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에코랜드
제주 에코랜드
8월 야간엔 도보로만 걷는다
한낮 뙤약볕이 잦아들 무렵, 제주 중산간의 공기는 해안보다 한 뼘쯤 서늘해진다. 같은 곶자왈인데 낮과 밤의 표정이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
교래 곶자왈 원시림 위에 자리한 에코랜드 테마파크는 8월 한 달간 낮에는 기차로, 밤에는 두 발로 숲을 통과하는 두 가지 얼굴을 동시에 보여준다.
요금부터 이동 방식까지 완전히 다른 셈이라 방문 전 목적을 정해두는 편이 좋다.
성인 21,000원과 8,000원, 요금 차이의 정체
낮과 밤의 입장료는 절반 넘게 차이가 난다. 상시 주간 개장의 개인 입장료는 성인(만 19세 이상) 21,000원, 청소년(만 13-18세) 18,000원, 어린이(36개월-만 12세) 15,000원인 반면, '곶자왈 한여름 밤의 야간 산책' 현장 판매가는 일반 8,000원에 불과하다.
에코랜드 호텔 투숙객이라면 5,000원까지 낮아지니 숙박과 야간 산책을 함께 계획한 여행객에게는 더 유리하다. 다만 이 가격 차이는 단순 할인이 아니라 체험 방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단체 성인은 18,000원, 도민 성인은 15,000원으로 각각 할인되고 경로(만 65세)는 17,000원인데, 이는 상시 주간 운영에만 적용되는 요금이라 야간 프로그램과 헷갈리지 않아야 한다.
여기에 연간이용권이 70,000원으로 별도 마련돼 있어 자주 찾는 방문객이라면 이쪽을 고려할 만하다.
기차 없이 걷는 8월의 밤
야간 산책 프로그램이 저렴한 이유는 명확하다. 오후 6시 30분부터 밤 10시까지 운영되는(입장은 밤 9시 마감) 이 시간대에는 기차를 아예 운행하지 않고, 관람객이 라벤더역 일대를 직접 도보로 이동하며 둘러보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4.5km 기차 코스를 앉아서 감상하는 낮과 달리, 밤에는 자기 발걸음으로 숲의 어둠과 소리를 체감하게 된다.
여기에 저녁 7시 30분부터 30분 간격으로 회차당 약 25분씩 진행되는 '납량특집 좀비트레인'이 더해지면서 단순 산책을 넘어선 스릴 요소까지 갖췄는데, 이 프로그램은 구분 없이 20,000원으로 책정돼 있어 낮 시간대 일반 입장권보다 오히려 비싸다.
8월 1일부터 31일까지 한시적으로만 열리는 만큼 여름이 지나면 이 조합은 사라진다.
3만 평 원시림, 남방과 북방이 만나는 곳
이 모든 체험의 무대는 교래 곶자왈에 조성된 약 3만 평 규모의 원시림이다. 특이한 점은 남방한계 식물과 북방한계 식물이 한 공간에서 함께 자라는 생태계라는 사실인데, 이런 독특한 환경 덕분에 낮에는 기차를, 밤에는 도보를 택해도 매번 다른 숲의 얼굴을 만날 수 있다.
메인역, 에코브리지역, 레이크사이드역, 포레스트파크역, 라벤더팜역으로 이어지는 역 구성 가운데 야간 개장은 라벤더팜역 구간에서 이루어진다.
낮의 전체 코스와는 또 다른 경로를 그리며 중산간 지역 특성상 해안보다 기온이 약 3℃가량 낮아, 열대야를 피해 숲속 밤공기를 즐기려는 이들에게는 이 온도차 자체가 매력이다.
방문 전 확인할 운영 세부
상시 주간 운영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연중무휴로 이어지며 입장은 오후 5시 40분에 마감되는데, 이 시간에는 1800년대 증기기관차 볼드윈 기종을 모델로 영국에서 수제작된 링컨 기차를 타고 숲을 통과한다.
반면 야간 프로그램은 별도 시간대에 도보로만 운영되므로 두 일정을 하루에 다 소화하려면 동선을 미리 짜두는 것이 좋다. 시설(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번영로 1278-169)은 주차 요금이 전면 무료다.
문의는 064-802-8000으로 하면 되고 연계 숙박인 에코랜드 호텔 체크인은 오후 3시부터 가능하다.
낮의 에코랜드가 기차 위에서 곶자왈을 관람하는 방식이라면, 밤의 에코랜드는 그 숲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경험이다.
같은 장소지만 목적에 따라 완전히 다른 여행이 되는 셈이니, 기차 여행의 여유를 원한다면 낮을, 서늘한 여름밤의 색다른 스릴을 원한다면 8월 한정 야간 산책을 택하면 된다.
무더위가 절정에 이른 지금, 해안보다 3℃ 낮은 중산간의 밤공기 속에서 좀비트레인까지 즐길 수 있는 시기는 8월 31일까지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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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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