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아중호수
전주 아중호수
책과 음악이 흐르는 호수 전망 명소
한여름 해 질 무렵, 붉은 노을이 잔잔한 수면 위로 번지면 수변 데크길에는 선선한 바람이 스며든다. 낮 동안 달아올랐던 아스팔트의 열기가 서서히 가라앉고, 물비린내 대신 옅은 물안개가 코끝을 스치는 시간이다.
무더위에 지친 몸을 식히려 카페나 워터파크를 찾자니 지갑이 얇아지는 요즘, 굳이 돈을 들이지 않아도 물멍과 독서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어떨까.
에어컨 바람 대신 자연이 만든 서늘함을, 소음 대신 책장 넘기는 소리를 택하고 싶은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전주의 한 저수지는 생태 공원과 음악특화 도서관을 품으며 도심 피서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노을과 바람, 그리고 책 한 권이면 충분한 저녁이 여기서 시작된다.
아중호수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덕진구 아중호수길 132에 자리한 아중호수는 원래 농업용수를 공급하던 인교저수지였다.
논밭에 물을 대던 이 저수지는 2015년 친환경 생태공원으로 조성되며 이름도 아중호수로 바뀌었는데, 도심 한복판임에도 제법 넓은 수면을 자랑해 산책과 휴식을 즐기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호수 부지는 연중무휴로 상시 개방되며 차량 주차까지 가능해, 특별한 준비 없이도 훌쩍 다녀올 수 있는 접근성을 갖췄다. 저수지가 관개시설을 넘어 시민의 휴식처로 거듭난 셈이며, 이 변화의 정점에 지난해 문을 연 도서관이 자리한다.
유선형 건축이 만든 음악특화 도서관
2025년 6월 개관한 아중호수도서관은 전체 길이 약 101m, 연면적 약 902㎡에 이르는 독특한 유선형 1층 구조로 지어져 멀리서 봐도 존재감이 뚜렷하다. 호수를 따라 흐르듯 배치된 건물 형태는 물결을 닮아, 주변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내부에는 목재 기둥과 천장 장식이 곳곳에 쓰였으며, 전면 창으로는 호수를, 후면 창으로는 산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계단식 좌석 구조가 눈길을 끈다.
이곳이 여느 도서관과 다른 점은 '음악특화'라는 정체성인데, 8천여 권의 도서와 함께 500장 이상의 음반이 비치돼 있어 책과 음악을 함께 즐기는 공간으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5개 공간과 200명 규모 수상데크
도서관 내부는 목적에 따라 세분된 5개 공간으로 나뉜다.
일부 자료에 따르면 M_101은 12석, U_101은 50석, S_101은 14석, I_101은 19석 규모로 구성돼 있으며, C_101은 LP 감상용 5석과 CD 감상용 1석을 합쳐 총 6석 규모의 아담한 음악 감상실로 꾸며졌다고 전해진다.
좌석마다 성격이 달라 조용히 독서에 몰입하고 싶은 이와 음악을 감상하려는 이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구조다.
실내뿐 아니라 호수 위에도 약 2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약 2.4km 수상데크가 마련돼 있어, 책을 들고 나와 물멍하듯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은 편이다.
무료 운영과 계절별 개방 시간
아중호수도서관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이는 도심 속에서 비용 부담 없이 쉼과 문화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드문 조건이다.
운영시간은 계절에 따라 달라지며, 하절기(3~10월)에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주말은 오후 6시까지 문을 연다.
동절기(11~2월)에는 평일 오후 7시, 주말 오후 6시로 개관 시간이 다소 짧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매주 월요일과 법정공휴일은 정기 휴관일로 전해지므로, 방문 전 요일을 확인해두는 편이 좋다.
여름밤 노을이 수면을 물들일 때 책 한 권을 들고 수상데크에 앉아보는 경험은 단순한 피서를 넘어선다.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물과 바람, 활자와 선율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이 공간은 도심 속 여가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무더위가 한풀 꺾이는 저녁 시간대를 노려 방문한다면, 붉은 노을과 잔잔한 물결이 만드는 풍경 속에서 뜻밖의 여유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Comments
2치킨
08.13 01:33
인터봉지
08.13 06:32
이엔짱
08.13 10:08
공룡
08.1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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