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단양 상원곡리
충북 단양 상원곡리
수해 복구 둑방이 꽃길로 바뀐 이야기
하얀 꽃잎이 초록 둑방을 덮기 시작하는 5월 하순, 충북 단양의 작은 마을 하나가 조용히 달라진다. 대형 관광지도, 화려한 시설도 없는 곳이지만 해마다 이맘때면 인근 도시에서 사람들이 찾아온다. 순백의 샤스타데이지가 둑방 양쪽으로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풍경 때문이다.
이 꽃길은 관 주도 사업이 아니다. 2020년 수해 복구 공사로 생긴 삭막한 제방을 보며 "꽃을 심자"고 먼저 말을 꺼낸 것은 마을 이장이었다. 2023년 그 한마디에서 시작된 주민들의 공동 작업이 3년째 이어지며 1.5km 둑방길을 바꿔 놓았다.
봄에서 초여름으로 넘어가는 이 시기가 샤스타데이지의 절정이다. 2026년에는 5월 16일부터 25일까지 열흘간 꽃길이 개방되며, 23일에는 마을 화합 잔치도 열릴 예정이다.
상원곡리의 입지와 마을의 역사적 배경
상원곡리(충청북도 단양군 적성면 상원곡리 일대)는 본래 단양군 소야면 지역이었으며, 1914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결매·가곡 일대를 병합해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
약 80명 내외가 사는 소규모 농촌 마을로, 야트막한 구릉과 넓은 밭이 어우러진 전형적인 충북 내륙 지형이다.
대형 유적지나 상업 관광시설이 들어서지 않은 덕에 마을 고유의 조용한 분위기가 그대로 살아 있으며, 그 일상 속으로 꽃길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다.
2020년 수해 복구 둑방이 꽃밭으로 변한 과정
2020년 수해 복구 공사로 새로 정비된 둑방길은 처음에는 풀과 흙만 남은 삭막한 제방이었다. 2023년 마을 이장이 이 공간에 꽃을 심자고 제안하면서 주민들의 공동 작업이 시작됐다.
잡초를 뽑고, 씨를 받아 보관하고, 다음 해 다시 파종하는 작업을 마을 사람들이 함께 반복하며 지금의 꽃길이 만들어졌다.
햇살을 좋아하고 물 빠짐 좋은 토양에서 잘 자라는 샤스타데이지의 생육 조건이 이 둑방의 환경과 맞아떨어진 것도 군락이 넓게 퍼진 이유 중 하나다.
꽃길 조성 이후 단양읍과 충주·제천 등 인근 도시에서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으며, SNS를 통해 입소문이 번지는 추세다.
감상 포인트와 방문 에티켓
샤스타데이지는 오전 햇살 아래서 흰 꽃잎이 더욱 선명하게 빛나며, 해가 기울기 시작하는 늦은 오후에는 역광을 활용한 사진 촬영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1~1.5km 구간을 천천히 걸으며 꽃길 양쪽의 구릉과 밭 풍경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상업 시설이 거의 없어 식사나 카페 이용은 인근 단양읍에서 해결하고 들르는 코스로 계획하는 편이 낫다.
조용한 마을 환경에서 주민들이 직접 가꾼 공간인 만큼 큰 소음이나 쓰레기 투기는 삼가는 것이 예의다.
2026년 개방 일정과 찾아가는 방법
2026년 꽃길 개방은 5월 16일부터 25일까지 열흘간 진행되며, 5월 23일에는 꽃길 조성 기념 마을 화합 잔치가 계획돼 있어 방문 일정을 맞추면 마을 분위기를 함께 느낄 수 있다. 입장료는 별도 공식 안내가 없으며, 자유 관람 형태로 운영된다.
내비게이션에서 '상원곡리 경로당'을 검색하면 꽃길 인근까지 안내되며, 경로당 근처에서 도보로 접근할 수 있다. 단양읍과 충주·제천 등 인근 도시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오기 적당한 거리다.
관이 만든 관광지가 아니라 마을 사람들이 직접 씨를 받고 심고 가꿔 온 공간이라는 사실이 이 꽃길을 다르게 만든다. 개발되지 않은 농촌 마을 한가운데, 수해의 흔적 위에 피어난 흰 꽃들은 그 자체로 작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열흘이라는 짧은 개방 기간을 놓치지 않으려면 5월 하순, 맑은 날 오전을 골라 상원곡리로 향해 보길 권한다.
Comments
모찌e
05.16 08:28
shutel
05.16 09:23
공룡
05.16 11:26
hana1
05.16 18:16
tom99
05.16 20:28
깡쓰
05.1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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