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경천섬
상주 경천섬
시간 제약 없는 생태공원
8월 해 질 녘, 낙동강 수면 위로 붉은 노을이 번지면 강 너머 비봉산 절벽에도 서서히 황금빛이 감돈다. 여름 저녁 특유의 습기 어린 바람이 강변을 스치고 지나가면, 물결 위로 부서지는 노을빛이 마치 섬 전체를 감싸는 듯한 풍경을 만든다.
이곳은 상주 경천섬이다. 이름만 들으면 갇힌 강 위 섬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는 낙동강 상류에 자리한 약 20만㎡ 규모의 거대한 생태공원이다.
별도의 입장 시간 제약 없이 상시 개방돼 있어 언제든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고, 입장료 역시 무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철새들만 머물러 '오리섬'으로 불렸던 이곳은 이제 수변 생태공간으로 새롭게 단장돼, 낮과 밤 모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354m 현수교로 걸어서 닿는 섬
경천섬(경북 상주시 중동면 오상리 968-1)은 섬이라는 이름과 달리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반전이다. 국내 최장 길이인 354m의 보도 현수교 낙강교가 입구에 연결돼 있으며, 아치형 범월교와 함께 육지와 이어지는 통로 역할을 한다.
다리를 건너는 동안 강물과 하늘, 비봉산 절벽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이 절벽이 만들어내는 입체적인 경관 덕분에 단순한 평지형 공원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섬 내부에는 약 2km 길이의 둘레길이 조성돼 있어 한 바퀴를 도는 데 25분 내외면 충분하다. 짧은 산책부터 여유로운 저녁 산책까지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거리인 셈이다.
공원 곳곳에는 주차장과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마련돼 있어 가벼운 발걸음으로 방문하기 좋은 편이다.
계절마다 다른 꽃, 밤마다 다른 빛
경천섬의 매력은 계절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이다. 봄에는 유채꽃이 섬 곳곳을 노랗게 물들이고, 가을이 되면 코스모스와 메밀꽃이 하얗고 붉은 물결을 이룬다.
여기에 밤이 되면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지는데, 범월교 양안 148m 구간에 조성된 경관분수가 음악과 조명에 맞춰 야간 분수쇼를 연출한다.
낮에는 계절 꽃과 절벽 경관을, 밤에는 물과 빛이 어우러진 쇼를 즐길 수 있어 방문 시간대에 따라 전혀 다른 경험이 가능하다.
강 위를 직접 누비고 싶다면 12인승 낙동강 수상투어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2025년 기준 하루 7회 운행됐으며 이용료는 구간권 5,000원, 순환권 10,000원이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과 회상나루까지
경천섬 주변에는 함께 둘러볼 만한 자원이 풍부하게 모여 있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이 인접해 있으며, 대인 3,000원, 소인 2,000원의 요금으로 입장할 수 있다(2026년 8월 기준).
회상나루 관광지에는 객주촌 한옥펜션과 주막촌, 낙동강 문학관이 조성돼 있어 하루 코스로 묶기에도 무리가 없다.
이 외에도 자전거박물관, 국제승마장, 밀리터리 테마파크 등 체험형 관광지가 가까이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도 다양한 활동을 연계할 수 있다.
경천섬은 이름에서 느껴지는 폐쇄적인 인상과 달리, 걸어서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개방형 생태공원이라는 점에서 여느 강변 명소와 결이 다르다.
계절마다 바뀌는 꽃과 밤마다 켜지는 분수쇼가 같은 장소를 매번 새롭게 보이게 만든다는 점도 이곳만의 특징이다.
무더위가 한창인 8월, 노을이 강물과 절벽을 붉게 물들이는 저녁 시간을 골라 방문한다면 낮의 산책과 밤의 분수쇼를 한 번에 경험할 수 있다. 시간 제약 없이 열려 있는 만큼, 서두르지 않고 여유롭게 계획해도 좋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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