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베센트가 중세 왕들이 하던 짓을 그대로 하는 이유
다들 베센트가 장기금리를 잡으려다 실패하는 중이라고 믿음.
반대임. 이 사람이 하는 건 수백 년 전 빚에 몰린 왕들이 하던 짓임. 금은 4,600달러를 넘었고,
바이백 발표가 나온 이번 주에 비트코인이 몇 년 만에 가장 크게 뛰었고,
6월에 다뤘던 금 광산주는 50%가 올랐음.
셋 다 같은 답을 말하고 있음.
1. 중세 왕들은 전쟁을 하다 빚에 몰리면 늘 같은 걸 했음. 금화를 거둬들여서 구리를 섞어 다시 찍음.
빚 100닢은 100닢 그대로 갚음. 동전 알맹이만 깎여 있음. 채권자는 약속한 개수를 다 받고도 가난해짐.
이 짓의 이름이 디베이스먼트(debasement)임.
화폐를 부수는 것.
그리고 지금 월가에서 제일 뜨거운 매매의 이름이 '디베이스먼트 트레이드'임. 구리 대신 물가가 들어간 현대판임.
이 이름을 붙인 게 BofA 하트넷이고, 그의 결론은 "trade is long gold", 금을 사라는 것임.
이 장세를 만들어낸 사람이 베센트임.
2. 언론과 전문가들은 정반대로 읽고 있음.
8월 19일 재무부가 10~30년 구간 바이백을 "최소 두 배로" 늘린다고 발표했음.
30년물 금리는 당일 반짝 내렸다가 다음날 5.248%로 되돌아갔음. 발표 직전엔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인 19년래 최고였음.
7월 말의 엔 개입도 효과가 풀려서 엔은 연초 수준으로 돌아갔음. UBS 도노반은 "놀랄 일도 아니다"라고 했음.
금리 못 잡았으니 실패다. 여기까지가 통념임. 근데 이 도구들은 애초에 금리를 내리는 도구가 아님.
3. 7월 31일 엔 개입부터 봄. 뉴욕 연은이 재무부를 대신해 유로를 팔고 엔을 샀음.
미국이 엔을 사서 떠받친 건 10여 년 만임. 달러는 안 팔았음.
그리고 베센트는 연준에 FIMA 레포 확대를 요구했음. 일본이 미국채를 팔지 않고 담보로 맡긴 채 달러를 빌리는 장치임.
일본은 미국채 최대 해외 보유국임. 이어 붙이면 이럼. 엔이 무너지면 일본은 미국채를 팔아 달러를 마련해야 하고,
그 매물이 미국 장기금리를 밀어 올림.
개입과 FIMA는 일본이 국채를 안 팔고도 버티게 만들었음. 금리를 잡는 게 아니라 매도자를 치우는 것임
4. 바이백도 같은 방향임. 6월 말부터 매수자가 사라진 10~30년 구간을 재무부가 회당 20억 달러에서 최소 40억 달러로 늘려 직접 사줌. 9월 9일부터 11월 4일까지.
베센트는 CNBC에서 장기물 구간에 "시장을 만들겠다(make a market)"고 말했음. 재무부가 딜러 일을 하겠다는 말임.
발행 쪽도 봐야 함. 8월 5일 재무부는 단기채 위주 발행을 이어가겠다고 했음.
T-bill 비중은 이미 22.2%로 자문위(TBAC) 권고 상한 20%를 넘긴 상태임.
2024년에 옐런이 똑같이 했을 때 그걸 비판한 사람이 베센트 본인이었음.
5. 세 개를 한 줄에 놓아봄. 장기채를 팔 사람은 치웠음(엔 개입+FIMA).
살 사람은 만들었음(바이백). 새로 빌리는 돈은 장기를 피해 단기로 옮겼음(QRA). 어디에도 긴축이 없음.
돈줄은 그대로 두고 장기채 매물만 사라지게 하는 조합임. 앞에서 일본 수익률 곡선 제어(YCC)를 채무 화폐화의 교본으로 다뤘는데, 이번 건 같은 걸 워싱턴이 하는 것임.
왕은 금리를 안 올렸음. 동전을 다시 찍었음.
6. 시장은 이걸 읽었음. 8월 21일 금은 온스당 4,608달러로 하루 1.8% 더 올랐고, 은은 69달러임. 헤지펀드 구리 순매수는 5년 반 만의 최고, 설탕은 14개월 만에 순매수 전환, 원자재 24개 종목 합산 순매수는 두 달이 안 되는 사이 173% 늘었음.
시카고 옥수수는 18개월 최고까지 갔음. 금 펀드에는 한 주에 63억 달러가 들어왔음.
올해 1월 이후 최대임. 귀금속 하나가 아님. 산업금속과 곡물까지 다 같은 방향임.
7. 브루킹스의 로빈 브룩스는 이번 바이백 확대를 보고 달러의 debasement 신호라고 했음. 베센트가 "불장난(playing with fire)"을 하고 있다고. 하트넷은 이 단어를 쓰면서 금을 사라 하고, 브룩스는 이 단어를 쓰면서 정책을 비판함.
사는 쪽과 욕하는 쪽이 진단은 같음.
이런 정책을 두고 효과가 없다고 하는 건, 효과가 어디서 나는지 안 보고 하는 말임.
8. 왜 부수냐. 미국 부채는 40조 달러에 다가서고 있고, 최근 12개월 이자만 1.4조 달러로 사회보장 지출을 추월하기 직전임. 이 크기의 빚은 갚아서 못 없앰.
떼먹으면 그날로 끝임.
남는 길은 하나임. 화폐를 부숴서 빚의 실질 무게를 깎는 것. 위의 도구들은 전부 이 길에서만 말이 됨.
그리고 화폐가 부서지면 그 몫은 현금과 채권을 들고 있는 사람이 냄. 100닢을 다 받고도 가난해지는 채권자가 다시 나오는 것임.
금값이 오르는 게 아니라 달러가 내려가는 것임.
9. 그럼 채권 금리 5.2%가 이미 그 보상 아니냐고? 시장이 바보는 아니잖냐고? 맞는 말임. 그래서 1940년대를 봐야 함.
2차대전 직후 미국은 GDP의 100%를 넘던 부채를, 금리를 눌러놓고 물가를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십수 년에 걸쳐 녹였음.
그 기간 장기 국채를 들고 버틴 쪽의 실질 수익은 마이너스였음.
미국이 그럴 리 있냐 없냐를 따질 문제가 아님. 이미 한 번 했고, 그때 손해는 국채를 들고 있던 쪽이 받았음. 지금 30년물 발행금리 5.126%, 25년래 최고라는 숫자는 그 기억이 반영된 금리임.
... 왕은 금리를 올리지 않았음. 동전을 다시 찍었음.
채권자는 약속받은 100닢을 다 받았고, 받은 만큼 가난해졌음. 그 시절 동전 개수를 세는 사람은 아무것도 이상한 걸 못 봤음.
깎인 건 개수가 아니라 알맹이였으니까. 지금 다들 30년물 금리가 내렸는지 안 내렸는지를 세고 있음.
9월 9일에 확대 바이백이 처음 집행됨. 그날도 사람들은 금리를 셀 것임.
금값을 같이 보는 사람만 알맹이를 보는 것임.
Comments
Dusk
08.22 22:39
HACK
08.23 00:24
에피디온
08.23 10:58
dalgu1
08.23 22:18
Roen
08.24 12:00
역시나좀비
해리포터해리
질환별
티캎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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