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진흥왕도 다녀간 울진 성류굴
신라 진흥왕도 다녀간 울진 성류굴
870m 석회암 동굴의 비밀
한여름 뙤약볕을 피해 서늘한 곳을 찾는다면 땅속으로 눈을 돌려볼 만하다.
경북 울진의 왕피천 자락에는 사시사철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동굴이 자리하고 있는데, 그 안에는 신라 진흥왕이 남긴 흔적부터 4천만 년 전 멸종했다던 생물까지 겹겹이 쌓여 있다.
다만 좁고 미끄러운 통로가 이어지는 만큼 준비 없이 나섰다가는 고생만 할 수 있다. 성류굴을 제대로, 안전하게 둘러보기 위한 정보를 짚어본다.
5,000원으로 시작하는 870m 지하 세계
성류굴은 경상북도 울진군 근남면 성류굴로 221에 자리하며 1963년 5월 천연기념물 제155호로 지정된 국가유산이다.
지정 면적만 약 137,454㎡에 이를 만큼 규모가 상당한데, 동굴 전체 길이는 약 870m에 달하지만 실제 관람이 가능한 구간은 약 270m, 광장은 12곳으로 제한돼 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5,000원(30인 이상 단체는 4,000원)이며, 8월 현재 19세 미만 청소년은 3,000원, 초등학생은 2,500원, 65세 이상은 1,000원으로 세분돼 있다.
울진·포항·경주·영덕·울릉 주민이라면 입장료 50%를 감면받을 수 있고, 국가유공자와 장애인, 6세 이하 어린이는 무료로 입장할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는 부담이 크지 않은 편이다.
안전모와 운동화, 사소하지만 필수인 준비물
동굴 내부는 천장이 낮은 구간이 많아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고개를 숙이게 되는데, 그래서 안전모 착용이 의무 사항으로 정해져 있다.
바닥 역시 물기와 습기로 미끄러운 구간이 이어지기 때문에 굽이 있는 신발보다는 운동화가 훨씬 안전하며, 소지품은 최소화하는 편이 이동에 도움이 된다.
운영시간도 계절에 따라 다른데, 3~10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입장 마감 17시 30분), 11~2월에는 오후 5시까지(입장 마감 16시 30분)만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관일이다.
진흥왕이 다녀간 흔적, 동굴 속 기록들
성류굴이 특별한 이유는 자연 경관뿐 아니라 그 안에 새겨진 시간의 층위 때문이기도 하다.
동굴 곳곳에는 청동기 시대 석검과 함께 신라 화랑, 승려, 조선 시대 인물들이 남긴 명문이 확인됐는데, 2019년 발견된 명문에 따르면 560년 신라 진흥왕이 수행원 50명을 이끌고 이곳을 찾았으며 당시 동굴 안에 다리 구조물인 잔교까지 설치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내부를 흐르는 물줄기는 동굴 앞을 지나는 왕피천 하류와 이어지는 구조를 지니고 있어, 오랜 세월 물이 만들어낸 지형이라는 사실을 짐작하게 한다.
지진도 견뎌낸 석주, 그리고 살아있는 화석
동굴 내부에는 과거 지진의 충격으로 끊어졌다가 다시 맞붙은 석주가 남아 있어 땅속에서 벌어진 지각 변동의 흔적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생태학적으로도 이 동굴은 특별한데, 어류와 도롱뇽, 새우류, 거미류, 노래기류 등 총 54종의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특히 2012년에는 약 4천만 년 전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던 생물종 프람보사이테르 레프릭타가 살아있는 상태로 발견되며 학계를 놀라게 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이 패충류 신종은 성류굴의 미공개 구간인 제3 동굴호수 지하수에서 확인되었으며, 화석 속 생물이 살아있는 채로 발견된 첫 사례로 기록됐다.
땅속 270m는 짧다면 짧은 거리지만 그 안에는 신라의 왕이 남긴 자취와 지구의 시간을 거슬러 살아남은 생명체가 공존하고 있다. 더위가 한풀 꺾이기 전, 서늘한 동굴 속에서 시간을 잠시 걸어보는 것도 이번 여름을 보내는 색다른 방법이 될 것이다.
Comments
인터봉지
08.17 08:54
인커밍
08.17 15:18
머시기
08.1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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