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 태종사
부산 영도 태종사
바다 위 산사를 물들인 수국 군락
장마가 시작되기 직전, 습한 공기 사이로 푸른 기운이 짙어지는 계절이 있다. 하늘이 흐려도 오히려 빛이 바래지 않는 꽃, 수국이 피어나는 시간이다.
서늘한 안개가 앉은 숲속 산사에서 청자빛과 자줏빛이 뒤섞인 꽃 무더기가 계단을 채우는 풍경은 여름의 도입부가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음을 새삼 일깨운다.
부산 영도의 해안 절벽과 울창한 숲이 맞닿은 자리, 도성 스님이 40여 년에 걸쳐 국내외 명소에서 품종을 하나씩 수집해 심은 30여 종의 수국이 경내 전체를 가득 메운 사찰이 있다.
인도 보리수의 직계 후손목과 스리랑카 정부가 기증한 부처님 진신사리까지 품은 곳으로, 화려한 꽃밭과 근본불교도량의 고요함이 기묘하게 어우러진다.
태종대공원 숲속에 자리한 수국 사찰의 역사
태종사(부산광역시 영도구 전망로 119)는 태종대공원 내 해안 절벽과 산자락이 만나는 자리에 위치한 대한불교조계종 사찰이다.
1976년 도성 스님이 창건한 이 사찰은 스리랑카와 인연이 깊은 근본불교도량으로, 스리랑카·태국에서 봉안된 불상과 남방불교의 색채가 공존하는 독특한 공간이다.
1983년 9월에는 스리랑카 유학생 오병문의 소개로 스리랑카 정부가 부처님 진신사리 1과와 보리수나무 2본을 기증하면서 사찰의 상징성이 한층 깊어졌으며, 인도 원산 보리수의 후손목으로 전해지는 이 나무는 현재도 경내에서 자라고 있다.
40년 정성으로 완성된 30여 종 수국 군락의 장관
태종사의 수국은 자연스럽게 자란 게 아니다. 도성 스님이 40여 년에 걸쳐 국내외 수국 명승지를 직접 찾아다니며 품종을 수집하고 경내에 식재한 결과물이다.
현재 4,000여 그루에 이르는 군락은 청색·자주색·분홍색·흰색 등 30여 종이 뒤섞여 있으며, 같은 시기에도 토양 산도와 품종에 따라 색이 달라 한 경내에서 다양한 수국을 한눈에 관찰할 수 있다.
대웅전 앞 계단과 사리탑 주변 수국길이 사진 촬영 명소로 꼽히며, 사찰 건물·불상과 수국이 함께 담기는 구도는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수국 개화 시기는 6~7월이며, 절정기는 6월 말~7월 초다.
무료 입장부터 다누비열차까지, 방문 전 확인 정보
태종대공원과 태종사 입장은 모두 무료이며, 태종대공원은 하절기(3~10월) 04:00~24:00, 동절기(11~2월) 05:00~24:00 운영된다. 다만 태종사 자체 개방시간은 공원 운영시간과 다를 수 있어 방문 전 현지 안내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
대중교통은 부산역에서 88·101번 버스 이용 후 태종대입구에서 하차하면 된다. 태종대공원 순환 관광열차인 다누비열차(성인 4,000원, 청소년 2,000원, 어린이 1,500원)를 이용하면 태종사를 포함한 주요 전망 포인트를 편하게 연결할 수 있다.
공원 내 유료 공영주차장이 운영되며, 수국 절정기와 축제 기간에는 혼잡이 예상되므로 평일 오전 또는 늦은 오후 방문을 권한다. 경사와 계단이 많은 산사 지형인 만큼 미끄럼 방지 운동화와 여름철 모자·선크림을 챙기는 것도 필요하다.
태종사는 40년 넘는 정성이 켜켜이 쌓인 공간이다. 스리랑카에서 건너온 보리수와 진신사리가 지키는 근본불교도량 위로, 매해 여름이면 수천 그루의 수국이 산사 전체를 뒤덮는다. 꽃과 신앙이 나란히 공존하는 이 풍경은 다른 곳에서 쉽게 만나기 어렵다.
청자빛 꽃길 사이로 바다 내음이 스며드는 7월 초, 영도 산자락으로 향해 이 짧고 선명한 계절을 온전히 느껴보길 권한다.
Comments
jahee0720
05.21 13:16
제시카
05.21 14:22
찰져81
05.21 14:56
tom99
05.2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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