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은해사
영천 은해사
팔공산 자락 천년고찰의 하루 코스
새벽안개가 팔공산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시간, 소나무 숲 사이로 계곡 물소리가 스며든다. 발끝에 닿는 공기부터 이미 도심과는 결이 다르다.
은해사 전체를 둘러보는 데는 약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이면 충분해, 하루 나들이로도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다.
신라 헌덕왕 809년 해철국사가 창건한 이 천년고찰은 경내 관람에서 그치지 않고, 숲길과 저수지, 이웃한 거조사까지 하루 동선으로 엮을 수 있어 방문 계획을 세우기 좋다.
특히 주차와 입장이 모두 무료인 데다 상시 개방돼 있어 계절이나 요일을 크게 따지지 않아도 되는 점이 여행 일정을 짜는 부담을 덜어준다. 무료로 열려 있는 이 오랜 절집을 어떤 순서로 걸으면 좋을지, 그 길을 따라가 본다.
은해사
은해사는 경상북도 영천시 청통면 은해사로 300에 자리하며, 대형 전용 주차장과 입장료가 모두 무료인 데다 상시 개방돼 있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찾을 수 있다.
공영주차장에서 일주문을 지나 사찰 경내까지 이어지는 길은 약 1.3km에 달하는데, 이 구간이 바로 금포정이라 불리는 숲길이다.
17세기 말에서 18세기 초 사이부터 소나무를 심어 조성한 길인 만큼 수백 년 수령의 소나무 숲이 양옆으로 늘어서 있으며, 숲길 옆으로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가 걷는 내내 따라붙는다.
차량을 주차장에 두고 이 길을 먼저 걸으며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이 은해사 탐방의 첫 순서인 셈이다.
보화루와 450년 향나무, 추사의 편액
금포정 길이 끝나는 지점에는 2층 건물인 보화루가 서 있고, 그 안쪽 경내 마당 중심에는 수령 450년이 넘는 향나무가 오랜 세월을 증언하듯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대웅전과 보화루에 걸린 편액은 추사 김정희의 친필로 알려져 있어, 서예에 관심 있는 방문객이라면 지나치기 아쉬운 볼거리다.
편액 진품은 성보박물관에서 만날 수 있는데, 이곳은 관람 시간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관람료 없이 둘러볼 수 있다. 다만 월요일과 명절 연휴에는 문을 닫으므로 방문 전 요일을 챙길 필요가 있다.
박물관 안에는 추사의 편액 진품 외에도 각종 유물과 불화가 전시돼 있어, 경내 건축을 눈으로 본 뒤 박물관에서 그 배경을 짚어보는 순서로 이어가면 이해가 한층 깊어진다.
신일지 산책과 템플스테이 체험
대웅전 관람을 마쳤다면 완만한 오르막 임도를 따라 약 15분을 더 걸어 신일지까지 발걸음을 옮겨볼 만하다. 저수지 수면 위로 팔공산 능선이 비치는 풍경이 펼쳐지며, 이 길은 산내 암자로도 연결돼 있어 시간 여유가 있다면 함께 둘러보기 좋다.
여기서 이어지는 팔공산 은빛 둘레길 1코스는 은해사의 물길을 따라 걷는 완만한 생태탐방로라, 산행 부담 없이 자연을 만끽하려는 이들에게 적합하다.
경내에는 공용 화장실과 쉼터, 템플스테이 수련원도 마련돼 있어 하루 종일 머물러도 불편함이 적다. 하룻밤 머물며 사찰 생활을 체험하고 싶다면 예약제로 운영되는 템플스테이를 이용할 수 있는데, 예약은 필수다.
거조사로 이어지는 연계 방문
은해사에서 차로 약 18분 거리에는 거조사가 자리해, 하루 일정에 자연스럽게 이어 붙이기 좋다.
청통면 신원리 622에 위치한 거조사는 신라 효성왕 2년인 738년 창건됐다는 설과 경덕왕 재위 시기인 742년에서 764년 사이 창건됐다는 설이 함께 전해지고, 주차가 가능하며 입장료는 은해사와 마찬가지로 무료다.
거조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영산전인데, 내부에 봉안된 526분의 석조나한상이 저마다 다른 표정과 자세로 늘어서 있어 오래 머물게 만든다.
영산전 앞마당에는 통일신라 말기로 추정되는 삼층 석탑도 남아 있어, 은해사의 화려한 편액과는 또 다른 결의 문화유산을 마주하게 된다.
팔공산 자락 아래 두 사찰을 나란히 걷다 보면, 천년의 시간이 숲길과 편액, 나한상 하나하나에 겹겹이 쌓여 있음을 느끼게 된다.
단풍이 물들기 전 선선해진 요즘 같은 날씨라면, 계곡 물소리를 벗 삼아 금포정을 걷고 신일지까지 발을 뻗은 뒤 거조사의 나한상 앞에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코스가 특히 걷기 좋다.
Comments
jacky
09.10 13:40
이엔짱
09.10 16:03
Roen
09.10 16:16
은하수
09.10 17:12
잉여
09.11 09:33
인커밍
09.1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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