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고성 신선대
강원 고성 신선대
울산바위와 백두대간이 한눈에
금강산 관광이 멈춘 지 오래지만, 그리움을 달랠 곳은 남한 땅에도 있다. 설악산 북쪽 능선 끝자락, 바람이 미시령 너머에서 직접 밀려드는 그 자리에 금강산 1만 2천 봉 중 최남단 봉우리가 솟아 있다. 분단 이전엔 금강산 권역이었던 땅이다.
신선봉(해발 1,204m)은 행정상 설악산국립공원에 편입되어 있지만, 지형으로 보면 금강산 줄기가 내려와 멈춘 자리다. 그 중턱에 신선대(성인대)가 걸려 있고, 거기서 내려다보이는 울산바위의 여섯 봉우리와 동해의 수평선이 한 폭 안에 들어온다.
발길이 닿는 곳은 신선봉 정상이 아니라 신선대까지다. 등산 경험이 많지 않아도 오를 수 있으며, 그 길목에는 창건 1,200년이 넘은 고찰 화암사가 함께 기다리고 있다.
금강산 제1봉 남단, 신선봉과 화암사의 입지
화암사(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화암사길 100)는 신선봉 남쪽 기슭, 해발 약 330m 지점에 자리한 사찰이다. 769년 신라 혜공왕 5년 진표율사가 창건했으며, 조계종 제3교구 본사 신흥사의 말사로 이어져 오고 있다.
백두대간 북주 능선이 서쪽으로 뻗어 내리며 만든 분지 지형 덕분에 외부와 단절된 고요한 환경이 유지되고, 사찰 주변 숲이 소음을 자연스럽게 차단한다.
수바위(穗岩)를 품은 산자락이 경내를 감싸 안은 형태여서, 들어서는 순간부터 산 깊숙이 들어온 느낌이 든다.
1,200년 연혁이 새겨진 경내 구성
창건 이후 화암사는 1623년 인조 1년 대화재로 전소됐다가 1625년 중건됐으며, 1864년 고종 1년에 수바위 아래 현재 위치로 옮겨지면서 '수암사(穗岩寺)'로 이름이 바뀌었다. 이후 1912년 화암사로 명칭을 되찾았고, 한국전쟁 때 다시 소실되어 법당만 남았다.
1991년 고성에서 열린 세계잼버리대회를 계기로 전면 신축하며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현재 경내에는 일주문·대웅전·삼성각·명부전·요사채가 자리하며, 조선 후기 조성으로 추정되는 부도군도 남아 있다. 입장료 없이 연중 개방되어 있어 등산 전후로 둘러보기 좋다.
급경사와 완만한 길 두 갈래, 울산바위 조망
화암사 제1주차장을 출발해 수바위·시루떡바위를 지나 신선대(성인대)에 이르는 코스는 전체 약 4.6~6km, 왕복 2시간 14분~3시간 30분 안팎이다.
코스는 두 갈래로 나뉜다. 급경사를 치고 오르는 '등산하는 길'과 고도를 서서히 높이는 '산림치유 길'이 있으며, 체력과 선호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신선대 정상은 난간이 따로 없는 자연 암반이다. 미시령 방면 강풍이 그대로 도달하는 지점이어서 가장자리 접근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해발 873m, 둘레 4km의 울산바위 여섯 봉우리와 그 너머 동해 수평선이 시야 가득 펼쳐지는 순간은, 오르며 소모한 체력을 단번에 보상한다.
운영 정보와 방문 전 확인사항
화암사는 입장료 없이 연중무휴 개방되며, 주차장 이용 시 소정의 주차료가 부과된다. 문의는 033-633-1525로 가능하다. 신선봉 일대는 산불 조심 기간에 입산이 통제될 수 있으므로, 방문 전 고성군청 또는 국립공원 공지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
겨울과 환절기에는 신선대 정상부에 강풍이 잦아 바람막이와 여벌 옷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 주변에는 통일전망대, 송지호, 고성 해변 등 연계 관광지가 이어져 있어 하루 일정으로 묶기에도 무리가 없다.
분단이 갈라놓은 금강산을 이 땅에서 가장 가까이 바라볼 수 있는 곳, 그 앞에 천년 고찰이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계절을 가리지 않는 곳이지만, 공기가 투명하게 가라앉는 맑은 날 신선대에 서면 울산바위와 동해가 유난히 또렷하게 다가온다.
Comments
hana1
05.28 08:43
이엔짱
05.28 13:08
tom99
05.2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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