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 상림공원
함양 상림공원
1,100년 이어온 천연기념물 인공림
여름 한낮, 매미 소리만 가득한 숲길에 들어서면 누구나 이곳을 태곳적 원시림이라 여기기 쉽다. 이 울창한 그늘은 자연이 아니라 사람의 손끝에서 시작됐다.
보통 자연 발생림은 오랜 세월 스스로 뿌리내린 결과지만, 이 숲은 처음부터 재해를 막으려는 뚜렷한 목적으로 조성됐다는 점에서 다르다.
위천이 자주 범람해 마을을 위협하자 둑을 쌓고 나무를 심어 물길을 다스린 것이 이 숲의 시작이었으며, 그 일을 주도한 인물이 통일신라 진성여왕 시절 함양태수로 부임했던 최치원이다.
기록으로 남은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숲으로 꼽히는 상림공원은 1,100여 년이 흐른 지금 21헥타르에 이르는 울창한 생태 공간으로 자라나 함양을 대표하는 명소가 됐다.
상림공원
상림공원(경상남도 함양군 함양읍 필봉산길 49)은 위천 범람 방지를 위해 둑을 쌓고 수목을 식재한 데서 출발했으며, 과거에는 '대관림'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세월이 흐르며 숲 일부가 훼손돼 지금의 상림과 하림으로 나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오늘날 남아 있는 구간이 바로 상림이다. 이 숲은 홍수를 막아 마을을 지키던 실용적 구조물이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깊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62년 천연기념물 제154호로 지정됐으며, 지정일은 12월 3일과 12월 7일 두 기록이 함께 안내되고 있다.
사람이 만든 숲이 국가 차원의 보호를 받는 사례라는 점에서, 상림은 조경사와 치수사(治水史)를 동시에 증언하는 셈이다.
400여 종 2만 그루가 만든 생태 둑
둑을 따라 조성된 숲은 길이 1.6km, 상림공원 전체 면적은 21ha(약 63,525평)에 이르며, 이 구간에만 120여 종의 나무가 식재돼 있다.
전체 공원으로 넓히면 느티나무, 졸참나무, 갈참나무, 개서어나무를 비롯해 400여 종의 수목 2만여 그루가 뿌리를 내리고 있어 단일 인공림치고는 이례적인 생물 다양성을 보인다.
그중에는 500~700여 년의 세월을 버텨온 노거수도 자리해 숲이 품은 시간의 두께를 짐작하게 한다. 특히 공원 안쪽에는 느티나무와 개서어나무의 몸통이 하나로 합쳐져 자라는 연리목이 자리하고 있어 방문객의 발길을 자주 멈추게 한다.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오랜 시간 서로 얽히며 자라온 흔적인 만큼, 이 연리목은 숲의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지점으로 꼽힌다.
함화루·정여창 고택 잇는 산책
공원 초입에는 옛 함양읍성의 남문이었던 함화루가 정면 3칸·측면 2칸의 2층 누각 구조로 남아 있어 숲의 관문 역할을 한다.
공원 내부에는 함양군 각지에 흩어져 있던 비석들을 한데 모아 관리하는 선정비군도 조성돼 있어, 걷는 것만으로도 지역 역사를 훑을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개평한옥마을의 일두 정여창 고택은 대지 면적 약 3,000평 규모로 조선 시대 사대부가의 면모를 간직하고 있어, 상림공원과 함께 둘러보기 좋은 역사 코스로 이어진다.
연꽃·경관단지·실용 정보
공원 내 연꽃단지에서는 백련·홍련·수련 등 다양한 연꽃을 감상할 수 있으며, 경관단지에는 버들마편초·빅베고니아·숙근샐비어·해바라기 등이 계절에 맞춰 피어난다.
대전통영고속도로 함양IC와 함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차량으로 약 5분 거리라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상림공원 입장료, 주차장 이용료는 모두 무료이고 별도 운영시간 제한 없이 연중무휴 개방된다.
숲 보호를 위해 정해진 산책로 이용이 권장되며, 여름철 폭염 등 기상 상황에 따라 안전한 관람이 필요하다.
천 년 전 홍수를 막으려던 둑이 오늘날 도심 한복판의 그늘이자 쉼터로 자리 잡았다는 사실은, 인간이 만든 구조물도 시간이 쌓이면 자연의 일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요즘, 연꽃과 경관단지 꽃들이 함께 피어 있는 이 계절이야말로 상림의 두 얼굴, 인공의 역사와 자연의 숨결을 동시에 느끼기에 가장 알맞은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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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치킨
08.0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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