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구봉산 파노라마 워크
광양 구봉산 파노라마 워크
10월 9일 개장
여름내 뜨거웠던 산업도시의 하늘이 선선해질 무렵, 광양의 산 하나가 새로운 얼굴을 준비하고 있다. 360도로 펼쳐지던 기존 전망대의 조망은 그대로 두고, 그 위에 걸어서 오르내릴 수 있는 은빛 구조물이 더해진다는 소식이다.
단순히 경치를 보는 자리에서 몸으로 이동하며 체험하는 공간으로 성격이 바뀌는 셈이다. 이 변화의 중심에 있는 시설이 구봉산 파노라마 워크다.
해발 473m 정상부, 300m 나선형 구조
구봉산 파노라마 워크는 해발 473m 구봉산 정상부에 들어선다. 은빛 금속 소재로 만들어진 이 구조물은 나선형으로 상승하며 층층이 겹쳐지는 형태를 띠는데, 높이 23.5m에 폭은 13~21m, 총길이는 300m에 이른다.
방문객은 이 300m 길이의 나선형 램프를 따라 걸어 정상부까지 오를 수 있어, 계단이나 엘리베이터가 아닌 순환하는 길을 밟으며 풍경이 서서히 열리는 과정을 경험하게 된다.
정상부에 서면 광양만과 이순신대교, 광양제철소, 광양국가산업단지가 한눈에 들어오며 여수와 순천, 하동, 남해 방향까지 조망 범위가 넓어진다.
산업 시설과 해안, 다도해가 하나의 시야에 겹쳐 보이는 구조인 만큼 기존 전망대의 360도 파노라마 조망 환경에 보행형 체험이 그대로 얹히는 방식이다.
'영원의 봉수대', 철의 도시를 형상화하다
이 구조물의 디자인은 스페인 출신 작가 마누엘 몬테세린이 맡았으며, 최종 작품명은 '영원의 봉수대'다. 봉수대라는 전통적 소재를 금속 구조로 재해석하면서도 '빛과 철의 도시'로 불리는 광양의 이미지를 반영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역삼각형 구조의 형태 안에는 유리 바닥과 공중다리, 만화경, 아트월, 유리 기둥, 소리 난간 등 다양한 체험 요소가 함께 들어선다.
단순히 걸어서 오르는 구조물이 아니라 시각과 청각을 함께 자극하는 장치들이 곳곳에 배치되는 셈이며, 이 덕분에 정상까지 이동하는 300m 구간 자체가 하나의 체험 코스로 기능하게 된다.
180억 원 사업, 포스코가 기부채납
이 시설이 만들어지기까지는 광양시와 포스코의 협력이 있었다. 두 기관은 2022년 10월 '구봉산 명소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일부 공개 자료에서는 2023년 12월에 작가와 시공사가 선정된 것으로 안내된다.
조성 사업에는 총사업비 180억 원이 투입됐으며, 완공된 시설은 포스코가 광양시에 기부채납할 계획이다. 이런 구조 덕분에 민간 기업의 투자가 지역 공공 자산으로 전환되는 사례가 된다.
광양만과 주요 산업·경관 자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지역 대표 브랜드로 육성하려는 방침도 함께 추진되고 있으며, 일부 자료에서는 지난 5월 서울국제관광전에서 이 시설이 소개된 것으로 전해진다.
전라남도 광양시 황금동 산107번지 일원은 이미 구봉산 관광단지로 지정돼 조성계획 승인이 고시된 상태다.
방문 전 확인할 운영 정보
구봉산 전망대(전라남도 광양시 구봉산전망대길 155)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문의는 061-797-3333으로 하면 된다.
다만 구봉산전망대 관광안내소는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라 운영을 멈춘 상태이며, 재개는 2026년 10월 9일로 예정돼 있어 안내소 이용을 계획했다면 이 일정을 미리 확인해두는 편이 좋다.
파노라마 워크는 같은 날 정식 개장을 앞두고 있어, 개장 이후 방문 시에는 안내소 재개 시점과 맞물려 달라지는 운영 정보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
산 하나를 오르는 방식이 이렇게 달라진다는 것은 단순한 시설 추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조망이라는 정적인 경험에 이동과 체험이라는 동적인 층위가 더해지면서, 구봉산은 보는 산에서 걷는 산으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
산업도시의 풍경을 산업의 언어가 아닌 철과 빛의 예술 언어로 다시 보여주려는 시도인 셈이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10월, 300m의 나선을 따라 걸으며 광양만의 산과 바다를 새로운 눈으로 마주하기 좋은 계절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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