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홍도
신안 홍도
다도해 절경 품은 섬 명소
파도 소리를 등지고 오르막을 딛는 감각과, 갑판 위에서 절벽을 올려다보는 감각은 완전히 다르다. 발밑의 흙을 느끼며 정상을 향해 걷는 육상 산행과, 배 위에서 수평선을 가르며 바위기둥을 올려다보는 해상 투어.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 홍도리에 자리한 홍도는 이 두 가지 전혀 다른 체험을 하나의 섬 안에서 동시에 품고 있다.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제170호로 지정된 데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포함될 만큼 생태적 가치가 높은 곳이라, 걸어서 오르든 배로 돌든 어느 쪽을 택해도 밀도 높은 풍경이 기다린다.
1965년 기준 목포항에서 바닷길로 약 115km 떨어진 이 섬은 육지의 시선과 바다의 시선을 모두 허락하는 드문 장소다.
홍도
신안 홍도 깃대봉 코스는 흑산초등학교 홍도분교 옆길에서 첫걸음을 뗀다. 해발 367.8m의 이 봉우리는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에 이름을 올렸으며, 왕복 거리는 약 4.4km로 소요 시간은 대략 2시간이다.
홍도분교 출발을 기준으로 정상까지는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가 걸리는데, 오르는 동안 섬 전체를 감싼 상록수림이 발걸음을 따라온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입산 가능 시간은 8월 현재 하절기(4월-10월) 04:00부터 16:00까지이며 동절기(11월-3월)에는 05:00부터 15:00까지로 제한되므로, 계절에 맞춰 출발 시간을 조정해야 산행 도중 시간에 쫓기지 않는다.
정상에 다다르면 발밑으로 펼쳐지는 바다가 앞서 배에서 봤던 풍경과는 또 다른 각도로 다가온다.
500여 종 자생 식물이 만든 숲
깃대봉을 오르는 길이 특별한 이유는 살아 있는 식물원을 통과하기 때문이다. 섬 내부에는 500여 종에 달하는 자생 식물이 무리를 지어 서식하며, 동백나무와 후박나무, 식나무, 덩굴사철을 비롯해 홍도 풍란까지 다양한 수종이 군락을 이룬다.
밀도 높은 식생은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묶인 배경과도 맞닿아 있어, 산행 자체가 곧 생태 탐방이 되는 셈이다. 다만 이 식생은 철저히 보호 대상이라 채취나 훼손이 전면 금지되며, 섬 전체가 천연보호구역인 만큼 식물이나 석재의 반출도 허용되지 않는다.
산행 전에는 접지력 높은 등산화를 준비하는 편이 좋은데, 해안 절벽을 낀 지형 특성상 경사와 자갈길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하산길에 홍도초등학교를 지나 서쪽 바닷가로 향하면 머리 크기의 자갈로 이루어진 빠돌해변, 즉 홍도해수욕장이 나타나 산행의 마무리를 색다르게 장식한다.
유람선으로 도는 홍도 33경
육상에서 숲을 걸었다면 바다에서는 절벽을 올려다볼 차례다. 남문바위와 실금수를 비롯한 대표적인 절벽과 바위기둥 경관은 '홍도 33경'으로 불리며, 유람선을 타야만 제대로 마주할 수 있는 각도로 서 있다.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쾌속선을 이용하면 홍도까지 약 2시간 30분이 걸리는데, 섬에 도착한 뒤 별도로 운항하는 유람선을 타야 33경을 온전히 둘러볼 수 있다.
홍도 관광지는 상시 개방에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섬 자체의 입장료는 전액 면제된다. 다만 유람선과 여객선 탑승에는 별개의 요금이 적용되므로 사전에 확인해두는 편이 낫다.
기상 상황에 따라 여객선 운항이 변동될 수 있어 출발 전 운항 여부를 점검하는 것도 필수다. 섬 안에서는 생태 환경과 섬마을의 역사를 함께 소개하는 홍도 생태전시관과 난 전시실도 운영돼, 산행과 유람선 사이의 시간을 채우기에 알맞다.
우리나라는 3,300개가 넘는 다채로운 섬을 품은 다도해의 나라이다. 일찍이 해외 유력 매체인 CNN은 한국의 이러한 지리적 매력에 주목하며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섬 33곳'을 선정해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인천 선재도가 1위, 신안 신의도가 2위에 꼽힌 데 이어, 홍도는 당당히 3위에 이름을 올리며 세계가 인정한 독보적인 비경을 입증했다.
발로 오른 367.8m의 높이와 배로 훑은 115km의 뱃길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같은 섬을 증언한다. 산 위에서 내려다본 바다와 배 위에서 올려다본 절벽은 결국 하나의 풍경을 양쪽에서 완성하는 조각들이다.
산행으로 다리에 힘을 채우고 유람선으로 눈을 채우는 이 조합은, 계절과 기상만 맞는다면 하루 일정 안에서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Comments
Roen
08.17 12:36
인커밍
08.17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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