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도롱이연못
정선 도롱이연못
탄광 함몰지가 만든 하늘길 명소
해발 1,000m 위 능선에 여름 안개가 걸리면 정선의 하늘길은 마을과는 다른 시간을 산다. 짧게는 3.6km, 길게는 9.4km와 10.4km까지 같은 숲으로 들어가도 걸음의 길이에 따라 만나는 풍경이 달라진다는 점이 이 길의 묘미다.
그 갈림의 끝에는 탄광 시대의 흔적이 물로 고인 도롱이연못이 있다. 짧은 접근로만 걸을지, 능선을 크게 도는 순환 코스를 택할지에 따라 하루의 밀도가 달라지는 셈이다.
3.6km와 9.4km·10.4km, 걸음의 무게가 다르다
마운틴콘도에서 하늘 마중 길을 따라 3.6km만 걸으면 도롱이연못에 닿는다. 왕복해도 반나절이 채 안 걸리는 거리라 가벼운 산책 삼아 다녀오기에 부담이 없다.
반면 하이원리조트에서 출발해 마운틴콘도와 하늘마중길, 도롱이연못을 거쳐 낙엽송길과 전망대, 하이원CC까지 잇는 코스는 약 9.4km에 3시간이 걸린다.
여기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밸리콘도에서 시작해 무릉도원길과 백운산 마천봉, 산철쭉길, 고산식물원을 지나 도롱이연못과 하늘마중길을 거쳐 다시 마운틴콘도로 돌아오는 10.4km·4시간 순환 코스도 있다.
짧은 접근과 긴 순환, 두 선택지 모두 결국 도롱이연못이라는 하나의 지점으로 모인다는 점이 흥미롭다.
탄광 갱도가 가라앉아 만든 연못
도롱이연못은 강원특별자치도 정선군 사북읍 사북리 산 155-3에 있으며, 둘레는 약 150m다. 이 연못이 특별한 이유는 자연이 아니라 산업의 역사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1970~80년대 동원탄광에서 무연탄을 채굴하던 시기, 갱도를 뚫는 굴진 작업과 그로 인한 지반 침하가 반복되면서 땅이 내려앉은 함몰지가 생겼고 그 자리에 물이 고이며 지금의 연못이 형성됐다.
주변에는 같은 탄광 개발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크고 작은 연못이 여러 개 흩어져 있어, 한때 검은 산업의 현장이었던 곳이 시간이 지나며 고요한 습지 풍경으로 바뀐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등산로 주변에는 원시림이 그대로 남아 있고, 석탄을 나르던 운탄로와 산판길의 흔적도 일부 이어져 옛 시절의 궤적을 걸으며 짚어볼 수 있다.
무료 개방에 숨은 접근의 조건
도롱이연못은 상시 개방되며 연중무휴로 운영되고 입장료도 무료다. 다만 차량 주차가 불가능하다는 점은 방문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할 대목이다. 걷는 거리는 자유롭게 고를 수 있어도 진입 방식만큼은 대중교통이나 도보 이동을 전제로 계획을 세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선군 버스정보시스템에서 관내 와와버스와 시외버스 운행시간표를 확인할 수 있으며,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할 계획이라면 현지 사정에 따라 안내가 달라질 수 있어 방문 전 문의가 필요하다.
궁금한 사항은 1544-9053으로 문의하거나 정선관광 공식 홈페이지(www.jeongseon.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40km 하늘길과 정선의 다른 얼굴들
도롱이연못이 속한 정선 하늘길은 만항재에서 화절령과 새비재를 거쳐 이어지는 전체 약 40km 구간으로 안내된다.
이번에 소개한 9.4km와 10.4km 코스는 그 일부에 불과하며, 능선을 따라 걷다 보면 마을과 골지천의 푸른 물줄기, 집과 밭두렁, 겹겹의 산 능선이 함께 보이는 풍경을 곳곳에서 마주치게 된다.
정선관광 통합 사이트에서는 정선5일장과 가리왕산 케이블카 같은 다른 관광자원 정보도 함께 확인할 수 있어, 트레킹 이후의 일정을 짜기에도 유용하다.
거리를 어떻게 고르든 도롱이연못이 품은 이야기는 같다. 한때 산을 파헤치던 자리가 이제는 물을 담아 고요를 되돌려주는 공간이 됐다는 사실이다. 짧은 걸음으로 가볍게 다녀와도 좋고, 능선을 크게 돌아 하루를 온전히 산에 내어줘도 좋다.
다만 주차가 어렵다는 점만은 미리 챙겨야 헛걸음을 면할 수 있으니, 대중교통 시간표부터 확인하고 나서 하늘 마중 길에 오르길 권한다.
Comments
인터봉지
08.22 08:48
돌돌이33
08.22 10:10
머시기
08.22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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