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메모리 반도체에서 살아남은 회사들의 비밀
다들 반도체 불황은 버티는 시간이라고 생각함. 40년 역사는 반대를 말함. 이 산업의 승부는 호황이 아니라 불황에 났음. 호황은 실적을 나눴고, 불황은 생사를 나눴음.
그리고 지금,
그 역사의 익숙한 장면 하나가 다시 시작되는 중임.
이 산업이 도는 순서는 이러함.
가격이 오름 → 다들 공장을 지음 → 공장은 2~3년 뒤에 완성됨 → 그때쯤 수요는 식어 있음 → 공급 과잉,가격 폭락 → 다들 투자를 멈춤 → 2~3년 뒤 공급이 모자람 → 가격이 다시 오름.
이 순서를 만드는 건 탐욕이 아니라 시차임.
공장 하나 짓는 데 2~3년이 걸린다는 사실 하나가 40년째 같은 순서를 돌리고 있음.
메모리가 유독 깊게 도는 이유가 있음. D램은 표준품이라 어느 회사 걸 사도 같음. 무기가 가격뿐임.
그리고 설비산업이라 불황에도 공장을 세울 수가 없음. 세우면 재가동 비용이 더 큼.
그래서 가격이 원가 밑으로 떨어져도 다들 만들면서 버팀. 현금이 먼저 마르는 쪽이 죽는 게임임.
1985년, D램의 발명자였던 인텔이 이 시장에서 스스로 걸어 나갔음. 일
본 업체들의 물량 공세에 적자가 쌓이던 때, 그로브가 무어에게 물었다는 일화가 남아 있음.
"우리가 쫓겨나고 새 경영진이 오면 뭘 할 것 같음?" "메모리를 접겠지." "그럼 우리가 그걸 하면 됨."
인텔은 CPU로 옮겨 살아남았음.
떠나는 것도 답이긴 했음.
다음은 그 일본임. 1980년대 세계 D램의 절반 이상을 쥐었던 NEC, 도시바, 히타치가 1990년대에 차례로 밀려났음.
불황마다 투자를 먼저 줄인 쪽이 다음 호황의 물량 경쟁에서 뒤처지는 일이 반복됐고,
살아남은 D램 사업들은 엘피다 한 회사로 합쳐졌음.
그리고 못 버틴 회사들. 2000년대 후반 가격이 원가를 한참 밑도는 구간이 왔을 때, 독일 키몬다가 2009년 1월에 파산했음.
합쳐진 일본의 엘피다도 2012년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마이크론이 인수했음. 둘 다 기술이 없어서 죽은 게 아님.
불황기의 현금이 먼저 말랐을 뿐임.
이제 살아남은 쪽의 공통점. 암흑기가 없었던 게 아님. 암흑기를 샀음.
가격이 무너진 구간에 감산 대신 가동과 투자를 유지하며 밀어붙였고, 버티지 못한 상대가 쓰러진 뒤의 시장을 통째로 받았음.
그렇게 수십 개였던 D램 회사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셋으로 줄었음.
지금의 3사 과점은 호황이 준 게 아니라 불황이 남긴 것임.
셋만 남았으니 사이클은 끝났다는 말이 그때 나왔음. 2023년이 그 말을 접었음.
두 한국 회사가 합쳐서 20조 원이 넘는 적자를 냈음. 셋만 남아도 시차는 사라지지 않았던 것임.
그리고 지금은 그 순서의 반대편 끝임. AI 데이터센터가 메모리를 빨아들이면서 D램 시장이 한 해 70% 넘게 커지는 중이고,
증권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6년 합산 영업이익을 200조 원 이상으로 봄.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번 장을 1990년대 호황기와 비슷한 슈퍼사이클로 정의했음.
주가가 먼저 움직였음. 작년 12월 11만 원이던 삼성전자가 25만 원이 됐고, 58만 원이던 하이닉스가 150만 원이 됐음.
여기서 1번의 순서를 꺼내야 함.
다들 공장을 짓기 시작했음. SK하이닉스는 설비투자를 29조에서 30조 중반으로 늘리고, 두 한국 회사의 투자를 합치면 70조 원대임.
마이크론은 2026 회계연도에 200억 달러를 쓰면서 히로시마에 14조 원짜리 HBM 공장을 새로 지음.
키옥시아 연합도, 중국 YMTC와 CXMT도 들어옴.
가격이 오르고, 다들 공장을 짓는다. 순서의 두 번째 칸임.
시차도 그대로 살아 있음. 업계 스스로 지금 발표된 증설의 효과가 본격화되는 시점을 2027년 이후로 봄.
40년 동안 이 산업을 돌려온 그 2~3년이, 이번에도 달력에 그대로 적혀 있는 것임.
이번엔 다르다는 말에도 근거는 있음. HBM은 표준품이 아니라 고객 맞춤형이고, 선주문과 장기계약으로 팔림.
아무나 못 만들어서 공급을 단기에 못 늘림. 마이크론의 HBM 생산능력이 한국 두 회사의 3분의 1 수준이라는 평가도 있음.
즉 40년 순서의 조건 중 하나, 무차별 표준품이라는 조건이 HBM에서는 실제로 바뀌었음.
근데 다른 조건인 시차는 안 바뀌었고, HBM 밖의 범용 D램과 낸드는 여전히 표준품임. 다른 건 절반임.
그래서 이 산업에서 볼 것은 가격이 아니라 투자임. 가격은 지금 상태고, 투자는 2~3년 뒤에 나올 공급임.
1. 3사 합산 설비투자 증가율이 어디까지 가는지,
2. 재고 일수가 어느 분기부터 늘기 시작하는지,
3. HBM 바깥 범용 제품 가격이 언제 먼저 꺾이는지
를 관찰하면 됨.
포인트는 셋 다 사상 최대 이익 전망이 주가에 먼저 와 있고, 이 산업의 역사는 다 같이 짓기 시작한 뒤 2~3년이 문제였다는 것임.
Comments
안녕했어요지금도ㅎ
08.19 12:55
지금부터라도
08.19 13:14
역시나좀비
08.19 13:15
세이쥬로
08.19 13:38
토토토로
08.19 14:52
연우신
08.19 15:15

닭알좋아
08.19 15:16
뉴릿
08.19 15:18
봉보리
08.19 15:57
Roen
08.27 10:37
john
거세존슨
역시나좀비
쉬다간다
가족지킴이
리프리살
티캎회장
내가돌아왔다
에카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