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도솔암
해남 도솔암
달마산 암봉 속 고요한 천년 기도 도량
해 질 녘 붉은 노을이 암봉 사이로 스며들 때, 거대한 바위산을 등지고 들어앉은 자그마한 법당 앞에 서면 남해의 크고 작은 섬들이 마치 한 폭의 다도해 산수화처럼 펼쳐진다.
달마산 정상 부근 험준한 암봉 사이에 기적처럼 자리 잡은 이 고요한 암자 ‘도솔암’은 달마산 12암자 중에 유일하게 복원 성공한 암자로 아슬아슬한 지형이 주는 신비로운 분위기 덕에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낸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오컬트 사극 <동궁>의 주요 촬영지로 알려지며 한적했던 산길에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차를 타고 산 중턱까지 편안하게 오른 뒤 기암절벽 능선을 따라 조성된 오솔길을 단 20분가량만 걸어가면 하늘과 바다가 만나는 남도의 장엄한 절경이 한눈에 가득 찬다.
도솔암
도솔암(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해남군 송지면 마봉송종길 355-300)은 통일신라 말 의상대사가 세운 천년 기도 도량으로 전해진다. 미황사를 창건한 의조화상 역시 이곳에서 정진했다고 하니, 달마산 자락 자체가 오랜 수행의 흔적을 간직한 셈이다.
정유재란 때 불타 흔적만 남았던 암자는 오랫동안 방치됐다가 2002년 법조스님이 단 32일 만에 중창하며 지금의 모습을 되찾았다.
석축으로 평탄한 터를 다진 뒤 거대한 암봉 사이에 목조 법당을 세운 구조는 그 자체로 볼거리이며, 바위 사이로 이어지는 돌계단을 오르내리는 경험이 특별하다.
이런 배경 덕분인지 오컬트 사극 <동궁>에서 배우 남주혁이 연기한 구천이 머물던 암자로도 등장했는데, 화면 속 신비로운 분위기가 실제 현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흥미롭다.
암릉과 다도해 조망
도솔암을 감싼 달마산은 2009년 명승으로 지정됐으며 미황사를 포함해 정상까지 이어지는 지형경관을 이룬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람재부터 달마산·귀래봉·도솔봉까지 약 6~7㎞ 이어지는 암석단애가 이 일대 풍경의 뼈대를 이룬다.
봄이 오면 4월엔 진달래가, 5월엔 철쭉이 산비탈을 물들이고 6월엔 원추리가 피어나며, 가을엔 단풍이 암봉 사이를 채우고 겨울엔 설경이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다만 가장 인상적인 시간은 늦은 오후다. 암봉이 노란빛으로 물들면서 들판 너머 크고 작은 섬들과 바다 위로 번지는 노을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이 순간을 보기 위해 일부러 해 질 무렵을 골라 오르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주차부터 하산까지
도솔암 입구 주차장은 6~7대 규모로 무료 이용이 가능하지만 마지막 진입로가 좁고 굽은 경사로라 차량이 마주칠 때는 서행이 필요하다. 차로 산 중턱까지 오른 뒤 주차장에서 암자까지는 약 800m, 걸어서 20분 정도이다.
전체 탐방 시간은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로 잡으면 된다. 입구에 화장실과 해충기피제 자동분사기가 마련돼 있어 이를 먼저 이용하고 ‘땅끝서 만나는 하늘끝’ 표지판을 지나 숲길과 돌길을 오르게 된다.
흙길 사이 돌과 나무뿌리가 드러난 구간이 있어 편안한 운동화나 트레킹화가 필요하다. 도솔암은 상시 개방·연중무휴이며 입장료는 무료인 만큼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다.
일몰 뒤에는 산길에 가로등이 없어 순식간에 어두워지므로 휴대전화 조명이나 랜턴을 챙기고 미끄러운 돌과 나무뿌리를 살피며 천천히 내려오는 게 좋다.
미황사와 땅끝전망대
목조 법당과 석축을 둘러본 뒤 다도해 노을을 감상하고 랜턴으로 하산하는 흐름이 정리되면, 주변 연계 코스로 눈을 돌려볼 만하다.
차로 20분 거리의 미황사(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해남군 송지면 미황사길 164)는 신라 경덕왕 8년인 749년에 창건된 고찰로, 상시 개방·무료 운영에 주차와 화장실을 갖췄으며 1일 템플 체험도 이틀 전까지 예약하면 참여할 수 있다.
도솔암에서 차로 25분을 더 가면 갈두산(높이 156m) 정상의 땅끝전망대(전남광주통합특별시 해남군 송지면 땅끝마을길 100)에 닿는다.
지하 1층·지상 9층 규모의 전망대 1층에는 포토부스와 카페가 마련돼 있고, 2005년 12월 개통한 길이 395m의 모노레일을 타면 약 7분 만에 전망대까지 오를 수 있다.
모노레일 이용 요금은 일부 공개 자료에서 왕복 일반 6,000원·어린이 4,000원, 편도 일반 4,500원·어린이 3,000원 수준으로 안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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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30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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