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국립공원 사기막야영장
북한산국립공원 사기막야영장의 친환경 실험
새벽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서늘한 공기가 텐트 자락을 스치는 계절, 수도권에서 국립공원 안에 텐트를 칠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있다. 불멍도, 숯불도, 심지어 내연기관 차량조차 허락하지 않지만, 그 대신 밤하늘의 별과 청정한 산 공기를 고스란히 내어주는 곳이다.
이곳은 국내 최초로 저공해차·공공우수·탄소중립·자연힐링 네 가지 정부 공식 인증을 동시에 획득한 친환경 야영장이기도 하다. 편리함을 살짝 덜어낸 자리에 무엇을 채웠는지 알고 나면, 다음 캠핑지로 이곳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1100W 제한 뒤에 숨은 77.65㎾ 발전소
일반야영장의 전기용품 사용은 최대 1100W로 제한된다. 얼핏 아쉬워 보이지만, 이 제한은 야영장이 직접 생산하는 전력 규모와 맞물려 있어 오히려 반갑다.
이곳의 재생에너지 생산량은 시간당 77.65㎾에 달하는데, 형광등 1,939개를 한 시간 동안 켤 수 있는 전력량과 맞먹는다. 개별 이용객의 전기 사용을 조금 아끼는 대신, 야영장 전체가 필요한 에너지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구조인 셈이다.
취사가 필요하면 외부 테라스 콘센트로 전기그릴이나 가스버너를 사용할 수 있으며, 전기그릴은 무료로 대여되고 다회용기는 2인 5,500원, 4인 9,900원으로 준비돼 있어 짐을 줄이고 싶은 이들에게도 반갑다.
등유·휘발유 버너와 난방기구, 숯불·장작을 이용한 불 사용은 전면 금지되지만, 그만큼 밤이 되면 인공의 불빛 대신 자연의 어둠과 별빛이 온전히 살아난다.
내연차 대신 무공해차만 들어오는 이유
이 야영장에는 1종 무공해 저공해 자동차, 즉 전기차와 수소차만 출입과 운행이 허용된다. 덕분에 매연도, 엔진 소음도 없이 산속 고요함을 온전히 누릴 수 있다.
반려동물 동반 입장은 불가능하고 배달 오토바이 출입도 막혀 있어 조금 번거로울 수 있지만, 그만큼 야영장 전체가 조용하고 정돈된 분위기를 유지한다.
전 구역이 금연 구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밤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는 소등제를 운영해 인공조명을 최소화한다. 이 덕분에 도심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밤하늘의 별을 관측하거나 야간 생태를 관찰하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3만5,000㎡ 부지에는 탄소중립폴과 태양광 발전,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자전거 페달 자가발전 시설을 갖춘 탄소제로 영지 4곳이 마련돼 있어, 아이와 함께라면 놀이처럼 친환경을 체험하기에도 좋다.
백운대 최단 코스와 둘레길이 만나는 자리
이 야영장(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북한산로618번길 130)은 숨은벽을 지나 백운대에 오르는 가장 짧은 코스가 시작되는 지점에 자리하며, 북한산 둘레길 11구간 효자길과 12구간 충의길이 만나는 중간 지점이기도 하다.
산행과 캠핑을 한 번에 즐기려는 이들에게는 이보다 반가운 위치를 찾기 어렵다. 부지 내에는 일반야영지 27동을 비롯해 하우스형 카라반, 솔막, 산막텐트 등 체류 기반시설 43동이 조성돼 있어 취향에 맞는 숙영 방식을 고를 수 있다.
코인 샤워장과 개수대, 어린이 놀이터까지 갖춰 가족 단위 이용도 넉넉하다. 소화기 104대와 화재감지기 113대 등 안전시설도 촘촘히 배치돼 있어, 자연 속에서도 마음 놓고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예약 전 확인할 요금과 운영 시간
일반야영장은 오후 2시 입실, 낮 12시 퇴실이며 특화야영장은 오후 3시 입실, 오전 11시 퇴실로 운영되는데, 요금은 중형 기준 주중 6,000원·주말 및 성수기 9,000원, 대형 기준 주중 9,000원·주말 및 성수기 12,000원 수준으로 부담이 크지 않다.
산막텐트형은 주중 5만 원·주말 및 성수기 6만 원이며, 하우스형은 C형이 주중 5만5,000원·주말 및 성수기 7만 원, B형이 주중 6만 원·주말 및 성수기 9만 원으로 8월 현재 안내되고 있어 취향과 예산에 맞춰 고를 수 있다.
매주 수요일이 휴무이지만 공휴일과 7~8월, 10월 1일부터 11월 15일까지의 성수기에는 예외로 정상 운영되니, 이 기간을 활용하면 평소보다 여유롭게 일정을 짤 수 있다. 문의는 안내센터(02-388-3301)나 탐방·시설 예약안내(1670-9201)로 가능하다.
불편함을 감수하게 만드는 규정들이 오히려 이 야영장을 국내에서 보기 드문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어낸다. 전기를 아끼는 대신 스스로 전력을 만들고, 불을 금지하는 대신 별빛을 남겨두는 방식은 캠핑의 즐거움을 한층 새로운 각도에서 보여준다.
산행과 야영을 함께 계획하고 있다면, 서늘한 공기가 반가운 이 계절이야말로 성수기 예외 규정을 확인하고 무공해차 이용 여부만 점검해 떠나기 좋은 때다.
Comments

푸른빗
08.08 17:05
JinB
08.08 20:34
인터봉지
08.09 08:17
인커밍
08.0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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