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회야댐 생태습지
울산 회야댐 생태습지, 여름 한정 탐방길 열린다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말에는 늘 '출입 금지'라는 팻말이 따라붙는다. 울산 시민 약 55%의 생활용수를 책임지는 회야댐 유역도 마찬가지다. 1986년 건설된 이 댐의 상류, 589만2000㎡에 달하는 보호구역은 평상시 외부인의 발길이 철저히 차단된 비공개 지대다.
그런데 이 물의 경계선 안쪽에 매년 여름이면 시민에게 문을 여는 곳이 있다.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 46.6%를 걸러내는 정화력이 입증된 회야댐 생태습지, 통제와 개방이 공존하는 이 공간의 이야기다.
물을 걸러내는 습지가 사람도 걸러 받는다
회야댐 생태습지(울산광역시 울주군 웅촌면 통천리 산109-1번지)는 2002년 회야강 상류 수질 정화를 목적으로 조성된 인공 습지다.
연꽃 5만㎡와 부들·갈대 등 수생식물 군락 12만3000㎡가 어우러져 있으며, 이 식생 덕분에 총질소(T-N) 43.2%, 총인(T-P) 27.3%의 오염물질 제거 효과까지 확인된 바 있다. 즉 이곳은 애초에 사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물을 위한 공간으로 태어났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물을 살리는 이 정화 기능이 오히려 사람을 부르는 이유가 됐다. 연꽃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 습지 본연의 기능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극히 제한적인 관람이 허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2012년부터 매년 연꽃 개화기에 맞춰 이어져 온 이 개방은, 통제 구역을 없애는 대신 통제된 방식으로 문을 여는 절충안인 셈이다.
좁은 문, 한정된 시간
올해 탐방 운영 기간은 7월 21일부터 8월 14일까지로, 선착순 신청은 이미 7월 13일 오전 10시부터 시작됐다. 상수원 보호라는 원칙은 여전히 살아 있어 하루 탐방 인원은 7월 현재 10명으로 엄격히 제한되며, 이용 시간도 오전 8시 20분부터 11시 30분까지로 짧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일이라 실제 운영일은 한 달보다 더 좁혀진다. 과거에는 오전·오후 회차를 나누거나 인원수를 조정하는 식으로 매년 운영 방식이 조금씩 달라져 왔다고 전해지는데, 이런 변화는 결국 생태 보전과 개방 사이에서 균형점을 계속 찾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탐방은 통천초소 인근 만남의 광장에서 출발해 습지까지 이어지며, 성인 걸음 기준 왕복 2시간가량이 소요된다.
걷는 길이 곧 배우는 시간이다
이곳의 탐방은 단순한 산책이 아니라 생태해설사가 동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가깝다고 안내된다. 습지의 풍경을 눈으로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생식물이 어떻게 오염물질을 걸러내는지 그 원리를 직접 체험하는 구성이다.
이런 특색 덕분에 이 생태공원은 '올해의 숨은 관광지'로 선정된 이력도 지니고 있다. 참여 자격은 안전을 이유로 초등학교 4학년 이상으로 한정되지만, 지역 제한은 없어 울산 시민뿐 아니라 타 지역 거주자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생태계 보호와 안전을 위해 긴바지와 운동화 착용이 필수이며, 반바지나 샌들 차림은 입장이 제한되는 것으로 안내된다.
신청은 클릭 몇 번, 참가는 무료다
탐방 입장료는 전액 무료이며 방문객을 위한 주차 공간도 마련돼 있어 접근 부담이 적다.
신청은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 홈페이지의 생태습지탐방신청 메뉴를 통해 선착순으로 접수하며, 희망 날짜와 개인정보를 입력한 뒤 담당자의 연락을 받으면 절차가 마무리된다. 습지 관리는 회야정수사업소 관리팀이 전담하고 있어 관련 문의는 052-229-6411로 하면 된다.
물을 지키기 위해 닫아둔 문이 물을 이해시키기 위해 잠깐 열리는 셈이다. 이 짧은 개방은 관광지 하나를 늘리는 일이 아니라, 평소 존재조차 몰랐던 상수원의 작동 방식을 시민이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기회에 가깝다.
연꽃이 절정을 이루는 7월 말에서 8월 중순 사이, 하루 100명이라는 좁은 문 안에 들 준비가 됐다면 신청 페이지부터 먼저 열어볼 일이다.
Comments
이엔짱
07.3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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