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길도 윤선도 원림&세연정
보길도 윤선도 원림&세연정
자연과 인공이 조화를 이룬 조선 명승 정원
여름 끝자락, 완도 앞바다 작은 섬에는 아직 이 계절의 흔적이 짙게 남아 있다. 갯돌 해변에 부딪히는 시원한 파도 소리와 오랫동안 제자리를 지켜온 정원 연못가에 스치는 바람 소리는 같은 섬 안에서도 전혀 다른 풍경과 결을 만들어낸다.
남해의 보물이라 불리는 보길도는 단순히 스쳐 지나가듯 한 곳만 둘러보고 돌아서기엔 간직한 매력이 너무나 풍부한 곳이다.
정원 유적과 유서 깊은 고택을 중심으로 역사의 숨결을 느끼는 동선, 해변과 아찔한 절벽 전망대를 한데 묶어 자연을 즐기는 동선까지 이 두 갈래 축으로 여행을 다채롭게 설계하면 보길도가 가진 진짜 얼굴과 깊은 매력을 비로소 만날 수 있다.
부용동 원림과 세연정
병자호란의 울분을 안고 제주로 향하던 윤선도는 뱃길 중 마주친 보길도의 자연에 이끌려 이곳에 머물기 시작했다.
그렇게 1637년부터 조성된 공간이 바로 부용동 원림이며, 그 중심에 세연정(전남광주통합특별시 완도군 보길면 부황길 57)이 있다.
인공 연못과 자연 암반, 정자가 한데 어우러진 세연정은 사방으로 문을 열 수 있는 구조에 겨울 온기를 위한 온돌까지 갖춰 사계절 머물 수 있게 꾸며졌다.
윤선도는 이곳에서 독서와 후학 양성을 마친 뒤 음악과 춤, 음식을 곁들이며 시상을 가다듬었고 그 결실이 바로 시가문학 〈어부사시사〉다.
임종할 때까지 거주하며 강학을 이어간 낙서재, 아들 학관이 계곡물 곁에 지은 곡수당, 차를 마시며 부용동을 내려다보던 동천석실까지 더하면 이 골짜기 전체가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이 원림은 국가 지정 명승 제34호로, 세연정은 담양 소쇄원·영양 서석지와 함께 대한민국 3대 정원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입장은 마감 30분 전인 오후 5시 30분까지 가능하다. 입장료는 성인 3,000원, 청소년 및 군인 2,500원, 어린이 2,000원으로 부담 없이 둘러볼 수 있다.
완도 화흥포항에서 시작하는 뱃길
보길도로 들어가려면 완도 화흥포항이나 해남 땅끝항에서 여객선을 타야 한다. 노화도 동천항을 거쳐 보길도에 닿는 경로이며, 항로와 선박 조건에 따라 편도 소요 시간은 약 50~90분대로 달라진다.
섬에 도착한 뒤에는 청별리에서 출발하는 마을버스를 이용해 부용리 방면으로 이동할 수 있는데, '윤선도 원림'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다만 세연정과 부용동 원림, 예송리 해변, 서쪽의 망끝전망대까지 하루 안에 아우르려면 대중교통만으로는 동선이 빠듯한 편이라 차량을 배편에 싣거나 현지 렌터카를 구하는 방식이 더 실용적이다.
해변과 상록수 그늘
정원 권역을 벗어나면 섬은 다른 표정을 짓는다. 예송리 해변에는 둥근 갯돌이 약 2km에 걸쳐 펼쳐져 있고, 그 뒤로는 천연기념물 제40호 완도 보길 예송리 상록수림(전남광주통합특별시 완도군 보길면 예송리 산 108 일원)이 약 740m 길이로 이어진다.
소나무와 팽나무, 후박나무, 동백나무 등 30여 종의 목본·초본 식물이 빽빽이 자라 여름에도 그늘이 짙다.
지역에서는 이 해변에서 6월 하순부터 9월 초순까지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고 안내하며, 인근에는 민박과 여관이 있어 하룻밤 묵어가기도 어렵지 않다.
아직 이 계절이 끝나기 전이라면 갯돌 위에 앉아 파도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여름 마무리가 된다.
우암의 흔적 품은 절벽과 서해 해넘이 정경
섬 서쪽 끝으로 향하면 절벽 위에 자리한 망끝전망대가 나온다. 해 질 무렵 이곳에서 바라보는 낙조는 보길도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손색이 없다.
근처의 글씐바위에는 우암 송시열이 귀양길에 새겨놓은 글귀가 남아 있어, 정원과는 또 다른 결의 역사를 품고 있다.
세연정의 정원 유적과 예송리의 아침, 망끝전망대의 저녁을 하루에 다 담기엔 벅찬 만큼, 1박 2일 일정으로 짜면 두 권역을 여유 있게 오갈 수 있다.
Comments
인터봉지
08.22 08:47
돌돌이33
08.22 10:09
머시기
08.22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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