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양양 낙산사
강원 양양 낙산사
절벽 위 의상대와 복원의 시간
가을 초입의 동해 바람은 아직 서늘함보다 짠내가 짙다. 새벽 여섯 시, 절벽 아래로 파도가 부딪히는 소리가 산문을 두드리면 하루가 시작된다.
강원 양양의 낙산사는 하절기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에는 오전 6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열며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671년 의상대사가 창건했다는 전승이 이어지는 이 사찰은 2005년 큰불로 전각 대부분을 잃었지만, 160억 원 가까운 복원 비용을 들여 다시 일어섰다.
절벽 위 정자에서 시작해 관음 신앙의 공간을 거쳐 재건의 기록까지, 방문의 순서를 따라가 보면 낙산사가 품은 층위가 다르게 읽힌다.
방문 전 챙길 것들, 시간과 위치부터
낙산사의 도로명 주소는 강원특별자치도 양양군 강현면 낙산사로 100(전진리)이며, 양양읍에서 북쪽으로 약 7km 떨어져 있어 접근이 어렵지 않다.
사찰 안에 자체 주차 시설을 갖추고 있어 별도 이동 없이 경내로 들어설 수 있는 점도 눈에 띈다. 문의는 낙산사 종무소(033-672-2447~8), 홍련암(033-672-2478), 템플스테이(033-672-2417)로 나뉘어 있어 목적에 맞게 연락하면 된다.
다만 세부 관람료나 감면 조건은 안내 자료마다 다소 차이가 있어 단정하기 어려우며, 절벽 위 의상대의 경우 이용요금이 4,000원으로 안내되어 있다는 점만 참고하면 방문 계획을 세우는 데 무리가 없다.
절벽 위 의상대에서 홍련암으로
관동팔경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의상대는 1925년에 세워진 정자로, 낙산사와 홍련암 사이 바닷가 절벽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송강 정철이 「관동별곡」에서 노래했던 풍경이 바로 이곳이며, 의상대사가 참선했던 장소라는 전승도 함께 전해진다.
절벽을 따라 조금 더 걸으면 홍련암이 나오는데, 강원 양양군 강현면 전진리 산5-2번지 바닷가 절벽 위 관음굴 구간에 세워진 이 암자는 관음보살이 붉은 연꽃 속에 나타났다는 전설에서 이름을 얻었다.
파도가 바위 아래를 드나드는 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풍경과 신앙이 한 공간에서 겹쳐지는 순간을 만나게 된다.
오봉산 관음도량과 보타전의 관음상들
오봉산 자락에 자리한 낙산사는 국내 3대 관음도량 중 하나로 꼽히며, 이 명성은 신앙의 중심 공간인 보타전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보타전 내부에는 천수관음과 칠관음상, 삼십이응신에 더해 1,500여 관음상이 함께 봉안되어 있어 규모만으로도 압도적이다.
경내를 걷다 보면 7층석탑과 홍예문, 사리탑, 홍련암, 의상대까지 문화유산으로 지정·관리되는 요소들이 이어지는데, 이 구성이야말로 낙산사가 단순한 명승지가 아니라 켜켜이 쌓인 신앙의 기록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2005년 산불과 160억 원의 재건
2005년 4월 발생한 대형 산불은 원통보전을 비롯한 주요 전각을 잿더미로 만들었고, 보물 제479호였던 낙산사 동종마저 녹아내렸다.
그러나 복원 작업은 단원 김홍도의 「낙산사도」와 발굴조사 결과를 참고해 옛 모습을 되살리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으며, 국비 약 88억 원과 사찰 자체 자금 70억 원 등 총 160억 원가량이 투입되어 2009년 10월 회향 법회로 결실을 맺었다.
여기에 더해 2006년부터 약 6년간 75억5000만 원가량을 들여 큰 소나무 6100여 그루를 포함한 24종 18만 그루를 심는 조림사업도 병행되었다. 지금 경내 곳곳에서 만나는 초록은 그 시간의 결과인 셈이다.
낙산사를 걷는다는 것은 절벽과 파도, 관음 신앙, 그리고 잿더미에서 다시 세운 시간을 한 번에 통과하는 일이다. 불에 탄 자리마다 새로 심은 나무가 자라고, 무너진 전각 옆에 세운 사리탑이 오랜 세월을 대신 말해준다.
Comments
이엔짱
09.10 16:17
tcafe211
09.10 16:25
skeptic9
09.10 18:05
잉여
09.11 09:40
인커밍
09.1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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