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만습지
순천만습지
국가정원 표 한 장으로 다 본다
찬 바람이 갈대숲을 훑고 지나가는 계절, 순천만은 하루 중 어느 때 찾아도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순천만국가정원 입장권 한 장이면 순천만습지까지 당일 관람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아는 여행자는 의외로 많지 않다.
반대로 습지 입장권으로도 국가정원을 돌아볼 수 있어, 굳이 표를 두 번 끊을 이유가 없다. 두 공간을 잇는 이동 수단까지 갖춰져 있어 동선 고민 없이 하루를 통째로 순천만에 내어줄 수 있다.
순천시·고흥군·여수시를 품은 거대한 만
순천만은 순천시와 고흥군, 여수시로 둘러싸인 만이다. 행정구역상 해수역만 75㎢를 넘어서는 규모이며, 이 가운데 물이 빠지는 간조 때 드러나는 갯벌 면적이 12㎢에 이른다. 순천만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갯벌 총면적은 22.6㎢까지 늘어난다.
동천과 이사천이 만나는 지점부터 순천만 갯벌 앞부분까지는 갈대 군락이 5.4㎢나 펼쳐져 있어, 걷는 내내 갈대 사이로 갯벌과 바닷물이 번갈아 스치는 풍경을 마주하게 된다. 규모만 놓고 보면 국내 습지 가운데서도 손꼽힐 만한 면적이다.
람사르 습지이자 흑두루미의 겨울 터전
이 갯벌은 2006년 1월 20일 보성갯벌과 함께 연안습지로는 국내 최초로 람사르협약에 등록됐으며, 람사르 습지 번호는 1594호다. 국제적으로 보호 가치를 인정받은 습지답게 순천만 일대에서는 연간 10만여 마리, 총 252종에 이르는 조류가 관찰된다.
흑두루미를 비롯한 철새들이 겨울을 나는 월동지이기도 해, 계절에 따라 하늘을 채우는 새떼의 규모가 달라진다. 갈대숲과 갯벌, 조류가 한 공간에서 맞물려 돌아가는 생태계인 셈이며, 이 때문에 순천만습지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살아 있는 자연사 교과서에 가깝다.
스카이큐브로 국가정원과 한 번에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습지 사이는 약 4.6㎞ 떨어져 있는데, 이 구간을 스카이큐브가 시속 3~40㎞ 속도로 15분 만에 이어준다. 도보로 걷기엔 다소 먼 거리지만, 스카이큐브 덕분에 두 공간을 오가는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국가정원의 정원 산책과 습지의 생태 탐방을 하루 코스로 묶을 수 있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습지 안에서는 갈대숲과 갯벌을 걷는 탐험 프로그램, 순천만 조류 탐험 외에 대대선착장에서 순천만 S자 갯골까지 왕복 6㎞를 도는 생태탐방선도 운영된다.
탐방선 요금은 성인 7,000원, 청소년 3,000원, 어린이 2,000원이다.
계절별 시간표와 입장료, 챙겨야 할 것들
이용시간은 계절마다 달라 9월 현재 기준으로 3~4월과 9~10월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5~8월은 오후 7시까지,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는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은 문을 닫는다.
입장료는 개인 기준 성인(19~64세) 1만 원, 청소년(13~18세)과 군인 7,000원, 어린이(7~12세) 5,000원이고 20인 이상 단체는 각각 6,000원, 5,000원, 3,000원으로 낮아진다.
순천시민이라면 성인 2,000원, 청소년 1,500원에 어린이는 무료로 들어갈 수 있어 지역민 혜택이 뚜렷하다. 주차요금은 이륜차 500원, 소형차 3,000원, 대형차 5,000원이다.
해가 진 뒤에는 천문대에서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계절별로 하루 2~3회 별빛체험이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되는데, 관람권을 소지하고 있다면 무료로 참여할 수 있어 낮과 밤의 순천만을 모두 누릴 수 있다.
순천만습지는 단순히 넓은 갯벌이 아니라, 람사르협약이 인정한 국제적 생태 자산이자 매년 수십만 마리 철새가 거쳐 가는 생명의 통로다.
국가정원과 이어진 동선 덕분에 하루 안에 정원의 인공미와 습지의 원시적 풍경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의 진짜 매력이다. 철새가 몰려드는 겨울 초입, 갈대가 마지막 빛을 머금는 지금이 순천만을 걷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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