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용문사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와 산길이 이어진 관광지
늦여름 산자락에 초록이 짙어지면 양평 용문산 골짜기는 유독 서늘해진다. 그 초입에 서 있는 은행나무 한 그루는 '동양에서 가장 크다'는 말로 자주 소개되지만, 정작 국가유산으로서의 공식 이름은 훨씬 단출하다.
나무 한 그루를 둘러싼 이야기와 사찰의 오랜 역사, 그 뒤로 이어지는 산길까지 한데 묶여 있는 곳이 바로 용문사다. 소문과 기록 사이의 간극을 짚어보면 이 공간이 품은 진짜 이야기가 드러난다.
천연기념물 제30호, 숫자로 보는 은행나무
용문사 은행나무는 '동양 최대'라는 수식어보다 국가유산 지정 정보로 먼저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이 나무는 1962년 12월 7일 천연기념물 제30호로 지정됐으며, 국가유산 분류상 자연유산·천연기념물·문화역사기념물·종교 항목에 걸쳐 있다.
나이는 약 1,100살로 추정되고 높이는 42m, 뿌리 부분 둘레는 15.2m에 이른다. 가지는 동서로 28.1m, 남북으로 28.4m가량 퍼져 있어 나무 아래 서면 하늘이 온통 가려질 정도다.
국가유산 자료에는 지정 대상 수량이 1주로 등재돼 있으며, 소재지는 양평군 용문면 신점리 626-1번지다. 소유자는 대한불교조계종 용문사이고 관리단체는 양평군이 맡고 있어, 오랜 세월 사찰과 지자체가 함께 지켜온 나무라 할 수 있다.
전설도 두 갈래로 전해지는데, 신라 경순왕의 아들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가던 길에 심었다는 이야기와 의상대사의 지팡이가 뿌리내려 자랐다는 이야기가 나란히 남아 있다.
913년 창건설과 이어진 중창의 기록
용문사는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용문산 자락, 용문산관광단지 안에 자리한 대한불교조계종 사찰이다.
창건 시기는 신라 신덕왕 2년인 913년으로 전하며 대경대사가 창건했다는 기록이 있지만, 일설에는 경순왕이 재위 기간인 927년에서 935년 사이 직접 행차해 창건했다는 이야기도 함께 전해진다.
고려 우왕 4년인 1378년에는 지천대사가 개풍 경천사의 대장경을 옮겨와 봉안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으며, 조선 태조 4년인 1395년에는 조안화상이 용문사를 중창했다는 기록도 있다.
이렇듯 신라부터 고려, 조선을 거치며 여러 차례 이어져 온 셈이다. 경내에는 대웅전과 산령각, 칠성각, 요사채, 일주문에 더해 템플스테이 수련관과 다원까지 갖춰져 있어, 옛 기록의 흔적과 오늘날의 쓰임이 함께 남아 있다.
용각바위와 마당바위로 이어지는 산길
은행나무를 지나 계곡을 따라 오르면 산길이 이어진다. 용문사에서 계곡을 따라 2km쯤 올라간 산중턱에는 용의 뿔을 닮았다는 용각바위가 있고, 여기서 다시 더 오르면 대형 바위인 마당바위에 닿는다.
일부 공개 자료에서는 용각바위에서 마당바위까지의 거리가 약 1km이며, 마당바위는 약 100명이 앉아 쉴 수 있는 규모로 안내된다.
등산객들의 쉼터로 활용되는 이 산길을 걷는 대신 사찰 안에서 머무는 방법도 있는데, 용문사 템플스테이는 휴식형과 체험형 두 가지로 나뉘어 방문객이 원하는 유형을 골라 참여할 수 있다.
주차요금과 상시 개방, 방문 전 확인할 정보
용문사(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용문산로 782)는 상시 개방되며 휴일 없이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전 연령이 체험 가능하고 화장실도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 방문에도 무리가 없으며, 문의는 전화 031-773-3797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주차는 용문산관광단지 안 1,000대 규모 주차장을 이용하면 되는데, 요금은 소형차 1,000원, 중·대형차 3,000원, 버스 5,000원으로 차종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산길까지 걸을 계획이라면 편한 신발과 여유 있는 일정을 갖추는 편이 좋다.
천연기념물이라는 이름 뒤에는 신라부터 이어진 사찰의 시간과, 산길을 오르내리며 쌓인 발걸음의 흔적이 함께 쌓여 있다. '동양 최대'라는 수식어를 걷어내고 나면 오히려 1,100년 가까운 세월을 견뎌온 나무 한 그루의 존재감이 더 선명해진다.
선선해지는 계절, 은행나무 아래에서 산길로 이어지는 동선을 따라가 보면 숫자로만 남던 기록이 실제 풍경으로 바뀌는 순간을 만나게 된다.
Comments
털밑썸씽
08.28 01:32
이엔짱
08.28 09:49
인커밍
08.28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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