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천불천탑
합천 천불천탑
소원리본이 여는 사계절 순례길
똑같은 산사만 벌써 몇 곳째다. 향 하나 피우고 대웅전 앞에서 절 한 번 올린 뒤 돌아 나오는 방문은 이제 기억에도 잘 남지 않는다.
소원을 직접 손으로 써서 걸고, 그 흔적을 언제든 다시 찾아가 확인할 수 있는 곳은 없을까 싶던 차에 눈에 들어온 곳이 경남 합천의 천불천탑이다.
허굴산 중턱에 자리한 이 관세음보살 기도 도량은 한 번의 방문으로 끝나지 않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여느 사찰과 결이 다르다.
1만 원 소원리본, 1년 자유 출입의 조건
천불천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입장 방식 자체다. 방문객은 한 가지 소원을 적어 소원리본을 작성하며 그 대가로 1만 원을 불전함에 보시하는데, 이 절차를 마치고 나면 이후 1년 동안 도량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단순한 관람권이 아니라 일종의 연간 출입증인 셈이라 계절마다 바뀌는 풍경을 반복해 마주하고 싶은 이들에게는 특히 매력적이다. 다만 사찰 초입부터 동전 연못이 있는 구역까지는 별도 비용 없이 둘러볼 수 있어 리본 작성 여부를 고민할 여유도 남아 있다.
반면 그 안쪽으로 이어지는 돌탑과 용바위, 성혈 유적, 자연마애불로 향하는 순례 코스에 들어서려면 소원리본 작성이 필수 조건이다. 무료 구역에서 분위기를 먼저 살핀 뒤 본격적인 순례를 결정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10년에 걸쳐 쌓아 올린 돌탑과 와불
이곳의 돌탑들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풍경이 아니다. 용탑스님이 용바위에서 관세음보살을 친견했다는 사건을 계기로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하나씩 불탑을 쌓아 올리며 지금의 모습을 완성했다.
그 결과 크고 작은 돌탑이 산자락을 따라 겹겹이 늘어서 있으며, 걸음을 옮길 때마다 새로운 형상의 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허굴산 정상부에는 산 전체의 능선을 누운 사람의 형상으로 표현해 낸 와불부처가 자리해 있어 이 산 전체가 하나의 불교 조형물처럼 다가온다.
일부 공개 자료에서는 허굴산이 해발 약 682m에 이르며 바위 능선이 험준한 지형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만큼 순례길을 걷는 동안 자연 지형과 인공 조형물이 뒤섞인 독특한 경관을 계속 마주하게 된다.
대구광주고속도로 거쳐 33번 국도로
자가용을 이용한다면 12번 대구광주고속도로 고령IC에서 빠져나와 33번 국도를 타고 합천 방향으로 향하는 경로가 일반적이다.
이후 황매산 만남의 광장을 지나 검암마을과 산두길을 차례로 통과하면 도량 입구에 다다르는데, 초행길이라도 경로가 비교적 명확하게 이어져 있어 길 찾기에 큰 어려움은 없는 편이다.
사찰의 공식 주소는 경상남도 합천군 가회면 월계리 산88이며, 차량 이용객을 위한 주차 구역은 총 세 곳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산두길 191-41 인근의 무료 주차장을 비롯해 도량 입구 기준 70m와 약 300m 거리에 각각 주차 공간이 마련돼 있어 상황에 맞춰 고를 수 있다.
연중무휴 09시부터, 반려견은 제외
도량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입장 가능 시간은 매일 09:00부터 17:30까지다. 한국관광공사의 공식 안내 자료에서도 이와 동일하게 매일 09:00~17:30 운영을 명시하며 쉬는 날 없는 시설로 소개하고 있어 계획을 세우기에 무리가 없다.
다만 쾌적한 환경과 안전을 위해 도량 내 애완견 동반 출입은 엄격히 금지되므로, 반려견과 함께하는 나들이라면 이 점을 미리 염두에 둬야 한다.
한 장의 리본에 소원을 적는 짧은 순간이 1년짜리 인연으로 이어진다는 점이야말로 이 도량이 다른 순례지와 구별되는 지점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같은 돌탑도 다른 빛깔로 다가오는 만큼, 한 번의 방문으로 끝내지 않고 사계절을 따라 다시 찾아볼 여지를 남겨두는 여행이 될 만하다.
Comments

평생최저시급
07.28 15:13
찰져81
07.28 15:31
굿보이
07.28 15:46
이엔짱
07.28 15:59
jaehee46
07.28 16:57
김바람2
07.28 19:51
JinB
07.28 22:12
tom99
07.28 23:51
rmflawk
07.29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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