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 위양지
경남 밀양 위양지
밀양 8경 이팝나무 명소
5월 중순, 경남 밀양의 한 저수지가 조용히 변한다. 수면 위로 늘어선 나무들이 일제히 흰 꽃을 피우며 물그림자 속으로 녹아드는 풍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하늘에서 내려앉은 구름처럼, 혹은 물 위에 흰 쌀밥을 쏟아 놓은 것처럼 온통 흰빛이 저수지를 감싸 안는다.
이 저수지는 신라~고려 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며, 임진왜란 이후 1634년 밀주부사 이유달이 제방을 수축해 오늘의 모습을 갖추었다.
양민을 위한다는 뜻의 '위양(位良)'이라는 이름처럼, 오랜 세월 사람들의 삶을 품어온 공간이다. 밀양시청이 공식 지정한 밀양 8경 중 하나로,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167호이기도 하다.
5월 중순부터 6월 초까지, 이팝나무 꽃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에만 만날 수 있는 풍경이 이곳에 있다. 입장료와 주차비는 모두 무료다.
위양지의 역사와 입지
위양못(경상남도 밀양시 부북면 위양로 273-36)은 62,790㎡ 규모의 저수지로, 5개의 작은 섬이 수면 위에 떠 있는 독특한 구조를 지닌다.
신라~고려 시대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처음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본래 이름은 양양지(陽良池)였다. 양야제, 양아제라고도 불렸던 이 저수지는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크게 훼손되었고, 1634년 밀주부사 이유달이 제방을 다시 수축하며 현재의 형태를 갖추었다.
이후 인근에 가산저수지가 들어서면서 농업 기능은 자연스럽게 사라졌으며, 오늘날에는 이팝나무 군락지로 이름을 알리는 관광 명소로 자리를 잡았다.
완재정과 이팝나무가 만든 수면 풍경
5개 섬 가운데 가장 큰 섬에는 완재정이 자리한다.
1900년 안동권씨 후손들이 임진왜란 당시 의병으로 활동하다 일본에 10여 년간 포로로 잡혀 있던 입향조 학산 권삼변(1577~1645)을 추모하기 위해 세운 정자로,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633호로 지정되어 있다.
면적 40㎡의 아담한 목조 건물이지만, 과거에는 배로만 접근할 수 있었으며 현재는 다리로 연결된다. 이팝나무 꽃이 절정에 달하면 완재정은 흰 꽃의 무리 속에 잠기며, 수면에 비친 반영이 또 하나의 장면을 만들어낸다.
이팝나무라는 이름은 하얀 꽃송이가 흰 쌀밥, 즉 '이밥'과 닮았다 하여 붙여졌으며, 만개하면 풍년을 예견하는 나무라는 믿음도 함께 전해진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단장 이팝꽃 터널
위양지와 함께 밀양의 5~6월을 완성하는 또 하나의 장소가 있다.
밀양시 단장면 고례로, 범도교에서 밀양댐 생태공원까지 이어지는 약 4km의 이팝꽃 터널이다. 도로 양옆으로 늘어선 이팝나무가 일제히 꽃을 피우면 길 전체가 흰 눈이 내린 것처럼 변하며, 이 구간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될 만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두 곳을 하루에 함께 돌아보는 코스로도 손색이 없으며, 터널 종점인 밀양댐 생태공원에서 잠시 쉬어 가기도 좋다.
위양지 이용 안내와 방문 팁
위양지는 연중무휴로 24시간 상시 개방되며, 입장료와 주차비는 모두 무료다. 공공 와이파이도 설치되어 있어 현장에서 사진을 바로 공유하기 편하다. 다만 5월 중순~6월 초 이팝나무 절정기에는 방문객이 크게 몰리면서 주차 공간이 매우 협소해지는 편이다.
갓길 주차가 불가피한 상황이 생길 수 있어 이른 아침이나 평일 방문을 권한다. 반영 포토스팟은 저수지 둘레길을 따라 여러 곳에 형성되어 있으며, 수면이 잔잔한 이른 시간대에 가장 선명한 반영 사진을 담을 수 있다.
문의는 밀양시 문화예술과(055-359-5641)로 하면 된다.
위양지는 천년을 넘긴 저수지의 역사와 안동권씨의 이야기, 그리고 이팝나무가 만드는 짧은 계절의 장면이 겹쳐지는 공간이다.
수면 위로 피어난 흰 꽃과 완재정의 고요한 풍경은 사진으로도 쉽게 전달되지 않는 깊은 여운을 남긴다. 6월이 오기 전, 저수지 둘레를 천천히 걸으며 그 분위기를 직접 느껴보길 권한다.
Comments
모찌e
05.21 23:07
tom99
05.22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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