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연대도·만지도 출렁다리
통영 연대도·만지도 출렁다리
역사의 섬과 낚시의 섬을 잇는 현수교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다리 하나가 두 섬의 색깔을 이렇게 다르게 만들 수 있을까. 연대도와 만지도를 잇는 연대도-만지 출렁다리는 길이 98.1m, 폭 2m의 현수교 구조로 조성되어 있으며, 다리를 건너는 순간 여행자는 전혀 다른 두 세계를 오가게 된다.
한쪽은 선사시대 패총과 봉수대가 남은 역사의 섬이고, 다른 쪽은 갯바위 낚시로 유명한 어업의 섬이다.
짧은 다리 하나를 두고 이렇게 대비되는 정체성이 마주 보고 있다는 사실이 통영 섬 여행의 묘미를 만든다. 그래서 이 다리의 이용 방식부터 제대로 짚어보는 것이 두 섬을 온전히 즐기는 첫걸음이다.
연대도·만지도 출렁다리
경상남도 통영시 산양읍 저림리에 위치한 연대도-만지 출렁다리는 2013년 10월 착공해 2015년 1월 준공됐으며, 도보 전용 교량으로 차량 진입이 금지되어 있다.
오직 두 발로만 건널 수 있는 구조인 만큼 다리 위에서는 자연스럽게 걸음이 느려지고, 발밑으로 흔들리는 감각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계절이나 요일에 구애받지 않고 두 섬을 넘나들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다만 폭이 2m에 불과해 마주 오는 사람과 스쳐 지나가야 하는 구간이 많고, 걸을 때마다 출렁이는 특성상 스마트폰이나 소지품을 손에서 놓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무료이면서도 언제나 열려 있는 시설이라는 점은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시간 제약을 크게 줄여주는 요소다.
역사와 자연이 겹겹이 쌓인 연대도
통영항 남쪽으로 약 18km 떨어진 연대도는 오곡도 서쪽, 만지도 동쪽, 학림도 남쪽에 자리하며 행정구역상 경상남도 통영시 산양읍 연곡리에 속한다.
면적은 0.785㎢, 해안선 길이는 약 4.5km로 두 섬 가운데 규모가 더 크며, 급경사 지형을 이루는 남쪽 해안에는 오랜 파도가 깎아낸 깎아지른 절벽 지형이 자리해 걷는 내내 지형의 굴곡을 실감하게 된다.
섬 전체가 한려해상국립공원 구역에 포함되어 난대성 상록수림이 우거져 있는데, 이 울창한 숲을 배경으로 조선시대 삼도수군통제영의 봉수대인 '연대'가 설치됐던 흔적이 연대봉 정상에 남아 있어 섬 이름의 유래를 짐작하게 한다.
이 섬의 선사시대 흔적은 뜻밖의 계기로 세상에 드러났다. 1987년 한 태풍이 지나가면서 동쪽 해안 밭 일부가 유실됐고, 그 자리에서 연대도패총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렇게 발견된 패총에서는 선사시대 문화층이 확인됐으며, 무문토기와 빗살무늬토기, 어망추, 석촉, 장신구 등이 출토되어 이 섬이 오랜 세월 사람이 살아온 터전이었음을 증명한다.
마을에서 조금 걸으면 몽돌해수욕장이 펼쳐지고, 남서쪽 약 500m 지점의 '딴여'는 썰물 때만 걸어서 닿을 수 있는 숨겨진 공간이라 물때를 맞춰 방문하면 특별한 경험이 된다.
낚시꾼이 몰리는 어업의 섬 만지도
다리 건너 만지도는 면적 0.232㎢, 해안선 길이 약 2.0km로 연대도보다 아담하며, 행정구역상 경상남도 통영시 산양읍 저림리에 속한다.
동서 방향으로 약 1.3km 길게 뻗은 지형에 서쪽으로는 만지산이 중심을 이루고 동쪽은 암석 해안이 발달해 있어, 연대도의 완만한 몽돌 해변과는 사뭇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주변 섬에 비해 사람이 늦게 정착했다는 의미와 지네 형상을 닮았다는 이야기가 함께 전해지는 섬으로, 약 200년 전 입도 전승도 남아 있다.
이곳 주민 대다수는 지금도 어업에 종사하고 있으며, 멸치와 참돔, 감성돔, 농어 등이 풍부해 갯바위마다 낚시 포인트가 다양하게 형성되어 있다. 역사 탐방보다 손맛을 즐기고 싶은 여행자라면 만지도의 암석 해안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두 섬을 가르는 것은 결국 98.1m의 다리가 아니라 그 안에 쌓인 시간의 결이다. 한쪽은 패총과 봉수대가 증언하는 사람의 역사이고, 다른 한쪽은 여전히 그물을 던지는 현재진행형의 삶이다.
물때가 맞는 날 딴여까지 걸어 들어가 보거나, 만지도 갯바위에서 낚싯대를 드리워 보는 것만으로도 이 다리 하나가 품은 두 세계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Comments
이엔짱
09.10 16:17
은하수
09.10 17:09
skeptic9
09.10 18:05
잉여
09.11 09:41
인커밍
09.1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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