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
삼척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
마침내 철책 거두고 드러낸 비밀의 바닷길
해 질 무렵 삼척 바닷가에 서면 어느 쪽 백사장에서 걸음을 뗄지부터 고민이 생긴다. 덕산해수욕장의 완만한 모래사장과 맹방해수욕장의 넓은 주차장이라는 두 갈래 입구가 나란히 놓여 방문객을 맞이하기 때문이다.
이곳 덕봉산해안생태탐방로(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근덕면 덕산리)는 과거 오랫동안 군 경계 철책에 둘러싸여 있다가 철거된 뒤 2021년 53년 만에야 비로소 일반인들에게 열린 특별한 길이다.
오랫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공간인 만큼 더 낯설게 느껴지며, 그 때문에 어디서 산책을 시작하느냐에 따라 체감하는 풍경과 걷는 즐거움이 크게 달라지곤 한다. 출발지 하나를 고르는 일부터 이번 탐방의 진짜 재미가 시작되는 셈이다.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
덕산해수욕장 방향은 넓게 펼쳐진 백사장을 거쳐 평탄하게 탐방로 입구로 진입할 수 있어 초행길 방문객도 편안하게 걸음을 떼기 좋다.
오르막 경사 역시 맹방 방향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월한 편이라 외나무다리를 건너는 일에 부담을 느끼는 관광객이라면 덕산 쪽에서 출발하는 동선이 한결 매끄럽다.
백사장 주변으로는 카페와 상가가 모여 형성되어 있어 산책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음료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기에도 유용하다. 반면 맹방해수욕장 쪽은 차량을 세우기 편리한 대형 주차장이 잘 마련되어 있어 자차 방문객의 접근성이 뛰어난 편이다.
다만 진입로에서 탐방로 입구까지 외나무다리를 따라 길게 걸어가야 하므로 특유의 아슬아슬한 운치를 즐길 수 있는 반면,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에는 다리 위를 건널 때 주의를 기울여야 안전하다.
317m 숲길과 626m 해안길의 선택
전체 코스는 내륙 탐방로 317m 구간과 해안 탐방로 626m 구간으로 확연히 구분되는데, 각기 다른 매력을 품고 있어 취향에 맞게 코스를 조율할 수 있다. 내륙 코스는 울창한 대나무 숲과 다채로운 자생식물이 그늘 터널을 만들어내는 짧은 오름길이다.
바람 소리를 들으며 숲길을 지나면 해발 54m에 위치한 정상 전망대에 도달하게 된다. 이 정상 전망대에 올라서면 탁 트인 360도 파노라마 뷰로 맹방해수욕장과 덕산해수욕장, 시원한 동해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삼척 바다 특유의 투명하고 푸른빛을 깊이 감상하기 좋다. 바닷가를 따라 이어지는 해안 코스는 626m 길이의 데크길로 조성되어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와 기암괴석을 가장 가까이서 느끼며 거닐 수 있다.
내륙과 해안 두 코스를 모두 이어서 한 바퀴 순환하더라도 약 1시간 내외면 충분해 체력적 부담 없이 다채로운 풍경을 함께 만끽할 수 있다.
대나무 숲과 천국의 계단
덕산에서 출발해 백사장과 대나무 숲 터널을 지난 뒤 내륙 코스를 타고 정상 전망대까지 오른 다음, 맹방 방향 계단으로 하산하는 순서가 자연스럽다.
맹방 방향 계단 구간은 내리막 경사가 다소 가파른 편이므로 서두르지 말고, 도중에 마련된 중간 쉼터를 활용해 천천히 가쁜 숨을 가다듬으며 내려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하산길 끝자락에 다다르면 시원한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기 좋은 '천국의 계단' 포토존과 해상 기암괴석이 펼쳐진 데크길이 차례로 나타나며, 강변 방향 둘레길을 거쳐 출발했던 장소로 무사히 돌아오는 동선이 마무리된다.
만약 당일 체력이 떨어졌거나 바닷바람이 거세게 불어 해안 데크를 걷기 불편하다면, 잔잔한 물결과 푸른 숲을 아늑하게 바라볼 수 있는 강변 방향 대체 탐방로를 선택해 우회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준비물과 주변, 걷기 전 챙길 것들
정상 오름길의 대나무 숲길과 하산 시 거치는 계단 구역에는 모두 경사 구간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발목을 잘 잡아주는 운동화나 트레킹화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탐방로는 연중무휴로 상시 열려 있고 입장료도 전액 무료이며, 덕산과 맹방 양쪽에 마련된 공영주차장 역시 별도 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인근의 맹방해변(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근덕면 맹방해변로 228-239)은 산책 뒤 연계해 들르기 좋은 상시 개방 해변으로, 편의를 위한 화장실과 넓은 주차 공간을 갖추고 있다.
차로 16분 정도 이동하면 해안 절경을 자랑하는 초곡용굴촛대바위길(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근덕면 초곡길 236-4)에 도달할 수 있어 알찬 하루 여행 코스를 완성하기에 적합하다.
과거 바다 위에 떠 있던 섬이었으나 연안에 모래가 쌓이면서 육지와 연결된 독특한 형성 배경이나, 물독을 닮은 생김새 때문에 '더멍산'이라 불렸고 조선 후기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는 옛이야기를 떠올려 보는 것도 걸음에 흥미를 더해준다.
Comments
머시기
08.30 18:13
잉여
08.31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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