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병풍암 석불사
부산 병풍암 석불사
금정산 자연암벽을 수놓은 산사 여행
잠시 멈춰 서고 싶을 때, 사람들은 바다보다 산을 찾기도 한다. 도심을 내려다보는 능선 어딘가에서, 소음이 아닌 목탁 소리와 바람 소리만 들리는 곳에서 숨을 고르고 싶을 때 말이다.
그곳에서는 100m급 병풍 형상의 자연암벽이 절벽처럼 펼쳐지고, 그 바위 면 가득 불상들이 새겨져 있다. 29상의 마애불 군이 하나의 암벽에 밀집된 광경은 국내 최대 규모로 소개될 만큼 이채롭다.
세계적인 여행 가이드북 '론리플래닛' 한국판에 이름을 올리고, BTS 멤버 정국의 산책 코스로 알려지면서 최근 국내외 젊은 방문객의 발길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금정산 능선이 품은 근대 창건 사찰의 내력
병풍암 석불사(부산광역시 북구 만덕고개길 143-79)는 금정산에서 백양산으로 뻗는 능선 중간, 병풍처럼 솟아오른 거대한 자연암벽 아래 자리한 사찰이다.
창건 역사는 비교적 짧은 편으로, 승려 조일현이 1930년대 무렵부터 이 암벽에 석불을 조성하기 시작하며 사찰이 형성됐다.
인위적인 석재를 쌓아 올린 것이 아니라 자연이 만들어 낸 수직 암벽을 그대로 성전 삼은 구조인 만큼, 대웅전과 석탑, 암벽을 잇는 동선 자체가 여느 사찰과는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산 아래로 부산 도심의 풍경이 내려다보이는 위치에 있어, 기도를 마치고 돌아서면 도시와 자연이 한 화면에 겹쳐 보이는 장면이 기다리고 있다.
암벽을 가득 채운 29상 마애불의 풍경
석불사의 핵심은 역시 암벽에 새겨진 불상들이다. 병풍 형태로 둘러선 암벽 면 전체에 11면 관음보살 입상과 미륵불 좌상이 자리하며, 사천왕상·약사여래불상·비로자나불상·팔나한·석가모니불상 등이 암벽 양옆으로 배열되어 있다.
이렇게 한데 모인 불상 수가 29상에 이르러, 국내에서 한 암벽에 이처럼 많은 마애불이 밀집한 사례는 드물다는 평가를 받는다. 불상 하나하나를 따라 시선을 이동하다 보면 생각보다 오랜 시간이 지나 있을 만큼, 조각의 밀도와 배치가 촘촘하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암벽의 빛깔과 불상 조각의 음영이 어우러지는 모습도 방문객마다 다른 인상을 남긴다.
론리플래닛 소개지, 환형 등산 코스와 연계 가능
병풍암 석불사는 단순한 사찰 참배 공간을 넘어 트래킹 거점으로도 활용된다. 만덕 고개 벚꽃길 공영주차장을 출발해 석불사를 거쳐 헬기장·상계봉·남문을 경유하는 약 7km 환형 등산 코스가 있어, 금정산과 백양산 능선을 함께 걷고 싶은 방문객에게 선택지가 된다.
여기에 더해 '론리플래닛' 한국판에 소개된 장소라는 점, 그리고 BTS 멤버 정국의 산책 코스로 알려진 이후 젊은 층과 외국인 방문객의 관심이 높아진 배경도 더해지면서, 석불사는 종교·자연·대중문화 세 방향의 관심이 교차하는 이례적인 여행지로 자리 잡고 있다.
무료 개방, 차량·대중교통 이용 안내
석불사는 연중무휴로 상시 개방되며 입장료는 무료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도시철도 3호선 만덕역에서 하차한 뒤 인근 정류장에서 33-1번 버스를 타고 '석불사 입구' 정류장에 내리면 되며, 이후 약 1.4km의 산길을 따라 도보로 30-40분 이동하게 된다.
차량을 이용할 경우 석불사 초입 노면주차장이 있으나 공간이 협소한 편이며, 만덕 숲길 구간의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이동 거리가 줄어든다.
공영주차장에서 사찰까지는 약 800m로, 경사가 있는 등산로지만 일반 성인 기준 가벼운 산책 수준의 코스다. 일부 주차장에는 공중화장실이 함께 갖춰져 있으며, 사찰 내부에서는 음식물 섭취와 상업행위가 금지되므로 사전에 준비해 두는 것이 좋다.
도심 한편에 이런 규모의 마애불이 자연암벽과 함께 보존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석불사를 특별하게 만드는 이유다. 불교미술에 관심이 없어도, 수십 미터 암벽을 빼곡히 채운 불상들의 풍경 앞에서는 잠시 걸음을 멈추게 된다.
여름이 깊어지기 전, 산 그늘 아래 아직 서늘한 기운이 남아 있는 지금이 능선을 따라 사찰에 오르기 가장 좋은 시기다. 이른 오전에 출발하면 인적이 드문 암벽 앞에서 조용히 불상과 마주하는 경험도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다.
Comments
shutel
06.08 07:54
hana1
06.08 08:06
찰져81
06.08 11:10
jahee0720
06.08 14:55
이엔짱
06.08 15:36
공룡
06.08 17:24
tom99
06.08 20:07
인커밍
06.10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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