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재약산 흑룡폭포
밀양 재약산 흑룡폭포
952개 계단 끝에 60m 폭포 있는 여름 명소
계곡물 소리가 매미 울음을 덮어버리는 계절이 왔다. 목적지인 사찰 관람료는 아예 받지 않는다. 무더위가 절정으로 치닫는 8월, 이 저렴한 입장 조건 하나만으로도 밀양 재약산 자락은 발걸음을 끌어당길 이유가 충분하다.
표충사 일주문에서 흑룡폭포까지 옥류동천을 따라 오르는 약 2km 코스는 계곡물 소리를 벗 삼아 걷는 동안 더위를 잊게 만드는데, 여기에 국가생태탐방로로 지정된 정식 트레킹 코스까지 갖추고 있어 처음 찾는 이들도 길을 잃을 염려가 적다.
초입의 사찰부터 종착지의 2단 폭포까지, 순서대로 따라가 볼 만하다.
출발점, 표충사 일주문
경상남도 밀양시 단장면 표충로 1338에 자리한 표충사는 표충서원과 보물로 지정된 삼층석탑을 함께 품은 사찰이다. 이 삼층석탑이 보물 제467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사찰의 옛 이름은 죽림사와 영정사였다고 전해진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5교구 본사인 통도사의 말사로 안내되는 만큼 역사적 무게도 가볍지 않은데, 그럼에도 문화재 관람료와 입장료는 무료로 운영되고 있어 부담 없이 경내를 둘러볼 수 있다.
표충서원 구역은 연중무휴로 상시 개방되며 주차도 가능해, 트레킹에 앞서 사찰을 먼저 둘러본 뒤 출발해도 좋다.
전용 주차장은 소형 2,000원, 대형 5,000원으로 요금이 구분되어 있어 차종에 따라 부담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편이다. 이 지점이 바로 흑룡폭포로 향하는 트레킹의 실질적인 출발선이다.
옥류동천 따라 오르는 진입 구간
표충사를 지나면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재약산 산들늪 국가생태탐방로 2코스는 생태관광 사무실에서 출발해 표충사와 옥류동천 구름다리를 차례로 거치며, 이 구간부터 계곡을 낀 오르막이 이어진다.
오순도순 코스로도 불리는 2코스는 왕복 약 4km에 소요 시간은 약 1시간 50분 정도로, 반나절 일정으로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거리다.
구름다리를 건너면 야생화 산책로가 펼쳐지는데, 감국과 민들레, 털머위 같은 다년생 국화과 식물들이 길 양옆으로 늘어서 있어 걷는 재미를 더한다. 이어 과거 숯을 굽던 가마 터가 남아 있는 지점을 지나게 됩니다.
청아암과 숯가마 터를 거쳐 국가생태탐방로 구간으로 접어들면 흑룡폭포 전망대가 점점 가까워진다. 산길 곳곳에 남은 이런 흔적들은 단순한 트레킹을 넘어 옛 생활사를 엿보는 여정으로 만들어준다.
952개 데크 계단과 흑룡폭포
전망대 직전 구간은 이번 코스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하다. 흑룡폭포 전망대로 향하는 길에는 약 952개에 달하는 데크 계단이 조성되어 있어, 마지막 오름은 다소 다리에 힘이 들어가는 편이다.
다만 계단을 다 오르고 나면 사자평에서 이어져 내려온 옥류동 계곡의 끝자락에서 흑룡폭포를 마주하게 된다.
해발고도 1,119m 재약산 산자락 아래 형성된 이 폭포는 상단과 하단이 각각 약 30m씩, 총길이 약 60m에 이르는 2단 폭포 형태를 띠고 있어 한여름에도 시원한 물보라를 만들어낸다.
데크 계단 끝에서 만나는 이 풍경 하나만으로도 952개의 걸음이 아깝지 않게 느껴질 만하다.
폭포 앞에 서면 무료입장이라는 실용적 이점은 이미 잊히고, 남는 건 60m 물줄기가 만든 청량감뿐이다. 무더위가 한창인 지금, 큰 비용 들이지 않고 계곡과 폭포를 함께 누릴 수 있는 이 코스는 여름철 하루 나들이로 부족함이 없다.
아이 동반 가족이라면 952개 계단을 감안해 이른 오전 출발을 고려해 볼 만하고, 체력에 자신 있는 이들은 오후 늦게 올라 폭포 앞에서 해 질 녘 서늘한 공기를 맞이하는 것도 방법이다.
Comments
이엔짱
07.31 09:41
인커밍
07.3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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