 장진길 39, 전촌항 입구)은 경북 경주 동해안 감포읍 전촌항 인근 해안에 자리한 천연 해식동굴이다.
오랜 세월 파도가 암벽을 깎아내며 형성된 이 동굴은 사룡굴과 단룡굴 두 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감포깍지길 제1구간과 해파랑길 11구간이 겹치는 구간 위에 놓여 있다.
과거에는 군사작전지역으로 출입이 제한되었으나 해파랑길 조성 이후 일반에 개방되어 동해 해안 트레킹 코스의 핵심 명소로 자리잡았다.
전촌항에서 해안 데크길을 따라 이동하면 계단을 내려가 사룡굴에 도달하기까지 약 10분(340m)이 걸린다.
동굴 안에서 바라본 역광의 동해 절경
사룡굴은 동서남북 네 방위를 수호하는 용이 살았다는 전설에서 이름이 유래했으며, 동굴 내부에서 입구 방향으로 바다를 바라보면 빛과 파도가 만드는 역광 실루엣이 펼쳐진다.
특히 겨울철인 12월부터 1월 중순에는 동굴 사이로 일출이 걸리는 장면을 담으려는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단룡굴은 감포 마을을 수호하던 용 한 마리의 전설을 품고 있으며, 사룡굴에서 갯바위를 타고 넘어야 접근할 수 있어 난이도가 있는 편이다. 동굴 내부는 이끼와 바닷물로 미끄럽기 때문에 반드시 운동화를 착용하고, 파도가 거센 날에는 진입을 자제해야 한다.
전촌솔밭해변과 송대말등대 연계 코스
전촌항 인근에는 어촌관광단지 조성사업을 통해 전망대, 야외광장, 바닥분수, 목재보행데크, 경관벤치가 정비되어 있어 산책 환경이 쾌적하다.
전촌항에서 이어지는 전촌솔밭해변(경주시 감포읍 동해안로 2002-3)은 자갈해변으로 파도 소리가 유독 경쾌하게 들리는 곳이며, 해송 그늘 아래 잠시 쉬어가기 좋다.
경주시청 공식 추천 코스는 송대말등대를 출발해 감포항, 감포해국길, 거마장마을을 거쳐 전촌용굴에 이른 뒤 전촌솔밭해변과 나정고운모래해변으로 마무리되는 순서이며, 순수 이동 거리를 합산하면 약 5.15km에 달한다.
무료 입장과 일몰 전 방문 권고
전촌용굴은 입장료와 주차비 모두 무료이며, 전촌항 공용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운영은 상시 개방이나, 일몰 이후에는 군사작전구역 출입이 법적으로 통제되므로 반드시 해가 지기 전에 탐방을 마쳐야 한다.
연계 명소인 송대말등대(경주시 감포읍 척사길 18-94)는 1955년 흰색 무인등대가 설치되었으며 2001년 감은사지 삼층석탑 형태의 한옥 등대가 추가로 신축되어 현재는 빛체험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다.
관람료는 무료이고 관람시간은 09:00~18:00이며, 문의는 054-744-3233으로 가능하다.
전촌용굴은 설화와 파도, 그리고 오랜 통제 끝에 열린 해방감이 한데 어우러진 해안 공간이다. 동굴 입구로 쏟아지는 빛 한 줄기가 방문객의 기억에 오래 남는 셈이다.
동해안의 날 선 바람과 역광 속 파도를 온몸으로 받고 싶다면, 일몰 전 전촌항으로 향해 두 발로 직접 그 풍경 안에 서보길 권한다.
Comments
dokonako
05.29 23:10
순살비아
05.29 23:41
shutel
05.30 09:45
은하수
05.30 10:59
hana1
05.30 21:06
tom99
05.30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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