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보명사
논산 보명사
무료 사찰 산책의 진짜 매력
한여름 도심의 계곡 카페나 워터파크는 입장료에 주차비까지 겹치면 하루 나들이 비용이 만만치 않고, 사람에 치이는 인파까지 감수해야 한다.
반면 충청남도 논산에는 입장료도 주차료도 전혀 들지 않는 조용한 피서지가 있다. 백제 유적지 위에 세워진 작은 사찰과 그 앞을 두른 옛 토성 둘레길이다.
붐비는 상업 시설 대신 대나무 숲 바람 소리와 오솔길의 정취를 택한 이들에게 이만한 대안도 드물다.
백제 이궁터에 세워진 보명사
보명사는 충청남도 논산시 등화5길 95(지번상 등화동 산18)에 자리한 작은 사찰로, 백제 의자왕의 이궁터이자 황화산성 유적지 위에 세워졌다는 점에서 위치 자체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이 절은 1910년 서재명 화상에 의해 창건됐으며, 이후 6·25전쟁의 격변을 거치면서 1974년에 다시 중창됐다.
창건과 중창 사이의 세월만큼이나 이 터가 겪어온 굴곡도 만만치 않은 셈이라, 백제의 이궁터에서 사찰로, 다시 전쟁의 상흔을 딛고 재건된 공간으로 이어진 흐름을 알고 걸으면 산책의 무게가 달라진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유서 깊은 옛 터에 자리 잡은 만큼, 화려한 볼거리보다는 역사적 무게가 먼저 다가오는 곳이라 조용히 사색하며 걷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특히 어울린다.
관음전과 삼성각, 대나무 숲의 정취
경내로 들어서면 관음전과 함께 산신·칠성·독성을 함께 봉안한 삼성각이 눈에 들어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화려하지 않은 구성이지만 사찰을 둘러싼 울창한 대나무 숲이 독특한 분위기를 더한다.
도심의 인공적인 그늘막 대신 대숲이 만들어내는 자연 그늘과 바람 소리는 한여름 더위를 식히기에 부족함이 없으며, 나뭇잎 사이로 스며드는 볕과 서늘한 공기가 어우러져 걷는 내내 청량감을 준다.
게다가 입장료나 별도 관람료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경내를 거닐 수 있어, 특별한 준비 없이 훌쩍 나서는 가벼운 산책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큰 사찰의 웅장함보다는 소박하고 아담한 분위기를 즐기려는 이들에게 더 잘 맞는 편이다.
황화산성 둘레길, 1.1km 순환 코스
보명사 입구에는 황화산성 둘레길이 조성돼 있는데, 이 길은 고리 형태의 순환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그 중심부에 보명사가 자리한다. 코스는 총 3개 구간으로 나뉘고 전체 길이는 1.1km, 완주하는 데 약 25분이 걸리는 정도라 부담 없이 걷기 좋다.
오솔길을 따라 소나무와 야생화가 어우러져 있어 짧은 거리임에도 눈이 즐거운 산책이 된다.
특히 둘레길과 맞닿은 황화산성은 충청남도 기념물로 지정된 백제 시대 테뫼식 토성으로, 둘레 840m에 흙벽 높이 4.5~5m, 상부 폭 1.2m에 이르는 규모를 갖추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 관광 안내에서는 보명사와 둘레길, 황화산성 일대를 함께 묶어 연계 산책 코스로 소개하는 경우가 많다.
차량 방문객도 부담 없는 무료 주차
차량으로 찾는 이들을 위한 주차장도 마련돼 있으며, 이 역시 입장료와 마찬가지로 무료로 운영된다.
별도 예약이나 비용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은 가족 단위나 즉흥적인 나들이객에게 특히 매력적인 조건이다. 다만 규모가 큰 관광지가 아닌 만큼 편의시설은 소박한 편이라, 물이나 간단한 간식을 미리 준비해 가는 편이 낫다.
여름 휴가철마다 반복되는 '어디로 가야 저렴하면서도 한적할까'라는 고민에, 보명사와 황화산성 둘레길은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백제의 이궁터였던 땅 위에서 이어져온 사찰과 옛 토성의 흔적을 함께 걷는 25분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충분히 값진 여름 한 철의 기억으로 남을 만하다. 붐비는 계곡과 워터파크 대신 대나무 숲 그늘 아래를 걸어보고 싶다면, 이번 주말 논산으로 방향을 잡아볼 만하다.
Comments
찰져81
07.29 14:24
이엔짱
07.29 14:49
tcafe211
07.2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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