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배달성전 삼성궁
하동 배달성전 삼성궁
고대 소도를 고스란히 재현한 이색 돌탑 명소
경상남도 하동군 청암면 해발 850m 위 지리산 골짜기에는 고조선 시대의 소도를 복원하겠다는 목표 아래 1983년부터 조성된 공간이 존재한다.
한풀선사 강민주와 수련진이 40년 넘는 세월 동안 돌을 개별적으로 얹어가며 일궈낸 배달성전 삼성궁은 환인, 환웅, 단군 삼성을 모시는 장소다.
약 100만 평에 달하는 넓은 부지 안에는 현재 1,500여 개의 돌탑인 원력 솟대가 입구와 탐방로 주변을 둘러싸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3,333개까지 세우는 과정이 지속되고 있다. 국내에서 이 같은 소도 형식으로 만들어진 유일한 장소로 파악된다.
삼성궁
배달성전 삼성궁(경상남도 하동군 청암면 삼성궁길 86-15)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16:30까지 연중무휴로 문을 연다. 자동차로 갈 때는 내비게이션에 '배달성전 삼성궁'을 입력하면 되며, 주차장은 무료로 운영된다.
대중교통이나 도보로 접근한다면 청학동 마을에서 입구까지 산길 약 1.5km를 걸어야 하는데, 이 구간이 짧지 않은 만큼 시간 여유를 두고 움직이는 편이 좋다.
입장료는 성인 개인 8,000원, 30인 이상 단체는 7,000원이며, 청소년은 개인 5,000원·단체 4,000원, 어린이는 개인 4,000원·단체 3,000원이다. 만 70세 이상과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신분증을 제시하면 5,000원에 입장할 수 있다.
검달길·배달길 따라 90분 탐방
경내에는 배달성전과 마고성, 청학동박물관, 선암미술공원이 함께 조성돼 있어 한 번의 방문으로 여러 공간을 둘러볼 수 있다. 배달성전은 환인·환웅·단군 삼성을 모시는 공간이다.
탐방객은 지정된 검달길과 배달길을 따라 이동하며 대나무와 검줄로 구획된 구역에는 들어갈 수 없다. 탐방로를 걷다 보면 원시림 사이로 크고 작은 솟대 군락이 이어지고, 그 끝에서 옥빛 호수가 펼쳐진다.
전체 탐방에는 보통 90~120분이 걸리는데, 40년 이상 수련자들이 직접 돌을 쌓아온 흔적을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어 걷는 속도가 자연히 느려지는 곳이다. 주말에는 가무악 수련 단체의 공연이 하루 2회 열리며 탐방 동선 안에서 예약 없이 관람할 수 있다.
다만 공휴일과 주말에는 반려견 입장이 제한되니 미리 확인해야 하고, 가을 단풍철에는 방문객이 몰리는 만큼 오전 이른 시간대를 노리는 게 좋다. 겨울철엔 솟대 군락 위로 눈이 쌓인 설경이 펼쳐져 계절마다 다른 인상을 남긴다.
쌍계사와 화개장터로 잇는 동선
삼성궁 탐방을 마쳤다면 거리가 있지만 섬진강 일대와 엮어 하동 여행을 이어가기 좋다. 지리산 쌍계사(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쌍계사길 59)는 723년 의상의 제자 삼법이 창건했다.
당나라에서 귀국한 삼법이 호랑이의 안내를 받아 지금의 금당 자리에 도달했는데, 당시 그의 꿈에 나타난 육조혜능의 정상을 지리산의 눈 덮인 계곡 중 꽃이 피어난 지점에 안치하라는 계시를 따른 결과였다.
삼법은 그 자리에 머리를 봉안한 뒤 옥천사라는 사찰을 세웠다. 이후 진감국사가 840년 차 씨앗을 들여와 주변에 심고 대가람으로 중창했으며, 정강왕 때 쌍계사로 명칭이 변경됐다. 임진왜란 당시 불타 없어진 뒤에는 1632년 벽암에 의해 다시 중건됐다.
쌍계사에서 차량으로 약 11분을 이동하면 화개장터(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 쌍계로 15)에 도착한다. 김동리 소설 『역마』의 무대인 이곳은 화개천과 섬진강이 합류하는 지점에서 오일장이 열리던 재래식 시장이다.
과거 남해안의 소금과 수산물, 호남평야의 곡식, 지리산의 산채와 목기류가 모여들던 유통 거점이었으며, 하동포구 수로를 통해 전국으로 물산이 옮겨지며 조선 중기부터 해방 전까지 활발하게 운영됐다.
일부 공개 자료에서는 1770년부터 1일과 6일에 장이 섰다고 전해진다. 시대가 바뀌고 교통망이 발전하며 과거의 구조는 변했으나 여전히 지역을 대표하는 여정지로 기능한다.
솟대 하나하나에 담긴 것은 완성이 아니라 여전히 진행 중인 시간이다. 3,333개를 향해 채워지고 있는 1,500여 개의 솟대는 그 자체로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이며, 그 미완의 풍경이야말로 이곳을 특별하게 만든다.
선선해지는 초가을, 지리산 자락의 소도를 걷고 섬진강을 따라 쌍계사와 화개장터까지 이어보는 여정은 하루 안에 산과 강, 역사를 함께 담아내는 드문 기회가 된다.
Comments
머시기
08.30 17:51
잉여
08.31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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