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 갑사
계룡산 갑사
백제 천년고찰의 여름 피서지
한낮 열기가 절정에 오르는 시간, 계룡산 골짜기로 들어서면 공기부터 달라진다. 짙은 녹음이 만든 그늘 아래로 차가운 계곡물 소리가 끊임없이 퍼져 나가고, 발을 담그는 순간 도심의 더위는 잊혀진다.
매미 소리마저 물소리에 묻히는 순간이 오면, 방금 전까지 온몸을 감싸던 열기가 거짓말처럼 멀어진다. 계룡산에는 모두 7개의 계곡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으뜸으로 꼽히는 곳이 바로 갑사계곡이다.
평소에는 출입이 제한되지만 한여름에만 특별히 문을 여는 이 계곡은, 백제시대부터 이어져 온 고찰 갑사와 함께 계룡산 피서의 중심지로 자리 잡고 있다.
짧게 허락된 개방 기간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이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순간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온다.
계룡산 갑사
갑사계곡의 여름철 출입은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만 한시적으로 허용된다. 허용 구간은 두 곳으로 나뉘는데, 갑사 주차장 입구인 용천교부터 상가 앞 임시교량까지, 그리고 용추교부터 철탑상회까지가 개방 구간이다.
다만 이 구간에서도 손과 발을 담그는 행위만 허용되며, 취사나 목욕, 수영은 금지된다. 튜브를 이용하거나 텐트·그늘막을 설치하는 것 역시 계곡 내에서는 할 수 없다.
짧은 개방 기간과 제한된 이용 방식 때문에 오히려 계곡이 깨끗하게 유지되는 편이며, 이 덕분에 맑은 물빛과 서늘한 공기를 온전히 즐길 수 있다.
보물 대웅전을 품은 천년고찰
갑사(충남 공주시 계룡면 갑사로 567-3)는 백제시대에 창건된 사찰로, 일부 기록에서는 420년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며 계룡갑사·갑사사·계룡사 등의 이름으로도 불렸다고 알려져 있다.
통일신라시대에는 화엄종 10대 사찰 중 하나로 꼽혔으며, 현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 소속 사찰이다. 경내에는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이 남아 있고, 철당간지주와 갑사 동종, 월인석보목판 등 여러 문화유산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금남정맥의 끝자락에 자리한 계룡산은 공주시·계룡시·논산시와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걸쳐 있으며, 1968년 지리산과 경주에 이어 국내 세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숲길과 삼불봉·관음봉
계곡뿐 아니라 갑사 경내를 감싼 숲길도 여름철 산책로로 손꼽힌다. 일주문에서 시작해 사천왕문을 지나 갑사 강당까지 이어지는 5리 숲길은 짙은 그늘 덕분에 한여름에도 걷기 부담이 적은 편이다.
여기에 더해 경내에서는 연천봉, 문필봉, 관음봉 등 계룡산의 봉우리들을 조망할 수 있어 산책만으로도 계룡산의 지형을 실감하게 된다.
갑사를 기점으로는 용문폭포와 삼불봉으로 향하는 코스, 문필봉과 관음봉을 경유하는 등산로도 시작되는데, 짧은 숲길 산책부터 본격적인 등산까지 체력과 일정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지역의 특징이다.
320번 버스로도 접근 가능
계룡산 갑사는 입장료 없이 상시 개방되고 입구에는 전용 주차장이 마련돼 있어 차량 이용도 어렵지 않으며,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공주 시내에서 갑사까지 운행하는 320번 버스에 탑승한 뒤 도보로 이동하면 도착한다.
차량과 대중교통 모두 접근이 어렵지 않은 만큼, 여름철 당일 피서 코스로 계획하기에 무리가 없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는 단순한 행위가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 짧은 두 달의 개방 기간과 천년을 이어온 사찰의 시간이 겹쳐 있기 때문이다.
무더위가 한풀 꺾이기 전, 8월이 끝나기 전에 갑사계곡의 서늘한 공기와 숲길의 그늘을 함께 걸어보는 것도 이 여름을 보내는 한 방법이다.
Comments

푸른빗
08.04 23:39
인터봉지
08.05 06:56
은하수
08.05 10:22
이엔짱
08.05 11:11
머시기
08.0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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