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선유도공원
서울 선유도공원
물과 역사가 살아 숨쉬는 '물의 공원'
초록이 짙어지는 5월, 한강 위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섬이지만 발을 들이는 순간 소음은 사라지고, 콘크리트 기둥 사이로 뻗어 오른 담쟁이덩굴이 햇살을 머금은 채 반짝인다.
이 공간에는 20여 년 전까지 서울 서남부 일대에 수돗물을 공급하던 정수장이 있었다. 2000년 가동을 멈춘 뒤, 철거 대신 재생을 택한 결과 국내 최초 환경재생 생태공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녹슬고 낡은 시설이 숲과 물길로 변한 선유도공원은 서울에서 보기 드문 도시재생의 현장이자, 계절마다 다른 표정을 짓는 한강의 숨은 명소다.
선유봉에서 정수장으로, 공원으로 이어진 변천사
선유도공원(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선유로 343)은 양화대교 중간 하중도에 자리한 110,407㎡ 규모의 생태공원이다. 본래 선유봉이라는 구릉 지형이었으나 일제강점기에 암석이 채취되며 크게 훼손됐고, 1965년 양화대교 건설로 한강 위 섬이 됐다.
1978년부터 2000년 12월까지는 서울 서남부 일대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정수장으로 운영됐으며, 강북정수장 증설과 서울 급수계통 변경으로 폐쇄된 뒤 2002년 4월 환경재생 생태공원으로 개장했다.
한강 위 섬이라는 입지와 정수장 구조물을 그대로 활용한 공간 구성이 어우러져, 다른 도시공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정수 시설이 탈바꿈한 4가지 테마 공간
공원의 핵심은 과거 정수 시설을 그대로 살린 테마 공간들이다. 녹색기둥의 정원은 정수지 콘크리트 상판을 걷어낸 뒤 기둥만 남겨 조성했으며, 담쟁이덩굴이 기둥 전체를 피복해 초록의 터널을 이룬다.
수질정화원은 약품침전지를 재활용해 수생식물원으로 꾸몄으며, 갈대·부들·연꽃 등 다양한 수생식물이 자연 정화 과정을 직접 보여주는 셈이다.
농축조와 조정조를 활용한 원형공간에는 환경놀이마당·원형극장·환경교실이 자리하며, 방문객이 쉬거나 소규모 행사를 즐길 수 있다.
선유도 이야기관은 과거 송수 펌프실을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1,151㎡ 규모로 리모델링한 전시공간으로, 2002년 한강전시관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가 2013년 10월 현재 이름으로 재개관했다. 내부에는 선유도와 한강의 역사·문화가 담긴 전시물이 갖춰져 있다.
한불 공동 설계 보행교와 한강 야경
선유도공원의 또 다른 볼거리는 한강 남쪽과 공원을 잇는 선유교다. 연장 469m, 폭 3~14m의 보행자 전용 교량으로, 2002년 한불수교 100주년을 기념해 서울시와 프랑스 2000년 위원회가 공동으로 조성했다.
프랑스 건축가 루디 리치오티가 설계했으며 '무지개다리'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다리 위에서는 한강 수면과 양화대교, 공원 녹지를 한눈에 담을 수 있으며, 해 질 무렵 조명이 켜지는 야경이 특히 인상적이다.
단, 선유교는 자전거 통행이 불가하므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방문객은 양화 한강공원 측 진입로를 이용해야 한다.
무료 입장, 대중교통 접근 용이한 이용 안내
공원 입장료는 무료이며, 선유도 이야기관을 비롯한 시설 내부도 별도 요금 없이 관람할 수 있다. 공원 전체는 06:00~24:00 연중무휴 개방되나, 이야기관 등 시설 내부는 09:00~18:00(동절기 09:00~17:00) 운영되며 매주 월요일 휴관한다. 방문 전 확인하는 편이 좋다.
공원 자체 주차장은 없으며, 인근 양화 한강공원 3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대중교통 이용 시 지하철 9호선 선유도역 2번출구에서 도보 약 10분, 2·9호선 당산역에서 도보 약 15분 거리다. 버스 이용 시 양화대교 중간 선유도공원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된다.
문의는 선유도공원관리사무소(02-2631-9367)로 하면 된다.
선유도공원은 도시의 기억을 지우지 않고 새 생명을 불어넣은 공간이다. 시간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구조물과 그 사이를 채운 식물·물길이 만들어내는 대비는, 어느 새로 지은 공원에서도 경험하기 어려운 깊이를 선사한다.
산책과 사진, 조용한 휴식을 한 곳에서 원한다면 5월의 선유도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겨보길 권한다. 한강 위 작은 섬이 건네는 초록의 위로가 기다리고 있다.
Comments
shutel
05.29 09:54
제시카
05.29 15:56
jahee0720
05.29 16:50
머시기
05.29 17:50
tom99
05.29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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