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
민둥산이 품은 초록 반전
지금 그 자리에 서면 편백나무 향이 먼저 코끝을 스친다. 하지만 이 울창한 숲이 원래부터 이런 모습이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1958년 이곳은 나무 한 그루 자라지 않는 민둥산이었다.
장흥의 억불산 자락, 지금은 사람들이 힐링을 찾아 몰려드는 이 공간은 누군가 맨손으로 일군 인공림이었다. 자연이 스스로 만든 숲이 아니라, 사람이 시간을 들여 완성한 숲이라는 사실이 이곳을 더 특별하게 만든다.
헐벗은 땅에서 시작된 조림의 역사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장흥군 장흥읍 우드랜드길 180에 위치한 이 숲은 손석연이 1958년부터 1964년까지 민둥산 일대를 사들여 나무를 심으면서 시작됐다. 당시엔 척박한 야산이었을 이 땅이 지금은 120ha에 달하는 광활한 편백숲으로 자리 잡았다.
억불산 자락 기슭을 따라 뻗은 숲에는 수령 40년생 편백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다. 나무를 심는 데 그친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가지치기와 관리를 거듭했기에 지금의 밀도 높은 숲이 가능했다는 점이 이 조림 역사의 핵심이다.
결국 이곳은 자연이 준 선물이 아니라 사람이 시간을 들여 되돌려준 산인 셈이다.
계단 없는 말레길이 여는 숲의 문턱
숲이 아름다워도 오르기 어렵다면 반쪽짜리 힐링에 그친다. 억불산 정상까지 이어지는 '말레길'은 계단 없는 완만한 무장애 데크길로 설계돼 휠체어나 유모차로도 오를 수 있다. 경사면이 많은 산자락의 한계를 데크 하나로 풀어낸 셈이다.
여기에 톱밥을 깔아 발걸음이 부드러운 산책로와 나무 높이에 맞춰 공중을 걷는 하늘길(하늘덱)까지 마련돼 있어, 걷는 방식에 따라 숲을 느끼는 시선도 달라진다.
지면을 걷다가 어느 순간 나무 사이 공중으로 올라서면 편백숲 전체를 내려다보는 감각을 얻게 된다. 무장애 설계와 다층적 산책로가 맞물리면서 이 숲은 나이나 체력과 무관하게 열린 공간이 됐다.
목재로 지은 숙소와 치유 프로그램
숲 안쪽에는 자연자원을 활용해 지은 한옥, 황토흙집, 목재주택 형태의 생태건축 숙소가 자리한다. 숲의 재료로 지은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경험은 단순한 숙박을 넘어선다.
더불어 목재문화전시관, 전남목공예센터, 목공건축체험장, 숲 치유체험장, 편백소금집(찜질방) 같은 시설이 갖춰져 있어 체험의 폭이 넓다.
산림치유 프로그램과 유아숲체험 프로그램, 숲해설 프로그램도 운영되기 때문에 연령대에 따라 골라 참여할 수 있다. 여기에 강의실, 난대자생식물원, 전시관까지 갖추고 있어 하루 코스로도, 며칠짜리 체류형 휴양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이용시간과 요금, 문의처까지
기본 이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8월 현재 연중무휴로 운영돼 계절과 요일에 구애받지 않고 찾을 수 있다. 차량 주차도 가능해 접근성이 높지 않은 편이다.
개인 입장료는 성인 3,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000원이며, 20인 이상 단체로 방문하면 성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500원으로 할인된 요금이 적용된다.
시설 이용에 관한 문의는 전화(061-864-0063)로 가능하며, 공식 홈페이지(http://www.jhwoodland.co.kr)에서도 세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민둥산이 편백숲으로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시간의 무게를 알고 나면 지금 숲을 걷는 발걸음이 조금은 다르게 느껴진다. 사람이 만든 숲이라는 사실은 이 공간을 자연 관광지가 아니라 하나의 역사로 바라보게 만든다.
무더위가 이어지는 요즘, 계단 없이 오를 수 있는 말레길과 공중을 걷는 하늘길은 체력에 자신 없는 이들에게도 열린 선택지가 된다. 편백나무 향이 짙어지는 여름, 가족 단위든 단체든 각자의 속도로 이 숲을 걸어볼 만하다.
Comments
인터봉지
08.17 08:53
인커밍
08.17 15:19
머시기
08.18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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