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천불동계곡
속초 천불동계곡
사시사철 아름다운 설악 대표 계곡
계곡물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계절이다. 후텁지근한 공기를 피해 어디든 떠나고 싶은 마음에 검색창에 계곡 이름부터 넣어보는 사람이 많다. 시원한 물줄기 한 번 담그고 오면 여름 한 철은 버틸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도 함께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 도착해서는 예상과 다른 풍경에 당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강원특별자치도 속초시 설악동 일대에 자리한 천불동계곡이 대표적이다.
국내 3대 계곡 중 하나로 꼽히는 이곳은 발 담그고 쉬는 피서지가 아니라, 왕복 15km가 넘는 본격 트레킹 코스이기 때문이다.
이름만 듣고 계곡 나들이를 계획했다가는 초반부터 코스 자체가 완전히 다른 성격이라는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준비 없이 나섰다가는 체력도 시간도 예상을 훌쩍 넘기기 십상이다.
천불동계곡
천불동계곡은 안전을 위해 전 구간 물놀이가 금지되어 있다. 계곡을 따라 도깨비 얼굴을 닮은 귀면암과 다섯 갈래 물줄기가 쏟아지는 오련폭포 등 절경이 이어지지만, 발을 담그거나 몸을 적시는 행위는 어디서도 허용되지 않는다.
이름 자체도 물놀이와는 거리가 멀다. 계곡 양옆으로 늘어선 기암괴석이 마치 천 개의 불상을 세워놓은 듯하다는 데서 천불동이라는 이름이 붙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초행자들이 자주 착각하는 지점이 하나 더 있는데, 설악산 하면 떠올리는 비룡폭포와 토왕성폭포는 이 코스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두 폭포는 외설악의 별도 갈래 경로에 있어, 천불동계곡 트레킹만 목적이라면 굳이 들르지 않아도 된다. 다만 입장료는 무료로 운영되고 있어 부담은 크지 않으며, 유료 주차장을 이용하면 접근 자체는 어렵지 않은 편이다.
왕복 15.4km 예닐곱 시간의 무게
이 계곡의 진짜 난이도는 숫자에서 드러난다. 설악동 소공원에서 천당폭포까지 다녀오는 왕복 거리는 약 15.4km에 달하며, 이를 완주하는 데 예닐곱 시간이 걸린다. 초입부터 힘든 것은 아니다.
소공원에서 신흥사를 거쳐 비선대에 이르는 초반 약 3km 구간은 완만한 산책로로 조성돼 있어 가족 단위로도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비선대를 지나면 본격적인 산행 구간이 시작되고, 특히 양폭포에서 천당폭포로 이어지는 약 1km 구간은 가파른 철계단으로 이루어져 있어 체력 소모가 급격히 커진다.
완만한 산책로만 상상하고 나섰던 이들이 이 구간에서 발걸음을 돌리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산행 중간 거점인 양폭대피소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된다.
하절기 입산 시간
체력만큼 중요한 것이 시간 관리다. 하절기 기준 입산 가능 시간은 새벽 3시부터 오후 2시까지이며, 하산은 일몰 전까지 마쳐야 한다.
왕복 예닐곱 시간이 걸리는 코스인 만큼, 이 시간표를 거꾸로 계산해 출발 시각을 정하는 것이 안전한 완주의 핵심이다.
코스별 운영시간이 조금씩 다를 수 있어 출발 전 확인이 필요하며, 코스는 연중 휴무 없이 열려 있어 계절과 무관하게 도전할 수 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3대 계곡 중 유독 다른 존재감
천불동계곡은 일명 설악골 계곡으로도 불리며, 지리산 칠선계곡, 한라산 탐라계곡과 함께 국내 3대 계곡으로 꼽힌다.
비선대부터 대청봉까지 약 7km에 걸쳐 형성된 이 계곡은 세 곳 중에서도 접근성과 절경을 동시에 갖춘 편이다.
반면 경상남도 함양군의 칠선계곡은 7개의 폭포와 33개의 소를 품고 있어 같은 3대 계곡이라도 저마다 걷는 방식과 준비물이 달라지는 셈이다.
물놀이를 기대하고 왔다가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기암괴석과 폭포가 빚어내는 풍경에 예상보다 긴 시간을 쏟고도 아쉬워하며 내려오는 이들도 있다.
결국 이 계곡의 매력은 물이 아니라 길 자체에 있다는 사실을 걸어본 사람만 알게 된다. 장마 뒤 수량이 풍부해진 지금이 절경을 보기엔 좋은 시기이니, 새벽 일찍 출발해 넉넉한 시간표를 짜두는 편이 후회 없는 완주로 이어질 것이다.
Comments

CNXcafe
08.03 06:33
이엔짱
08.03 09:36
인커밍
08.0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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