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용월사
여수 용월사
관세음보살이 남해를 마주 보는 절벽 사찰
오후 늦게 여수 돌산 여행을 시작한 이들이라면 가장 먼저 궁금한 것이 이용 가능 시간과 입장료일 것이다. 다행히 답은 간단하다.
용월사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열어두고, 연중무휴에 입장료도 받지 않는다. 늦은 오후 일정에도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다는 뜻이다.
남해가 훤히 트인 절벽 위에 자리한 이 사찰은 관세음보살이 머문다는 보타락정토를 본떠 지어졌다고 전해지며, 바다와 신앙 공간이 겹쳐지는 독특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가을 국화가 피기 시작하는 요즘, 이곳을 걷는 일은 계절과 신앙이 함께 스치는 경험이 된다.
용월사
용월사(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여수시 돌산읍 월전길 129-60)는 돌산읍 우두리 봉해산을 등지고 남해 바다를 마주한 자리에 있다. 해안 절벽의 높이가 20여 미터를 넘어서는 지점에 세워진 덕분에, 경내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수평선이 시야 가득 펼쳐진다.
이러한 지형은 우연이 아니라 사찰의 성격과 맞닿아 있다. 관세음보살이 머무는 보타락정토를 모델로 삼아 지어졌다는 설명이 전해지는 만큼, 바다를 마주 보는 배치 자체가 신앙적 의미를 담고 있는 셈이다.
경내 해수관음상 역시 남해를 향해 서 있고, 원통전에 모셔진 천수천음관세음보살 뒤로는 별도의 탱화 대신 실제 수평선이 배경처럼 펼쳐진다. 인공 그림보다 눈앞의 바다를 그대로 살린 구성이 이 사찰만의 독특한 지점이다.
원통전과 계절이 그리는 사계절 풍경
원통전은 관세음보살을 주불로 모신 공간이며, 다포식 공포가 기와지붕을 떠받치는 전통 목조 구조를 갖추고 있다.
경내에는 관세음보살 외에도 석가모니부처와 아미타부처, 지장보살, 산신, 용왕 등 여러 불보살이 함께 봉안돼 있어 다양한 기도 대상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여기에 계절마다 바뀌는 식생이 더해지면서 방문 시기에 따라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봄에는 벚꽃과 철쭉이, 여름에는 수국과 치자가 피고, 가을이면 국화가 경내를 채우며, 겨울에는 동백꽃이 붉게 물든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예불이 봉행되고 음력 초하루마다 수행법회가, 분기별로 방생법회가 열리며, 동지법회와 매년 1월 1일 일출 철야법회까지 이어지는 만큼 사계절 내내 신앙 활동이 끊이지 않는 공간이다.
1985년 발원에서 시작된 수십 년 불사
용월사의 시작은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일스님과 용선화보살이 사찰 건립을 발원하면서 불사가 첫걸음을 뗐고, 1992년에는 지금의 부지가 확정돼 토지 매입과 정지작업이 시작됐다.
1994년 대웅전 부지와 요사체 1동이 먼저 완성됐으며, 1996년에는 승방과 신도 활용공간으로 쓰이는 두 번째 요사체가 부분 완공됐다.
같은 해 대웅전 건립불사가 본격 시작되고 한국불교태고종에 정식 등록됐으며, 이후 대웅전이 완성되면서 낙성법회가 열렸다. 2000년에는 해수관음상과 해수관음전이 모습을 갖췄고, 2004년에는 제2 요사체와 원통전, 용왕당의 외부 공사가 마무리됐다.
2005년 시작된 범종불사는 2년 뒤 범종과 범종각 완성으로 결실을 맺어, 지금의 사찰 전경이 완성되기까지 20년 넘는 시간이 쌓인 셈이다. 경내에는 화장실과 주차 공간도 마련돼 있어 이용에 큰 불편이 없다.
돌산공원까지 이어지는 여행 동선
용월사 참배 후에는 인근 돌산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좋다. 돌산공원(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여수시 돌산읍 우두리 산 1) 역시 연중무휴로 개방되며 입장료가 없고, 주차 요금도 무료여서 승용차 150대와 대형차 15대까지 수용할 수 있다.
87,000여 평에 이르는 넓은 부지는 1987년 조성됐으며, 2004년에는 SBS 아침드라마 '선택'의 세트가 이곳에 설치돼 촬영지로도 이름을 알렸다.
특히 공원 중앙에는 1994년 삼여통합과 관련한 자료를 담은 타임캡슐이 묻혀 있는데, 100년 뒤인 2098년 4월 1일 개봉될 예정이라 지금 이곳을 찾는 이들은 아직 열리지 않은 미래의 기록 위를 걷고 있는 셈이다.
절벽 위의 사찰과 언덕 위의 공원, 두 공간은 서로 다른 시간의 층위를 품고 있다. 하나는 20년 넘게 이어져 온 신앙의 축적이고, 다른 하나는 100년 뒤에야 열릴 약속이다. 그 사이를 오가는 동안 여행자는 자연스레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스치게 된다.
가을 국화가 피어나는 지금, 늦은 오후에도 문이 열려 있는 이 해안 사찰과 무료로 개방된 언덕 공원은 부담 없이 하루 일정에 끼워 넣을 수 있는 조용한 목적지가 되어준다.
Comments
순살비아
09.05 16:14
잉여
09.06 06:42
인커밍
09.0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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